한국전쟁 발발 73주년을 맞은 6월 25일, 북한과 자유세계에 사는 탈북민들의 기념행사는 매우 대조적이었습니다. 북한은 미제 반대 투쟁을 외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개최한 반면 탈북민들은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전쟁의 진실을 알리는 정보 유입 활동을 펼쳤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출신으로 영국 의회에서 근무하며 인권운동가로도 활동 중인 티머시 조 씨는 25일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에 이날 한국전 영국군 참전용사들과 회동한 사진들을 올렸습니다.
백발이 된 노병의 집을 찾아가 어깨동무하고 찍은 사진과 다른 노병 가족과 식사하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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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는 한국전쟁 당시 영국 등 민주주의 국가의 많은 젊은이가 한국인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며 “한국인들은 그 희생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전쟁 7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북한 정권은 아이들에게 6·25 한국전쟁이 남한과 동맹의 침공으로 시작됐다고 가르치고 있다면서 “슬프게도 북한의 완전한 정보 봉쇄로 인해 어린이들은 진실을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씨는 26일 VOA에 이날 참전용사 두 명을 만나 감사를 전했다면서, 참전용사와 탈북민은 모두 ‘자유’를 위해 싸우고 탈출한 인연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티머시 조 씨] “제가 여러 번 가서 만나 뵐 때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전쟁 중에 봤던 북한 어린이들이 눈에 선하다고…자유를 지키기 위해 내가 그곳에 갔었던 것과 네가 오늘날 자유를 찾아 여기까지 온 게 어쩌면 우리는 모두 자유를 위해 싸운 같은 참전용사라고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감사하죠”
역시 영국에서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도 ‘페이스북’에 참전용사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북한의 6·25 남침 전쟁을 생각할 때 유엔군 참전용사분들의 희생을 항상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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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VOA에 북한 정권이 25일 미국을 규탄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씨] “북한이 지난 70년 동안 계속 거짓말을 하다 보니 북한 사람 누구나 믿거든요. 그러나 밖에 나왔을 때 그 전쟁은 한국이 일으킨 게 아니고 미국이 일으킨 게 아니라 김일성이 스탈린과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충격, 배신감이 그런 배신감이 세상에 없었을 것 같아요. 너무 분하고. 세뇌적 감정으로 휩싸여 살아야 했던…”
실제로 북한 관영매체들은 26일 6·25 '미제반대투쟁의 날' 대규모 군중집회·시위가 전날 평양시와 각 도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5일 이런 왜곡된 전쟁 역사를 북한 주민들에게 바로 알려야 한다며 대북전단 20만 장 등을 풍선 20개에 달아 북쪽으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 박상학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적반하장격으로 6·25 전쟁도 미제와 남조선 괴뢰가 도발했다고 인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대판 노예로 전락한 북한 동포들에게 사실과 진실을 전함으로써 그들이 스스로 일어나 자유를 쟁취하게 함은 우리의 사명이고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6·25 전쟁 기념일 일주일여 전에는 탈북민 200여 명이 한국의 국립 현충원을 찾아 봉사 활동을 펼쳤습니다.
남북하나재단과 탈북민 출신인 국민의힘 소속 지성호 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서 탈북민들은 묘비를 닦고 직접 쓴 손 편지 등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 의원은 26일 VOA에 자유를 지켜준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지성호 의원] “자유는 공짜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목숨 바친 많은 분의 헌신으로 비롯된 것입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나라의 자유를 위한 그들의 헌신! 대한민국에서 자유를 찾은 탈북민들이 73년 전 동족상잔의 비극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남북하나재단에 따르면 이날 봉사에 참여한 탈북민 박정옥 씨는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대한민국을 지킨 애국자들과 국군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함을 느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인 태영호 한국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여러 탈북민 운동가도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통해 전쟁 역사의 진실과 북한 주민들이 전쟁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실태를 자세히 전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