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열병식 훈련장에 차량 수백 대가 집결했습니다. 다음 달 9일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열병식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의 열병식 훈련장에서 공터를 가득 채운 차량이 발견됐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 자료를 확인한 결과 열병식 훈련장의 북부 중앙 지대 공터에선 9일 차량이 만들어낸 검은색 빛깔이 포착됩니다.
약 200대로 추정되는 차량은 공터의 약 90%를 채우고 있습니다.
또 북서쪽 공터에서도 차량 약 10~20대가 포착됐으며 북동쪽 공터에서도 일부 차량이 발견됐습니다.
차량이 집결한 시점은 이달 초로 추정됩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즉 북한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준비하면서 약 두 달간 이곳에 차량과 병력을 배치했었습니다.
그러다 열병식 당일과 열병식 다음 날 이곳이 텅 빈 모습이 관측됐었는데 지난 1일과 4일 사이 다시 차량이 자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차량이 발견된 공터는 북한이 열병식 훈련을 앞두고 차량을 주차하는 곳으로, 이곳에 차량이 들어섰다는 건 열병식 훈련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만 북쪽 중앙 지대를 제외한 나머지 공터에 여전히 빈자리가 많다는 점과 훈련장 중심부에 병력이 도열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아직은 열병식 준비 초기 시점으로 추정됩니다.
과거 북한의 열병식 훈련장에선 소규모 차량이 포착되기 시작한 이후 점차 병력과 차량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현재로선 북한이 오는 9월 9일 열병식을 준비를 위해 차량을 동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하면서, 정권 수립 75주년인 다음 달 9일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열병식을 한다면 이는 지난 7월 27일 전승절 이후 불과 40여일 만입니다.
또 이번 열병식은 올해 들어 3번째인데, 1년에 열병식이 3차례나 개최되는 것도 매우 이례적입니다. 북한은 지난 2월 8일에도 건군절 75주년 열병식을 진행했었습니다.
다만 앞선 2차례와 달리 이번엔 북한이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하겠다고 한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주요 무기가 등장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21년 9월 9일 노농적위군과 사회안전군 등 비정규군 중심으로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전략무기 대신 일부 재래식 무기만을 선보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