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계속 발사하고 있지만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응 조치는 무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거듭 중국의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중국 측에 서한을 보내 중국 관할 지역에서 벌어지는 대북 석유 밀수를 조사하고 차단하라고 압박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미국과 한국, 일본, 영국 등 10개국과 유럽연합 EU가 중국 측에 보낸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 내용입니다.
VOA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이들 국가들은 싼사만 중국 영해에 제재 대상인 대북 석유제품 거래를 알선하는 여러 유조선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 관할지역에서 포착된 선박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했습니다.
특히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다이아몬드 8'호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최소 두 차례 북한 남포항에 유류를 공급했으며 2022년 7월에는 중국 싼사만에 정박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것입니다.
또 2020년부터 북한에 직접 석유 제품을 인도한 뉴콩크호와 유니카호의 중간 선박 역할을 해온 하이준호도 지난해 7월 이 지역에서 목격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싼사만은 중국 푸젠성 동북부 지역 중국 항구와 가까운 해역입니다.
미국 등은 싼사만에 불법 행위를 일삼는 선박들이 정박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중국에 대응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중국이 석유 밀수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선박들을 조사하고 이 선박들에 대한 모든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며, 궁극적으로 이 선박들이 다시 싼사만에 정박한 것이 발견될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중국 영해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중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도록 강력하고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이런 의무를 이행하는지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서한은 장 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 앞으로 지난 21일 전달됐습니다.
북한이 올해만 20여 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음에도 대응 조치가 번번이 무산되는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 측의 대북 역할을 거듭 촉구하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지난 21일)
“중국 측 인사들과 공유했던 것은 ‘우리는 중국이 특별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또 이를 활용해 북한으로부터 더 나은 협력을 이끌어 내기를 바란다’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중국 측은 미국 등이 이번 서한을 통해 촉구한 대북 제재 이행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다시 밝혔습니다.
유엔주재 중국대표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항상 유엔 안보리 결의를 엄격하게 이행하고 국제 의무를 성실히 실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관련 당사국들이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 특히 대화 재개, 외교적 노력 강화, 정치적 해결 촉진과 관련된 조항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다시 강조한 것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