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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 전기차 보조금 조사...중-베네수엘라 '전천후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13일 연설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13일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 업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중국은 즉각 ‘보호무역’이라고 반발하며 양측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이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관할하는 책임자로 임명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유럽으로 가봅니다. 중국산 전기차를 둘러싸고 유럽연합(EU)과 중국 간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EU)이 13일,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업계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 전기차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유럽과 중국 간에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EU가 조사에 나선 이유가 뭔가요?

기자) 유럽 시장에 저가의 중국산 전기차가 대량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자동차산업을 지키기 위한 조처로 풀이됩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3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정부보조금을 지원받아 가격이 싸진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에 넘쳐나고 있다고 조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은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미국이나 아시아권 나라들에 비해 더 높은 편이죠?

기자) 맞습니다. 유럽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일찌감치 전기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에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게 EU 목표인데요. 그 일환으로, 2035년부터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내연차 판매를 중단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내연차는 지금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내연차는 내연기관 엔진이 장착된 자동차로, 휘발유나 디젤 등을 연료로 해 동력을 얻습니다. 하지만 이때 배출되는 일산화탄소 등 배기가스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 때문에 유럽의 선진국들은 전기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지금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유럽에서 판매되는 중국 전기차의 점유율은 작년 기준 8%까지 올랐는데요. 2025년에는 15%까지 오를 수 있다고 EU 측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단순 수치만 보면 아직까지는 EU 전체 시장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군요?

기자) 네.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EU는 앞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2년부터 자국의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정부보조금을 지급했는데요. 그 결과 현재 전 세계 태양광 패널의 80%를 중국이 제조하는 등 중국이 세계 태양광 시장을 압도하고 있고요. 유럽의 많은 태양광 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앞서 그런 경험 때문에 이번에는 재빨리 조처를 취하고 있는 모양이군요. 만약 조사 결과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EU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상계관세가 부과될 전망입니다. 상계관세란 간단히 말해 기본관세 외에 해당 제품에 대한 보조금만큼 부과되는 관세를 말하는데요. 전문가들은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1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EU가 수입하는 중국산 자동차 관세는 얼마죠?

기자) 현재 EU는 모든 중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산 자동차에 27.5%의 고율 관세를 매기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데요, 이 때문에 지금까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유럽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반면, 유럽 자동차 업계는 위기감을 느낄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의 자동차 산업은 약 1천3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고용의 약 7%를 차지하는 건데요. 특히 자동차의 명가라고 하는 독일의 경우 폭스바겐,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 등의 브랜드가 경제를 견인하는 중심축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EU의 조사 결정에 독일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로버트 하베크 경제장관은 EU 조사는 불공정한 경쟁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환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결코 값싸고 효율적인 차들이 유럽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의 시그리드 드 브리스 사무총장도 EU의 결정은 “우리 산업이 직면한 비대칭적 상황을 인식하고 있으며, 왜곡된 경쟁을 시급히 고려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 반응도 전해주시죠.

기자) 중국은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 행위라고 반발했습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4일, 공정경쟁을 명분 삼아 실제로는 EU 산업을 보호하려는 행동이라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을 교란시키고 중국과 EU 간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측이 전면적 전략적 파트너 관계라는 큰 틀에서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니콜라스 마두로(오른쪽)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가운데 뒤쪽은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니콜라스 마두로(오른쪽)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가운데 뒤쪽은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8일부터, 7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방문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두로 대통령은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졌고요. 양국은 경제, 무역,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증진을 약속하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최근 중남미, 아프리카 국가들과 부쩍 관계 다지기에 나서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도 시 주석 초청으로 10일부터 16일까지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방문 중입니다. 베네수엘라와 잠비아 정상이 비슷한 시기에 중국을 찾은 건데요. 반면 시 주석은 지난 9일과 10일 인도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이전에 G20회의에 빠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았죠?

