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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러시아 미사일 장기간 모방…향후 러 정부 차원 기술 전수 가능성도”


지난달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전 70주년 열병식에 '화성-18형' 장거리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지난달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전 70주년 열병식에 '화성-18형' 장거리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북한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러시아의 미사일을 장기간 연구하고 모방해왔다고 미국 미사일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군사 지원을 한 것을 계기로 향후 러시아 정부 차원에서 미사일 기술을 전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1일 북러 미사일 기술 협력과 관련해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의 기관으로부터 미사일 관련 기술을 불법적으로 획득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Clearly, there's been a long standing effort by North Korea to illegally obtain missile related technology from entities in Russia and entities in China. Now it's almost certainly the case that North Korea itself over the years has acquired illegally not from the Russian government but directly from Russian institutes, Russian scientists that sort of thing important missile technology and probably including solid propellant missile technology. And there's you know been all kinds of evidence of that over the years. I think this is you know a long steady effort that's been going on ever since the breakup of the Soviet Union.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수년 동안 러시아의 미사일 관련 연구소나 과학자들로부터 불법적인 방식으로 고체연료 추진 미사일 기술을 포함한 주요 미사일 기술을 불법적으로 획득해온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개발 진전의 역사를 살펴 보면, 미사일의 외형이나 구성, 비행 궤적 등 여러 면에서 러시아제 미사일을 연구하고 따라하려 한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노력은 구소련 해체 이후 오랫동안 꾸준히 이어져온 양국 간 군사 협력 노력의 결과라면서, 그에 대한 많은 증거도 여러 차례 제시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미사일 기술을 포함한 안보 협력 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이전했을 가능성을 제시한 보고서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무기 제공 대가로 북한에 미사일 기술을 이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미사일 기술 협력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미사일 기술 협력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21일 VOA에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들은 북한의 화성-18형에 대한 모든 분석에서 논리적 비교 대상이 된다”면서, 북한 ICBM과 러시아제 미사일의 유사성을 지적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소장] “Russian ICBMs are a logical point of comparison for any analysis of the Hwasong-18. The Hwasong-18 clearly takes some design inspiration from Russian missiles, in this case Topol-M and Yars, just as many other North Korean missiles take inspiration from Russian designs. We do not rule out the possibility that Russian entities may have assisted North Korea in its development of this system. There is considerable evidence that Russia and the former Soviet space in general, is a significant source of design information for North Korea, as a recent Reuters story about North Korean efforts to hack a Russian missile producer shows.”

다른 많은 북한 미사일이 러시아 미사일 설계에서 영감을 받은 것처럼 북한이 최근 발사에 성공한 화성-18형 역시 토폴-M이나 야르스 같은 러시아제 미사일의 일부 설계를 따라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 기관이 북한의 미사일 시스템 개발을 지원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조직 ‘라자루스’가 러시아 방산업체의 로켓 설계 부서를 겨냥해 해킹 공격을 했다는 보도와 보안업체 분석을 거론하면서, 러시아의 우주 프로그램이 북한 미사일 개발과 설계에 중요한 원천이라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과학·기술·국가안보정책 분야와 탄도미사일 방어 등을 연구하는 씨어도어 포스톨 명예교수도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특정 미사일들은 러시아 미사일과 복제품이라고 할 만큼 성능과 외형, 비행 궤적이 일치한다”며 러시아와 북한 간 미사일 교류 협력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최근 비행에 성공한 고체연료 추진 ICBM인 화성-18형을 언급하면서, 고체 연료는 러시아도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북한이 외부 도움 없이 자력으로 이를 개발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포스톨 교수] “We would see making a solid rocket motor of that size requires extraordinarily specialized technologies. The Russians took a long time to build solid propellant rocket motors. You look at the 1970s the Russians basically had a very small number of experimental solid propellant rocket motors rocket ICBMs and everything else was liquid. The technology of solid propellant rockets is so different from the technology of the liquid propellants and it's very hard to master.”

북한은 지난달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처럼 북한이 러시아의 ICBM 기술을 추종하고 모방하려 노력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러시아와 북한이 정부 차원에서 미사일 기술 협력을 해왔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I believe it's highly unlikely that the Russian government deliberately provided North Korea with substantial HS-18 technology. This is a sort of crown jewels technology for them. They rely on it for their nuclear deterrent.
They want to guard that technology very carefully.”

반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러시아의 ICBM 기술은 자신들에게 가장 가치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면서, 아무리 가까운 우방국이라고 하더라도 러시아 정부가 북한에 기꺼이 ICBM 원천 기술을 제공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북한은 러시아나 중국 등 우방국도 가리지 않고 원천 기술을 빼내기 위해 해킹 공격을 해왔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소장도 미국을 비롯해 그 어떤 나라도 우방국에게 군사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라면서, ICBM 기술의 북한 이전은 러시아 정부의 입장에서 이익이 되는 결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루이스 소장] “It probably would be highly concerned that such technology in North Korean hands would be more vulnerable to acquisition by the US, which would facilitate the latter’s development of countermeasures. The USSR and now Russia have had a pretty solid 60-plus-year track record of not deliberately providing countries other than China with nuclear weapons or strategic missile technology.”

“북한이 ICBM 기술을 손에 넣으면 미국이 이를 쉽게 획득할 수 있고, 이는 러시아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대응책 개발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러시아가 크게 우려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러시아는 지난 60여년 간 중국 이외의 국가에 핵무기나 전략 미사일 기술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수품과 무기를 제공함에 따라 러시아와 북한 정부간 직접적 군사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포스톨 명예교수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양국 간 군사 협력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양국이 군사 협력 징후를 보이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포스톨 교수] “The russian defense ministry said it would. I don't know if it's an empty threat I don't know if it's something in progress. The signs are not good the indicators are very troubling. The fact of the matter is we see this missile in the hands of North Korea. That's the fact whether it's an indication of something things very bad that are also going to happen later. So there's got to be a long interval of communications between the engineers and scientists in Russia and the engineers and scientists in North Korea. And so they have to learn how to program the missile they have to learn how to handle it they have to learn about all its different features and how to use them.”

포스톨 교수는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ICBM 개발 과정에 있고 여전히 더 많은 기술적 진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미사일 프로그램과 운용 방법 등에 대해 배울 것이 아직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로서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 지원을 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북한이 미사일 기술 협력 등의 요구를 한다면 이를 거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 밴 디펜 전 부차관보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가 오랜 접근 방식을 바꾸고 실제로 북한에 미사일 기술을 제공하기 시작할 것인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Now, a reasonable question is, under the current situation with war in Ukraine is the Russian government going to change its apparent longstanding approach and actually start giving, deliberately giving missile technology to North Korea.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 정부 간 미사일 기술 개발 협력 여부는 다른 군사적 협력 분야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을 불러 올 가능성이 큰 만큼 더욱 면밀한 주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매체 ‘분담을 넘어(Beyond Parallel)’는 17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북한에 고체연료 ICBM 기술을 이전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보고서는 북한과 러시아 ICBM의 외형 및 성능 비교 분석을 통해 북한이 지난달 시험 발사한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과 러시아의 ‘토폴-M’ ICBM이 쌍둥이처럼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화성-18형의 물리적 크기와 비행 궤적 등이 러시아 토폴-M과 거의 똑같다면서 “북한 미사일의 갑작스런 고도화와 진전은 러시아 정부와 과학자들의 협력 없이는 설명이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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