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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화성-18형’ 안전성 실험…‘기술 급진전’엔 회의적”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미국 본토 타격을 위한 신형 고체연료 ICBM의 성능 향상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북한이 단기간에 급진전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2일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신형 고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의 안정성 입증 차원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반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VOA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발사체의 비행 궤적이 지난 4월 발사된 화성 18형의 비행 궤적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I mean knowing assuming this is the hwasong 18 basically one should expect that there would be additional tests beyond the first. It would not be surprising if based on this second flight they make the claim that this missile is now operationally deployed. So that it's completed development and it's now going to be issued to the troops in the in the field. But we'll see we'll see whether they make that claim or not.”

북한이 지난 4월 ‘화성-18형’을 처음 발사했기 때문에 줄곧 추가 발사를 통한 안정성 검증을 목표로 발사 준비를 해왔을 것이며, 이번 발사가 그런 성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번 발사를 근거로 화성-18형의 실전 배치를 주장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반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오는 27일 ‘전승절’을 앞두고 정치적 선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신형 화성-18형의 실전 배치를 위한 발사를 감행했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이번 미사일이 보인 높은 정점 고도를 고려한다면 북한이 고체연료보다 추진력이 더 좋은 액체연료 기반의 화성-17형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반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부연했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2일 10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천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습니다.

일본 방위성도 이날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며 최고 고도가 6천km라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지난 4월 13일 고체연료 ICBM인 화성- 18형 발사 이후 90일 만인데, 한국 군과 정보 당국은 이 미사일이 화성-18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이라고 한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화성-17형의 경우 과거 최고 고도가 6천km 이상 올라간 적이 있지만 화성 18형은 지난 4월 시험발사 당시 정점고도가 3천km 미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북한이 90일만에 지난 4월 발사보다 비행시간과 정점고도 등 기술력이 급진전한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미사일이 ‘화성-18형’이 맞다면 북한은 정상 각도로 쐈을 경우 최대 사거리가 1만 5천km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으로 하는 고체연료 기반 ICBM 기술에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발사 다음 날인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독일 ST 애널리틱스 박사는 정상적인 화성-18형이 아닐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실러 박사는 현재까지 분석으로는 북한이 쏜 ICBM이 최고 고도 6천km를 넘고 역대 최장 시간인 약 74분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북한이 화성 18형으로 그것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It's hard for me to believe that they could achieve that with a Hwasong 18. It should must be completely empty and they still would have to have the cross boost system inside which should fire all the time as a 4th stage, then they might reach that altitude. But long story short, I don't believe at the current moment that they did that with a Hwasong 18.”

실러 박사는 지난 4월 발사 당시 3천 km 미만이었던 화성-18형의 최대 고도가 불과 몇 개월 만에 2배 이상 올라가기 위해서는 중량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내부에 4단으로 발사가 가능한 ‘크로스 부스트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로켓의 사거리를 늘리는 이 시스템은 추가 설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로켓 무게를 증가시킨다며, 북한이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개발 단계인 해당 기술을 적용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실러 박사는 정상적인 화성-18형의 설계 중량으로는 최대 4천km 정점 고도 도달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현재 제원으로 6천km 고도를 달성하려면 탄두가 없는 소위 ‘깡통 로켓’을 발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If it carries the normal design weight it reaches perhaps 4000 kilometers but not 6000. So you have to get rid of the weight that you are actually carrying and then you can fly higher up. You can fly farther or higher up. So they have to launch it empty without any payload on top. Then they might be able in theory to actually barely reached that altitude.”

그러나 북한의 화성-18형 개발 목적이 미국 본토 타격을 위한 핵탄두 운반체 확보인 만큼 핵탄두의 소형화 없이 단순히 ‘깡통 로켓’을 발사하는 것은 아무런 기술적 실익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실러 박사는 이번 미사일의 최고 고도나 사거리 등으로 볼 때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 대신 추진력이 더 강한 액체연료 기반의 화성 17형을 발사했거나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을 발사했을 수도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북한의 이번 ICBM 비행 시간이 74분으로 지난해 3월 발사된 북한 미사일의 종전 역대 최장 시간인 71분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중요한 진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미국 국방부에서 핵·미사일방어정책을 담당했던 로버트 수퍼 전 부차관보는 비행시간 증가가 “반드시 극적인 방식으로 그들의 능력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수퍼 전 부차관보] “So I don't think this necessarily changes their capabilities in any dramatic way but it just reaffirms the fact that they are working on this capability. So this thing you know flies really high right and then comes down. But the idea is that if they were to straighten out the trajectory sort of flying that high if burned for 74 minutes it probably means that it can reach the United States if they straighten out the trajectory. But bear in mind there are other things that have to happen. And that is they have to have a nuclear warhead that can survive re-entry into the atmosphere.”

단지 북한이 능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정도라는 분석입니다.

수퍼 전 부차관보는 북한 ICBM이 74분 정도 비행했다는 것은 정상각도 발사 시 미국 본토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실제 미국 본토 타격을 위해서는 다른 중요한 기술적 요건이 더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핵탄두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퍼 전 부차관보는 그럼에도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을 목표로 ICBM 역량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면서 미국도 이에 대해 정책적으로 더 많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수퍼 전 부차관보] “I think it's just another example of North Korea continuing to improve its ability to reach the United States with nuclear weapons. That's the first thing. And then that leads that should lead you to the second part of, of the question which is what are we doing about it? And the answer is, we may not be doing enough in time to address the threat and maybe we should be doing more. The answer is not defense but the answer is nuclear deterrence that is by threatening to retaliate with nuclear weapons against North Korea.”

이번 ICBM 발사도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향상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 정책이 이 같은 위협에 대처하기에 충분치 않을 수 있으며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수퍼 전 부차관보는 말했습니다.

수퍼 전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방어가 아닌 북한에 대해 핵무기로 보복할 수 있는 핵 억지력을 갖추는 것이 해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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