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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29일 ‘납치 문제’ 화상회의 열려 … 미국 “북한 인권침해 계속 알릴 것”


1969년 북한의 대한항공 납치 피해자 황원 씨의 아들인 황인철 씨가 지난 2018년 5월 서울 외신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황인철 씨는 아버지의 송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자료사진)
1969년 북한의 대한항공 납치 피해자 황원 씨의 아들인 황인철 씨가 지난 2018년 5월 서울 외신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황인철 씨는 아버지의 송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자료사진)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유엔에서 북한의 강제 납치 문제를 다루는 행사를 개최합니다. 미국은 납북 피해 국가들을 지지하며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를 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에서 오는 29일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화상 심포지엄이 열립니다.

유엔은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납치 문제는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 사안”이라면서 행사 개최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유럽연합(EU)이 공동 주관합니다.

주유엔 미국대표부 대변인실은 27일 VOA에 “미국은 자국민이 북한의 강제실종 피해자가 된 일본과 한국 등 모든 국가들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주유엔 미국 대표부] “The United States strongly supports Japan, the Republic of Korea, and all countries whose citizens have been the victims of the DPRK’s enforced disappearances. We will continue to work with our partners and allies to address these grave injustices. We will continue to raise awareness of the DPRK's human rights violations, including through this event.”

그러면서 “우리는 이러한 중대한 불의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파트너, 동맹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이번 행사 계기를 포함해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인식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것”이라고 미국 측은 설명했습니다.

일본은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국제사회에 환기시키는 것이 이번 심포지엄의 주요 목적"이라고 VOA에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고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주유엔 일본대표부는 설명했습니다.

[주유엔 일본 대표부] "The main objective of this symposium is to bring the voices of the families of the victims of the abductions by the DPRK to the attention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t aims to facilitate discussions on possible methods of international cooperation to address the abductions issue by the DPRK and raise awareness within the global community.”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황준국 대사가 이날 행사에서 "한국인들이 북한의 납치·강제실종이라는 반인도범죄의 최대 규모·최장 기간 피해자임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가 보편적 가치와 규범 중시 기조 하에 강제실종 문제를 포함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적극적 입장을 견지하고, 강제실종방지협약 가입 등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소개할 것이라고 VOA에 밝혔습니다.

아울러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임기를 시작하는 2024년이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를 반인도범죄로 규정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10주년인 점을 상기하며, 북한인권 문제가 북한 핵개발 문제와 함께 안보리의 주요 의제로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을 배가할 계획이라고 강조할 것"이라고 한국 측은 덧붙였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일본의 마츠노 히로카즈 내각관방장관 겸 납치문제담당상이 기조 연설에 나서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를 비롯해 공동 주최국 대사들이 각각 연설합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회’와 ‘북한 납치 일본인 조기 구출을 위한 행동하는 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주미 일본 대사관에서 방미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회’와 ‘북한 납치 일본인 조기 구출을 위한 행동하는 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주미 일본 대사관에서 방미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자료사진)

또 1977년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된 요코다 메구미 씨의 남동생이자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회' 대표인 타큐야 씨 등 납북 피해자 가족들도 나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할 예정입니다.

전문가 패널로는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 이정훈 전 한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그리고 주북한 대사로 근무했던 콜린 제임스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가 참여합니다.

북한은 지난 2002년 평양에서 열린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13명을 납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8명은 사망했다며 5명만을 돌려보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납치 피해자가 적어도 17명이며, 북한 정권이 사망했다고 주장한 8명에 관해서도 설명이 매우 미흡하다며 북한 당국에 해명을 요구해 왔습니다.

북한 당국은 그러나 이 사안은 이미 종결됐다며 2014년 10월 이후 일본의 공식 협의 요청을 전면 거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대북 우선순위로 다루는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한국전쟁 당시 국군포로를 비롯해 1969년 대한항공 납북 사건, 1970년 해군 방송선 나포사건, 한국 시민 6명 억류 등 납북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지난 4월 미한 정상은 공동성명에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내용을 명시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호주, 유럽연합(EU)은 지난해에도 유엔에서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를 다루는 화상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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