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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한국 의식해 성급하게 정찰위성 발사...상업용 위성 수준도 안돼"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15일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잔해 일부를 서해에서 인양했다며 인양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천마'라는 글자가 보인다. 사진 = 한국 합동참모본부 제공.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15일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잔해 일부를 서해에서 인양했다며 인양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천마'라는 글자가 보인다. 사진 = 한국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한국 견제를 위해 서둘러 위성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정찰위성이 상업용 위성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정찰위성이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는 한국 군 당국 평가에 대해 “북한의 우주 기술 수준과 과거 위성 발사 실적을 고려할 때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I think that was probably what most people would have expected given what's known about North Korea's level of space technology and their past track record with satellites. And then also just given the relatively small size of the satellite you wouldn't expect it to be extremely capable.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지난 5월 31일 정찰위성 발사에서 발사체 발사 능력과 위성 자체의 역량 모두에서 결함을 보였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발사체 발사 측면에서 북한이 불과 몇 주만에 발사 패드를 만들고 패드 완성 후 며칠 만에 발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발사를 서두르라는 위로부터의 압력에 따른 것이 분명하다며, 이럴 경우 항상 실패와 실수가 따르기 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쏘아 올린 위성이 매우 작은 위성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물리학적 측면에서 작은 위성으로는 높은 수준의 정찰·감시 능력을 얻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ST 애널리틱스 박사도 고화질·고해상도를 갖춘 다른 나라의 정찰위성과 비교하면서 북한이 쏘아 올린 초소형 위성으로는 군사적 역량 확보는커녕 상업용 위성 수준의 역량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The US American 'key hole' satellites for example are the size of a school bus and they are great for looking down to earth. But if you launch something that's just the size of a bridge of ‘key hole’, you will never reach that quality of course. So if you have that standard of resolution of the pictures you will see something in the size of 30, 50 centimeters which means something like 10 or 20 inches in diameter. These are the details that you can see with such a satellite.”

실러 박사는 위성의 크기는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며, 일반적으로 대형 위성은 고해상도의 카메라를 탑재해 더 선명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고 더 강력한 통신 장비 탑재가 가능해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광학 정찰위성인 ‘키 홀’ 위성의 경우 규모가 웬만한 학교 버스 정도로 지구를 관측하기에 좋지만, 북한의 ‘만리경 1호’ 처럼 키 홀 위성의 중간 연결 부분 정도 크기에 해당하는 작은 위성으로는 정찰을 위한 고품질의 정보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만리경 1호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했다고 하더라도 가로 세로 30~50cm 정도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일반 상업위성 수준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외부 조력 없이 단기간에 광학 및 마이크로 전자 공학 부문에서 극적인 진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5일 북한이 지난 5월 31일 발사했지만 2단 점화에 실패하면서 공해상에 추락한 북한의 위성 발사체와 잔해를 인양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합참은 서해에서 인양한 북한 위성체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정찰위성으로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어떤 부품 혹은 장비를 인양해 그런 결론을 도출했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처럼 완벽한 위성 역량과 발사 능력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발사에 나선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보다 앞서 높은 수준의 위성 발사를 성공시킨 한국에 자극을 받아 무리하게 발사를 지시했기 때문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I think Kim Jong UN ordered the launch because he was very embarrassed that South Korea had had a successful satellite launch before he did. South Korea's satellite launch was very impressive with both microsatellites and the larger satellite. I think the purpose of this satellite launch was heavily political clearly wasn't military as the US and South Korea have shown that this satellite didn't have any real military utility.
So I think we have to say that largely the utility of this satellite launch was political.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5월 초에 한국 누리호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위성 발사는 초소형 위성과 대형 위성 모두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한국이 자신들보다 먼저 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에 매우 당황했으며, 한국에 뒤쳐지지 않았음을 외부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과학자들에게 조기 발사를 독촉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도 “김정은은 한국과 같은 능력을 보여주고 한국을 따라잡겠다는 욕망으로 발사를 서둘렀을 것”이라면서 이 같은 평가에 동의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발사는 관련 역량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직언할 수 없는 북한 내부 분위기가 반영된 촌극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The question is did the technicians and scientists who developed the capabilities did they tell Kim Jong UN it wasn't ready or did they just launch it because Kim Jong UN ordered them to? And I think this really indicates the internal problems inside North Korea. Certainly no one in North Korea can speak truth to power to tell Kim Jong UN information that he may not want to hear out of fear for their own safety. And so which really indicates a real problem with leadership, leaders who rule as despots as Kim Jong UN in the long run cannot be successful.”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 내부에서 어느 누구도 김정은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진실을 그에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이는 김정은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점, 그와 같은 독재자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2차 발사를 공언한 상황에서 1차 실패 만회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 재발사를 원하는 북한 지도부와 역량 부족에 따른 추가 실패를 우려하는 전문가 그룹 사이에 내부적인 불협화음이 있을 수 있으며, 이것이 다음 발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한국과 미국 당국이 위성 잔해를 인양하고 공동조사를 통해 북한의 위성 수준을 분석한 것이 북한의 관련 역량 진전과 정치적 목적 달성을 방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This would provide an additional basis for pressure on North Korea per se. The level of technology and where some of the components come from and that sort of thing, there's potential there to sort of make it more difficult for North Korea to continue to obtain equipment and technology for these programs.”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조사를 통해 북한의 기술 수준과 위성 구성 요소들의 출처 등을 밝힘으로써 북한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위한 장비와 기술을 계속 확보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한 양국의 분석을 통해 북한의 실제 위성 수준이 매우 조악하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평화적 목적의 위성 발사라는 그들의 주장도 무색해 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 international community will be interested that North Korea hasn't mastered satellites, will be interested in condemning North Korea for trying to do so in 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위성 발사 주장을 일축하고 실제로는 탄도미사일 기술 진전을 목적으로 관련 발사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이것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규탄하는 데 관련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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