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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태권도선수단 중국 입국 확인…코로나 국경 봉쇄 해제 신호탄 주목


지난 2017년 평양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주최 제20차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북한 선수(가운데)와 러시아 선수가 경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7년 평양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주최 제20차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북한 선수(가운데)와 러시아 선수가 경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북한 태권도선수단이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 참석차 중국으로 이동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막았던 외국과의 인적 교류를 본격 허용하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북한과 중국을 잇는 ‘조중우의교’를 통해 버스가 오고 간 데 대해 “북한이 국제태권도연맹, ITF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동향을 대체로 사실로 보고 있고, 관련 동향을 추가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 오전 10시 15분께 녹색 버스 2대가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을 출발해 압록강철교 즉 조중우의교를 건너 신의주에 도착했다가 11시 20분께 단둥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버스에는 카자흐스탄에서 19∼26일 열리는 ITF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북한선수단 60~70명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은 단둥 해관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밟은 뒤 미리 준비된 다른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단둥역 방향으로 떠났습니다.

북한에서 선수들을 싣고 온 녹색 버스들은 반대편인 압록강 쪽으로 갔습니다.

북한 선수단은 17일 오전 베이징역에 도착한 뒤 플랫폼에 있는 38인승 버스 2대에 갈아타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버스는 ‘133’ 번호판을 단 검은색 승용차 두 대와 같은 번호판을 사용한 승합차 한 대를 따라 베이징역 주차장을 빠져나왔는데 ‘133’은 북한 대사관과 영사관이 사용하는 번호판입니다.

선수들은 항공편을 이용해 베이징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다가 작년 1월부터 일부 개방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태권도대회 대표단 파견은 신종 코로나 이후 규모가 있는 북한 인력이 국경 밖으로 나온 첫 사례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중 개방과 관련해 여러 동향이 있지만 전면적으로 개방을 할지에 대해선 지켜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단둥 소식통의 말을 빌어 북한은 당초 ITF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하려고 했지만 주최국인 카자흐스탄의 요청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ITF는 북한이 주도하는 태권도 국제조직으로, 북한은 이를 통해 동구권 국가에 태권도를 보급하며 우호관계를 다졌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국경 전면 개방 여부에 대해선 인적 교류가 시작된 건 맞지만 한국이나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여름철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면 개방으로 곧바로 나아가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고려항공 그 다음에 북중 간 여객열차 그 다음에 신의주 단둥 간 화물트럭운행 이 세가지가 돼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도 아니거든요. 중국에서 버스가 들어갔고 이걸로 이동해서 나간 거거든요.”

한국 국가정보원은 17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북한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중 관계에 공을 들이면서 북중 간 국경 개방을 점진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북한이 5월부터 1일 1회에서 2회로 북중 간 열차 운행을 증편했고, 일부 세관은 6월부터 개방해 교역 활성화를 도모 중”이라며 “중국의 최우선 요구사항인 북한 범법자의 조기 송환을 전격 수용하고 환자와 유학생을 포함한 수천 명의 귀국을 추진 중에 있다”는 국정원 보고 내용을 전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 노동자 송환 문제에 대해서 “중국의 경우 전원 철수 후 선별적인 수용 입장이나 북한은 노동자 파견 규모 유지를 요청하면서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은 중국의 태도와 일부 인원 귀국 후 내부 파장을 봐가며 국경 개방 속도와 폭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광진 북한인권센터장은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사람들이 주재원과 가족, 유학생, 노동자 등 수만명에 달하는데 신종 코로나로 뜻하지 않게 해외 체류가 장기화하면서 경제적 심리적 압박과 불만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김광진 센터장] “탈북이라고 할, 탈출이라고 할 이런 사태로까지도 북한 입장에선 사고들이죠. 그런 것들이 날 가능성들이 많아지고 있죠, 지금. 그래서 아마도 북한이 북중 국경 개방 이런 것들이 회복돼야 나름대로 해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죠.”

탈북민 출신 북한 경제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단둥 소식통의 말을 빌어 무역종사자들의 인적 교류 재개 조짐이 일부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 소장은 북한 국가보위부가 대외무역기관 종사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 성격의 무역강습을 이미 수료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들을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소장은 강습내용이 기존과 별 차이 없지만 신종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사람 간 접촉에서의 주의점과 접촉시 신고와 승인 절차 등이 추가됐다며 인적 교류 재개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이전에 대외무역 강습에 한번 참가했으면 다시 안 해도 되거든요. 그런데 그거 상관없이 이번에 100% 다 참가하라고 하고 강습을 했다니까 대외무역강습을 한 것을 보면 거기에 맞게 뭔가 새로운 움직임이 있겠죠.”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미한일 안보 협력 강화, 내부 경제난 심화 등으로 북한이 중러와의 협력이 절박해진 상황이라며 중러와의 협력체계를 다층적으로 구축하는 차원에서 국경 개방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홍민 선임연구위원] “내부적인 식량 위기 측면도 있고 경제가 계속 안 돌아가는 부분,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또 외교적으로 계속 위축돼서 군사적으로 자기들의 전략무기를 개발해도 외교적으로 이것을 탄탄하게 연계시킬 수 있는 데서 취약한 부분도 생기고 그래서 이런 전략적 필요성에서 본다면 지금 코로나 국면을 상당히 2차적인 문제로 취급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일단 정부 차원 등 필요성이 큰 분야에서 중러와의 인적 교류를 개방하고 추이를 지켜 보며 민간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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