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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러시아, 북한인 인신매매 피해자 가려내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건설 현장의 북한인 노동자들. (자료사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건설 현장의 북한인 노동자들. (자료사진)

국무부가 러시아에 북한 노동자 송출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러시아로 들어온 북한인들이 인신매매 피해자가 아닌지도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가 북한 정권의 노동력 착취 문제를 지적하면서 러시아에 북한 노동자의 외화벌이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러시아에 노동자들을 더 많이 보낼 수 있다는 전망에 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은 국내외 노동 등을 통해 자국민을 지속적으로 착취하고 있으며,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자원을 전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DPRK continues to exploit its own citizens, including through domestic and overseas labor, and divert resources from the country’s people to build up its unlawfu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러시아 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른 의무에 부합하게 북한 노동자, 학생, 관광객을 ‘인신매매 지표’로 가려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recommend that the Russian government screen North Korean workers, students, and tourists for trafficking indicators and refer them to appropriate services, in a manner consistent with obligations under UNSCR 2397.”

국무부와 유엔 인권기구에 따르면 인신매매 지표는 인신매매에 해당하는 다양한 징후와 행위에 대한 식별 기준을 말합니다.

국무부는 해외 북한 노동자들이 임금 상당 부분을 북한 정권에 착취당하며 강제노동에 장시간 동원되는 이유 등을 들어 이들을 인신매매 피해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6월 발표한 ‘2023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러시아에 등록된 북한 국적자는 1만 2천 954명이며 이 가운데 9천 571명이 유학 목적으로 비자를 받았다고 밝히며 이 문제를 거듭 지적했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들 비자 소지자 중 상당수가 러시아에서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어 인신매매에 취약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러시아 내 북한 주민들이 강제 노동에 해당하는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는 믿을 만한 보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어떤 조사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국무부 보고서] “Despite credible reports of North Koreans in Russia working under conditions that amount to forced labor, the Russian government did not report any investigations into those conditions.”

앞서 한국 통일부 당국자와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수행단에 건설 담당 박훈 내각 부총리가 포함됐고 연해주 주지사가 건설 분야 협력을 거론한 것 등을 지적하며 북한 정권이 러시아에 노동자들을 추가 송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내 한 소식통은 13일 VOA에 “하바롭스크 등 극동 지역에 계속 아파트 등 건설과 사회 제반 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러시아도 북한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처럼 임금이 저렴하고 공사 기일을 맞추며 일을 잘하는 사람들을 찾기 힘들다”면서 현지 청년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많이 차출됐고 남아 있는 러시아인들은 힘든 일을 기피해 서로(북러)에게 이익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 ‘ABC’ 방송도 13일 노동자 송출은 북한 정권에 상당한 현금 공급원이기도 하지만 러시아도 “많은 청년이 전쟁에 징집돼 노동자가 경제 활동을 지원할 큰 구멍(huge sinkhole)이 생겨 이러한 거래는 크렘린궁에도 잘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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