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크림반도)에 상륙하는 특수작전을 수행해 목표를 달성했다고 24일 우크라이나 해군과 군 정보당국이 밝혔습니다.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 영토지만,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불법 병합한 곳입니다.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특수부대가 크름반도의 올레니우카와 마야크 해안에 상륙해 모든 목표를 달성했으며, 사상자 없이 작전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적군(러시아군) 병력을 제거하고 장비들을 파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의 입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 젤렌스키 "다른 나라와 상의 안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23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3차 '크름 플랫폼' 개회사에서 크름반도 탈환을 공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것은 크름반도에서 시작됐고 크름반도에서 끝날 것"이라면서 크름반도 수복이 세계 법과 질서를 다시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공포를 극복하고 우리 지역과 유럽, 전 세계의 안보를 되찾기 위해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승리를 쟁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행사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다른 나라와 상의하지 않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크름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크름 플랫폼은 크름반도 반환과 관련한 국제적 지지 확보를 목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만든 정상급 국제회의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번 회의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참가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발언에서 "크름반도는 곧 우크라이나"라고 강조하고, 러시아의 병합 조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온라인 행사에 대통령과 총리 등 정상급 인사 약 40명을 포함해 60개 국가·국제기구 대표가 참가했다고 소개했습니다.
■ 크름반도 수복 다짐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맞선 이번 전쟁에서, 점령지를 탈환하고 크름반도까지 수복하겠다고 여러차례 다짐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2월 24일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군사시설이 몰려 있는 세바스토폴 시와 크름반도 요지에는 여러 차례 무인항공기(UAV·드론)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세바스토폴 시내에 공습이 단행돼, 유류저장고 등에 큰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우크라이나보안국(SBU)은 최근 CNN 방송을 통해, 지난달 17일 실험용 해상 드론을 이용해 크름대교(케르치해협대교)를 공격한 순간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추가 공세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크름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시설로서, 지난 2018년 개통 이후 러시아의 크름반도 점령을 상징하는 곳으로 여겨졌습니다.
■ '대반격' 주요 목표
볼로디미르 가브릴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러시아 점령지 탈환을 위한 '대반격'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크름반도 탈환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가브릴로우 차관은 지난 5월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어떤 것도 우리 영토인 크름반도 탈환을 막을 수 없다"면서 "우리는 준비 돼 있다, 러시아는 크름 탈환을 이 전쟁에서 피할 수 없는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6월 초 본격적인 '대반격' 작전에 돌입했으나 러시아군 방어선을 뚫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예상보다 진격 속도가 더딘 상황입니다.
다만 남부 베르디안스크와 멜리토폴 방면 2개 전선에서 약 16~19km 진격하며 러시아군의 전열을 흔드는 등 성과도 거둔 것으로 우크라이나 측이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한 바흐무트 인근 지역도 차례로 수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6일에는 동부 전선에서 주요 러시아 점령지 중 하나인 우로자이네를 탈환했다고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이 발표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