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전날 전용 여객기 추락으로 숨진 용병 업체 '바그너 그룹' 실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립자에 대해 조의를 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데니스 푸실린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수반과의 회동에서 "비행기 추락과 관련해 우선 숨진 이들의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고 싶다"면서 "이런 사건은 언제나 슬픈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연방수사위원회가 이번 사고에 관한 예비조사를 이미 시작했다고 오늘 아침 내게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조사를 전체적으로 할 것이고, 그러자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추락 원인을 조만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을 것으로 예고한 것입니다.
■ "재능있는 사업가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프리고진을 아주 오랫동안 알았는데, 1990년대 초반부터"라며 개인적 인연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그(프리고진 창립자)는 힘든 운명을 타고 났던 사람"이라면서 "인생에서 심각한 실수도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능있는 사람이었고, 재능있는 사업가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치(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부)와 싸우는데 큰 공헌을 했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전날 전용기 추락 사망
러시아 항공 당국은 전날(23일) 프리고진 창립자가 전용 여객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항공 당국과 재난 관리 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프리고진 창립자는 23일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엠브라에르 레가시 제트기에 탑승했고, 해당 항공기가 트베리주 쿠젠키노 주변에 추락해 숨졌습니다.
바그너 측 소셜미디어 채널인 '그레이존’은 같은 날, 해당 항공기가 러시아군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정규군과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 전투에 적극 참가했던 집단입니다.
그러다 러시아군 수뇌부와의 갈등으로 지난 6월 24일 무장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당일 철수한 뒤 벨라루스로 근거지를 옮겼습니다.
이후 프리고진 창립자가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오가는 모습이 수 차례 확인됐고, 최근에는 아프리카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 무장 반란 보복인가
무장 반란 철수 직후부터 프리고진 창립자가 암살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은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FSB(연방보안국)에 프리고진 암살 명령을 내렸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한 바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 항공기 추락 사고 직후, 프리고진 창립자가 변을 당할 것이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는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답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