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비엔나 10 그룹 “북한 핵실험 강력 규탄”…NPT 당사국들 “추가 도발 삼가야”


지난해 8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 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 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열리고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PT)내 국가연합인 ‘비엔나 10’ 그룹이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는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개막 이틀째를 맞은 11차 NPT 평가회의 준비회의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제1차 준비위원회’가 1일 속개된 가운데 국가연합인 ‘비엔나 10’ 그룹이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 규탄하는 토의 문서(working paper)를 제출했습니다.

호주, 오스트리아,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헝가리, 아일랜드,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웨덴으로 구성된 ‘비엔나 10 그룹’은 토의 문서에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이 아직 발효되지 않았지만 핵실험 유예는 사실상 국제 규범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비엔나 10 그룹 토의 문서] “Only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has acted contrary to the moratorium in the twenty-first century, by conducting nuclear tests in 2006, 2009, 2013, twice in 2016 and on 3 September 2017. These deplorable tests, in violation of relevant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undermine the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regime and the object and purpose of the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The events further underlined the urgent need for entry into force of the Treaty and the relevance and effectiveness of a universal and effective international monitoring and verification system for detecting nuclear explosions.”

‘비엔나 10 그룹’은 북한이2006년부터 2017년까지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함으로써 21세기에 유일하게 핵실험 유예에 역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하는 이러한 개탄스러운 실험들은 국제 비확산 체제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의 목표와 목적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건들(핵실험들)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의 발효와 핵 폭발을 탐지할 효과적인 국제적 감독, 검증 체제의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비엔나 10 그룹’은 핵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국제 비확산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에 핵무기확산금지조약에 따른 의무를 반드시 준수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와 IAEA 안전조치의 재도입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국제 비확산 체제에 심각한 위협”… “추가 도발 삼가야”

한편 NPT 준비위원회 이틀째 일반토의에서 발언을 이어간 각국 대표들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로 국제 비확산 체제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몰타 외무부의 앨버타 보그 군축 비확산 국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불법 발사와 현재와 계획 중인 핵 관련 활동은 국제와 지역의 평화와 안보, 비확산 체제 보전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보그 국장] “DPRK’s illegal launches using ballistic missile technology, as well as its current and planned nuclear related activities pose a serious threat to international and reg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he integrity of the non-proliferation regime. We strongly call on the DPRK to return to full compliance with the NPT, the IAEA Comprehensive Safeguards Agreement, and the Additional Protocol, and to sign and ratify the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이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적 안전조치 협정 및 추가의정서를 완전히 준수하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에 서명하고 비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몰타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기 위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루마니아의 스텔리안 스토이안 빈 주재 국제기구 대표부 대사는 “NPT 체제의 신뢰성과 유효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확산 도전과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에 단호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토이안 대사] “NPT Parties cannot ignore or remain silent on current proliferation challenges, such as those emanating from the DPRK, Syria, and Iran. We express our deep concern regarding DPRK’s increased activity in the WMD domain, blatantly violating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스토이안 대사는 그러면서 “NPT 당사국들은 북한, 시리아, 이란이 제기하는 현재의 확산 도전을 무시하거나 침묵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대량살상무기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이 수 많은 탄도미사일 실험을 실시했다며 북한이 NPT와 IAEA 안전조치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덴마크 대표도 “북한이 여러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면서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이란의 우라늄 농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더불어 국제 안보에 도전하는 핵확산 문제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습니다.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벤치니 군축회의 대사는 “북한의 반복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역과 국제 평화와 안보를 훼손하는 것으로 심각한 우려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벤치니 대사] “The repeated ballistic missile launches by the DPRK undermine regional and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are a matter of serious concern. We urge the DPRK to refrain from further provocations and to take concrete steps towards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to return to the Non-Proliferation Treaty (NPT); to fully comply with IAEA safeguards and to sign and ratify the CTBT.”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NPT에 복귀하며 IAEA 안전조치를 완전히 준수하며 CTBT에 서명하고 비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싱가포르도 북한이 모든 도발적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NPT에 복귀하고 국제 의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일랜드와 슬로바키아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고, 뉴질랜드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확고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날 회의에서도 북한을 두둔하며 한반도 긴장 고조를 미국과 한국 탓으로 돌렸습니다.

러시아 외무부의 미하일 콘트라텐코프 비확산 국장은 “최근 미한 정상의 공동 핵계획 발언과 전략핵잠수함의 부산 기항은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콘트라텐코프 국장] “Recent developments in particular, the statement of the leaders of the U.S. and the ROK about joint nuclear planning and the recent visit of a nuclear armed ballistic submarine to the port of Busan indicate and aggravation of the situation. Such actions are undermining the entire system of the UNSC resolutions which aim to denuclearize the Korean peninsula.”

이어 “이러한 행동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전체 체계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8월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준비회의는 개막 이후 이틀간 일반토의에서 당사국 대표들의 기조연설을 들은 뒤 핵군축, 핵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에 대한 세부 토의에 들어갑니다.

또 준비회의 결과를 종합한 보고서를 심의하고 채택합니다.

2026년 개최 예정인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 앞서 세 차례의 준비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해 8월 4주간 진행된 제 10차 NPT 평가회의는 러시아의 반대로 최종 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한 채 종료됐습니다.

당시 채택되지 못한 최종 선언문 초안 수정안에는 북한 핵과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CVID) 비핵화를 확고하게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었습니다.

NPT 평가회의는 만장일치제로 운영되고 있어 최종 선언문 채택을 위해서는 191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해야 하지만 지난 3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위기를 다룬 부문을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문서 채택이 불발됐습니다.

NPT 평가회의는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들이 조약 이행상황 점검을 위해 개최하는 국제회의로 5년마다 개최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