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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지는 중국 내 탈북민 신변…엇갈린 주장 제기


미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탈북민들이 최근 결성한 ‘2600명 탈북민강제북송반대 미국 시민 연합’이 23일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미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탈북민들이 최근 결성한 ‘2600명 탈북민강제북송반대 미국 시민 연합’이 23일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이 임박했다는 우려 속에 이미 송환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또 일반 탈북민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킨 일부 파견 인력의 북송이라는 증언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성급한 추측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중국 내 탈북민 신변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세계 70개 시민사회단체와 개인 활동가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NKFC)이 중국 내 탈북민 북송이 시작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의 수전 숄티 의장은 지난달 31일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중국이 8월 29일 버스 두 대를 통해 90~100명의 탈북 난민 북송을 시작했다면서, 중국 단둥에서 중조우의교를 통해 북한 신의주로 가는 버스를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1일 VOA에 중국 현지의 신뢰 있는 소식통을 통해 정보를 입수했다며 “정말 끔찍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It's horrible. It's absolutely horrible and, you know, we've been warning about this for years now. And the fact that it's starting is just, it's so demoralizing. I just. I want to go to the Chinese embassy and throw pig blood on the doors, but everybody says I can't.”

중국의 북한 식당 지배인 출신으로 미국에서 해외 파견 북한 인력의 탈출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무궁화구조대’를 운영 중인 허강일 씨도 탈북민 북송은 사실이면서도 일반 탈북민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내 공안과 북한 측 여러 소식통에 확인한 결과 송환자들은 일반 탈북민이 아니라 중국에 공식 파견된 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해외로 탈출하려다 체포됐던 평양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녹취: 허강일 씨] “버스가 완전 까만 유리, 밖에서도 들여다 못 보는 버스로 해 가지고 중국 공안에서 북송시켰는데, 한 버스에 40여 명이 탔다고 하거든요. (제보한) 그 사람들 신분은 밝힐 수는 없는데 자기네들 뉴스 보니까 미국 쪽에서 탈북민 북송 문제 갖고 구출하려고 노력하는데 때는 늦었다고 하더라고요”

허 씨는 북송된 탈북민 중 60%는 정보기술(IT) 파견 인력으로 대부분 20~30대의 청년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송이 29일 오전 8시 30분부터 10시 사이 첫 버스가 북한에 갔다 오면 다음 버스가 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북한 당국은 이들을 통해 중요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해 북송을 서둘렀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이 문제에 정통한 워싱턴의 한 소식통도 VOA에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문제를 일으킨 주요 파견 인력의 북송에 우선순위를 두고 북송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탈북민 북송 소식의 정확성에 대해 좀 더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일 VOA에 지난달 16일 이후 버스가 단둥과 신의주를 오간 사례가 여러 차례 된다면서 대부분 코로나로 북한 복귀가 지연된 공식 파견 인력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 선교단체 관계자도 이날 VOA에 같은 지적을 하면서 “북중이 탈북민 북송을 오픈된 곳에서 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구출단체인 한국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는 일반 탈북민은 대부분 투먼이나 훈춘 등을 통해 북송된다며, 단둥을 통한 북송은 “매우 이례적”이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 목사는 그러나 중국 내 파견 중 탈출하다 붙잡힌 관계자들의 경우는 일반 탈북민과 차원이 다를 수 있어 북송 여부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VOA는 중국 정부에 여러 차례 탈북민 북송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23일 VOA에 “북한 정부가 강제 송환 후 고문과 박해에 직면할 수 있는 탈북 난민과 망명 희망자를 송환하도록 다른 국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DPRK government uses pressure on other countries to return North Korean refugees and asylum seekers, who may face torture and persecution following forced repatriation. We urge states to respect their non-refoulement obligations, including with respect to DPRK nationals in their territory in need of protection.”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5일 개막하는 제78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상황 보고서에서 회원국들에 “국경을 불규칙적으로 넘은 북한 국민과 해외 노동 파견 중 탈출한 사람들에 대한 보호를 확대하고, 국제 인권법에 따른 강제송환금지원칙에 따라 이들을 송환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자유연합(NKFC)은 탈북민 북송이란 끔찍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호소하는 이메일 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숄티 의장은 1일 VOA에 오는 24일 ‘탈북 난민 구출의 날(Save North Korean Refugees Day: 올해는 22일 기념)을 앞두고 시 주석에게 이 극악무도한 범죄를 중단해 달라는 목적으로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He has to realize that people know that he's doing this. All over the world people recognize the horrific things that China is doing. And they want to be a global leader, but what they're doing is completely unnecessary, cruel, inhumane, and illegal.”

숄티 의장은 “시진핑 주석은 사람들이 그가 하는 짓을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전 세계 사람들은 중국이 하고 있는 끔찍한 일들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글로벌 리더’가 되기를 원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불필요하고 잔인하며 비인간적이고 불법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은 이어 이달 말 서울에서 개최하는 20회 북한자유주간을 통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계속 알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최근 결성된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미국 시민 연합(U.S. Citizens’ Association against the Forcible Repatriation of 2600 North Korean Refugees)’은 오는 5일~6일 백악관과 뉴욕의 유엔본부 앞에서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연대를 주도하는 이중인 목사는 1일 VOA에 지난 8월 23일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개최한 뒤 지난주부터 백악관과 유엔본부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해 왔다면서 이런 노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중인 목사] “미국의 대통령이 나서서 생명을 살리는 데 동참하고 중국을 좀 견제하고 압박하도록. 우리 미국 시민만이 아니고 대통령이 알고 나서서 이 일에 적극 발언하고 참여한다면 다른 나라들도 같이 협력해서 중국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죠. 항저우 (아시안) 게임 전에”

이 목사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존중하는 것은 미국의 건국 정신과 유엔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의 근간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대해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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