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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 ‘스토리 상병’ 73년 만에 고향에 묻혀…한국전 예수’ 카폰 신부 ‘기념 우체국’ 생겨


29일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조지아주 앤더슨빌 국립묘지에서 한국전 미군 참전용사 고 루터 스토리 상병의 안장식이 열렸다. 사진 = 앤더슨빌 국립묘지 페이스북 영상 캡처.
29일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조지아주 앤더슨빌 국립묘지에서 한국전 미군 참전용사 고 루터 스토리 상병의 안장식이 열렸다. 사진 = 앤더슨빌 국립묘지 페이스북 영상 캡처.

미국 전몰장병의 넋을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한국전쟁 참전 용사를 기리는 행사들이 열렸습니다. 18세 젊은 나이로 참전했던 병사는 73년 만에 고향에 묻혔고, 죽는 날까지 동료들을 돌보다 전사한 군종 사제에겐 그의 이름을 딴 우체국이 헌사됐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은 29일, 미 동남부 조지아주 앤더슨빌 국립묘지에서는 한국전 미군 참전용사 고 루터 스토리 상병의 안장식이 열렸습니다.

[녹취: 안장식 음악]

지난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인근 전투에서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 중 혼자 전방에 남아 중대 철수 작전을 엄호하다 장렬히 전사한 고 루터 스토리 상병은 이날 73년 만에 고향땅에 묻혔습니다.

지아 와그너 앤더슨빌 국립공원 관리청장 전날 열린 기념식에서 스토리 상병은 한국전에 참전해 치열한 전투를 치르던 중 다른 부대원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진정한 영웅이었다고 추모했습니다.

[녹취:] “This memorial day is especially poignant. This year after 73 years of being lost Luther Story is coming home. At the age of 18 Corporal Story displayed conspicuous bravery during intense combat training his own life so that others could retreat safely for his heroic actions.”

또한 나라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한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에 스토리 상병이 고향 땅에서 묻힌 것은 미국은 국가를 위해 젊음을 바친 이들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950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미국 육군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스토리 상병은 당시 부산 교두보 전투에서 실종됐지만 유해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실종자 확인국(DPAA)이 2018년 하와이 국립묘지에 안장된 한국전 참전용사의 신원 미확인 유해 652구를 발굴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유전자 감식을 통해 마침내 지난달 6일 전사한 지 73년 만에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26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당시 미국을 국빈방문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전 명예훈장 수여자의 신원 확인에 관한 미국과 한국 대통령의 공동성명’을 통해 스토리 상병의 신원 확인 결과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스토리 상병의 숭고한 희생과 영웅적 행동은 오늘날 한국 국민이 누리는 자유와 안보, 번영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하면서 “양국은 스토리 상병과 같은 실종 장병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전협정 및 미한동맹 70주년을 맞아 자유와 가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장병들의 용감한 행동에 대한 존중과 감사를 재확인하는 기회로서 공동성명을 채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전쟁에 미 육군 군종신부로 참전했다 전사한 에릭 카폰 대위가 지난 2013년 4월 바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훈장(Medal of Honor)'를 받았다.
한국전쟁에 미 육군 군종신부로 참전했다 전사한 에릭 카폰 대위가 지난 2013년 4월 바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훈장(Medal of Honor)'를 받았다.

한편 미 중부 켄자스주에서는 ‘한국전쟁의 예수’로 불리며 많은 생명을 구했던 미 군종 신부 출신인 고 에밀 카폰 대위를 추모하는 행사도 마련됐습니다.

카폰 신부의 고향인 켄자스주 헤링턴 시의 ‘성 요한 천주교 성당’ 측은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카폰 신부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담아 기존 헤링턴 우체국 건물의 이름이 ‘에밀 카폰 대위 우체국’으로 변경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30일 이를 기념하는 명명식을 열고 카폰 신부를 기리는 추모 미사를 집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명칭 변경은 지난 2021년 3월 캔자스주의 로저 마샬(공화당) 상원의원과 트레이시 만 하원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카폰 신부를 기리는 공동결의안’이 채택된 데 따른 것입니다.

당시 결의안에는 국가에 대한 카폰 신부의 영웅적 봉사와 애국심, 동료 병사들에 대한 남다른 용기와 신념, 신앙심을 기리고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카폰 신부는 지난 1950년 7월 미 육군의 군종 사제로 한국에 파견됐습니다.

그가 속한 부대는 인천상륙작전 이후 평안북도 운산까지 진격했지만, 그해 11월 중공군에 의해 포위됐습니다.

당시 카폰 신부는 중공군의 포위망에서 탈출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를 마다하고 현장에 남아 부상병을 돌보다가 포로로 붙잡혀 압록강 남단에 있는 중공군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됐습니다.

포로 수용소에서도 카폰 신부는 부상자를 돌보고 동료 포로들에게 신앙을 전파하며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1951년 5월 23일 장기간 영양실조로 인해 35세의 나이로 포로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로마 카톨릭 교회는 지난 1993년 카폰 신부에게 ‘하느님의 종’이라는 칭호를 수여했고, 그를 성인으로 추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4월 바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카폰 신부에게 최고위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추서했습니다.

카폰 신부의 유해는 1953년 한국전 정전협정의 일환으로 미국에 돌아온 1천 868구의 유해에 포함됐지만, 신원 미상으로 분류돼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국립묘지에 묻혀 있다가 약 70년 만인 지난 2021년 5월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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