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후쿠시마 등 일본산 식품 수입 금지 철폐

유럽연합(EU)이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시행한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를 철폐한다고 13일 발표했습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진행된 제29차 EU-일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EU는 후쿠시마산 제품 수입을 다시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EU 역내에서 후쿠시마현 생선과 버섯, 미야기현 죽순 등 10개 현 식품을 수입할 때 요구했던 방사성 물질 검사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울러 다른 광역지자체는 식품의 산지를 증명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앞서 EU는 2021년 10월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완화해 ‘재배한 버섯’에 대해서만 산지 증명서 제출 의무를 일부 폐지한 바 있습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일본 식료품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홍콩, 중국, 미국 순입니다.

◼︎ '최대 수입처' 홍콩은 규제 강화 방침

전날(12일) 홍콩 당국은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하면, 도쿄를 포함해 일본 10개 지역의 수산물 수입을 즉시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체친완 홍콩 환경부 장관은 12일 오카다 겐이치 홍콩 주재 일본 총영사를 만난 직후 취재진에 이같이 말하고 일본 정부의 방류 방침을 비판했습니다.

수입 금지 대상 지역은 후쿠시마, 도쿄, 지바,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미야기, 니가타, 나가노, 사이타마 등 일본 10개 현입니다.

체 장관은 "만일 그들(일본)이 실수나 오류를 범해 이같은 고준위 방사성 물이 바다 생태계로 들어갈 경우 식품의 안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 중국 강경 대응에 보조

홍콩 당국의 이런 입장은 중국 정부 정책에 맞추는 것입니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7일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 식품이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수입 식품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일본 후쿠시마 현 등 10개 현 식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웹사이트에 올린 입장문에서, 일본 정부가 방류 계획을 중단하고 과학적이고 안전하며 투명한 방법으로 오염수를 다룰 것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방류를 끝까지 고집할 경우 그에 따른 모든 결과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5→ 10개 현 확대 경고

홍콩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직후, 후쿠시마와 그 인근 지역인 지바와 군마, 이바라키, 도치기 등 일본 5개 현 농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이후 점차 완화해 야채·과일·우유 등 후쿠시마의 농축산물에 대해선 여전히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다른 현의 농축산물에 대해선 방사선물질검사증명을 통해 홍콩이 정한 기준치를 통과하면 수입을 허용해 왔습니다.

수산물에 대해서도 현재는 방사선물질검사증명을 한 것들에 대해선 수입을 허용 중입니다.

오염수를 방류하면 수산물 금수 지역 범위를 애초 5개 현에서 10개 현으로 넓히겠다는 뜻을 이날(12일) 체 장관이 밝힌 것입니다.

◼︎ 일본 강력 비판

홍콩 당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일본 정부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나카하라 나오토 홍콩 주재 일본 부총영사는 홍콩 당국이 베이징 중앙 정부로부터 점수를 따려 한다고 닛케이 신문에 밝혔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일본산 수산물과 농산물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지 말아 달라고 홍콩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외무성은 이날 정부 당국자들이 홍콩 관리들을 만나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설명하고 일본산 식품의 안전성을 보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