기자) 맞습니다. 시 주석은 2013년 집권 후 G20 회의에 늘 참석해왔습니다. 그 때문에 이번 시 주석의 불참을 놓고 미국과의 갈등, 역내 앙숙관계인 인도가 주최국이라는 점,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러시아를 고려했다는 등 여러 추측이 쏟아졌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로, 시 주석이 서방의 결집에 맞서 집 안에서 자기편을 먼저 챙기는 것을 택했다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찾았는데요, 마두로 대통령은 지금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있는 인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8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해 승리를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가 부정선거라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급기야 후안 과이도 당시 국회의장이 임시 지도자를 자처하고 나섰는데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비롯한 일부 서방국가들은 과이도 의장을 합법적인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과 멕시코 등은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면서 이른바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입장이었죠?

기자) 중국과 러시아는 외국의 내정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사실상 마두로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중국과 베네수엘라는 오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자 베네수엘라의 최대 채권국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부채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100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에서 원유가 가장 많이 매장돼 있는 나라고요. 천연가스 매장량은 4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최악의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고요.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비정상적인 물가 상승과 생필품 부족으로 심각한 민생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두로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또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요?

기자) 네. 시 주석과 마두로 대통령은 13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천후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습니다. 시 주석은 특별히 내년은 양국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두 나라는 서로 신뢰하는 좋은 친구라고 강조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회담에서 중국의 대외 경제정책인 ‘일대일로’에 대한 지지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브릭스(BRICS)’ 참여를 기대했습니다.

진행자) 브릭스는 중국이 참여하고 있는 `신흥경제국’들의 모임이죠?

기자) 맞습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 협의체였는데요. 지난달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등 6개국을 더 받아들여, 출범 14년 만에 11개국 체제로 확대됐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나라로서, 브릭스의 에너지 의제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이 지난 1월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 도중 대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이 지난 1월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 도중 대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관할할 책임자를 임명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장관이 요르단강 서안 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돌보고 일대를 관할할 감독관으로 임명됐습니다. AP 통신은 지금 이스라엘이 사법개혁 논란으로 극도의 혼란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용히 이뤄진 조처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스모트리치 장관은 이스라엘의 초강경 극우 정치인으로 꼽히죠?

기자) 맞습니다. 극우 유대민족주의자란 평가를 받고 있는 스모트리치 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반대하며, 유대인 정착촌 확장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입니다. 지난 3월에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던 이스라엘의 선조들이야말로 ‘진정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라면서, ‘팔레스타인인’ 같은 건 있지도 않다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이스라엘에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관할하는 직책이 있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스모트리치 장관이 처음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지난해 스모트리치 장관의 종교적시온주의당 등과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하면서, 정착촌 확장과 개발을 약속했고요. 국방부 산하에 유대인 정착촌 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책임자로 스모트리치 장관을 내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스모트리치 장관은 그동안 정착촌 확장에 대한 구상을 자주 공개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스모트리치 장관은 정착민 수를 2배로 늘리고, 도로 건설과 지역 개발에 박차를 가해 요르단강 서안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주민들과 이스라엘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 간의 격차를 없애겠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도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정부는 2024년 예산으로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더욱 빠르게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9억6천만 달러를 책정했는데요. 이는 교통부 전체 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참고로 요르단강 서안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주민은 전체 이스라엘 인구의 5%에 불과합니다. 또 이번에 스모트리치 장관이 감독관으로 임명된 것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영구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지난 2021년 실각했다가 1년 반 만에 극적으로 다시 권력을 잡은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드당은 극우 정당들과의 연합을 통해 정부를 구성하면서, 요르단강 서안을 장차 이스라엘 영토로 병합하겠다고 공언했고요. 정착촌 확장과 개발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죠?

기자) 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요르단강 서안 일대를 점령했는데요. 유엔 등 국제 사회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의 약 60%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른바 ‘2국가 해법’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네타냐후 정부의 정착촌 확장 정책이 ‘2국가 해법’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에 지속적인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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