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북중러 연대 강화 기류 속에서 미국과 한국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응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한반도 핵무기 재배치나 우크라이나, 타이완 지원 등 북중러 3국을 실제로 ‘아프게 할’ 방안도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는 북러 정상회담을 분석하는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북중러 연대 속 미한 양국의 대응 전략을 살펴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전방위적 협력 강화를 약속하고 중국이 조심스럽게 3국 연대 합류를 저울질 하는 현재 상황에 대해 ‘불량한 파트너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마크 케네디 윌슨센터 ‘와바 전략 경쟁 연구소’ 소장은 14일 VOA와의 화상통화에서 미국과 역내 동맹들의 대응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 같은 이른바 ‘불량 정권’에 대한 광범위한 국제 제재 조치와 역내 안보를 위한 미한일 협력 강화 등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지만, 북중러 3국의 연대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실질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케네디 소장] “Their collaboration is very much helping each other because our sanctions are in great part mitigated by their working together. When Europe doesn't buy oil from Russia they can sell it to China North Korea. When we put sanctions on technology going into Russia, they can source those from China. And the collaboration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is particularly worrisome since clearly Russia has technology with both missiles and nuclear that if provided in greater part to North Korea could make that an even greater threat on the continent and in the region. So their collaboration is both helping them and limiting our response because it takes the sting off any sanctions or economic statecraft moves that we might take.”
미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고 콜로라도대학과 노스다코타대학 총장을 지낸 케네디 소장은 북중러 협력의 가속화는 3국 간 무역과 기술 이전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제재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막연한 제재 강화나 동맹간 협력 증진 같은 추상적 대응보다는 실질적인 ‘핀 포인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전을 치르는 러시아가 북한의 도움을 받는 상황에서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역으로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케네디 소장] “I would say you've seen steps by South Korea to become more of a global player and not just a regional player. And the United States is supportive of those efforts by South Korea and welcomes them to be an even more substantive player on the global stage. Clearly amongst the key focusing areas we have right now is Ukraine. And the limitations on munitions has been a concern that I'm sure Ukraine and the other allies that have joined America and South Korea would welcome. If South Korea we're willing to step up more with their munitions policy. I recognize that you're a very close neighbor to Russia and there's some sensitivities there. Those sensitivities have always had some degree of limiting factor on the South Korean response.”
케네디 소장은 “한국이 지역적 차원을 넘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을 보았을 것”이라면서 윤석열 정부가 국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의 이러한 노력을 지지하며, 한국이 국제 무대에서 실질적 플레이어가 되는 것을 환영한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수품 관련 정책을 더 강화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우방이 매우 환영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우크라이나전에 적극 대응을 자제해 온 한국의 외교적 선의를 먼저 무시한 러시아에 실질적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실효적 대응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케네스 웨인스타인 허드슨연구소 일본 석좌도 VOA와의 화상통화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해 우크라이나전을 돕는 것은 선을 넘는 행동이라며,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웨인스타인 석좌] “If the Russia North Korea summit turns into a Russia North Korea deep partnership that works on weapons development that works much more deeply on evading sanctions which Russia is already doing with regard to North Korea. At that stage I think it becomes much more incumbent upon the South Koreans to start to think of ways to put pressure on Russia. And the best way to put pressure on Russia over time may turn out to be to take the extraordinary high quality arms that South Korea produces and make them available directly to Ukraine. But we're not there yet.”
허드슨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일 미국대사로 지명되기도 했던 웨인스타인 석좌는 “현 단계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전 지원 확대를 논의하는 것은 다소 시기상조”라면서도, 북한과 러시아가 제재 회피와 무기 개발 협력을 지금보다 훨씬 더 심화한다면 “그 단계에서는 한국이 러시아에 압력을 가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이 생산하는 우수한 품질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직접 제공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중러 3국의 군사 협력이 지금보다 더 가시화되거나 연합 군사훈련 정례화 등의 수준으로 발전한다면,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나토식 핵공유를 논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미한 양국 모두에서 팽배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역내 외교·안보 문제를 연구해온 케일라 오타 윌슨센터 한국사 공공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VOA와의 화상통화에서 “중국이 북한과 협력한다는 우려가 더 커진다면, 그것이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 논의에 어떻게 불을 붙이고 진전시키게 될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타 선임연구원] “If China is a space that is cooperating with North Korea and there's concern I really do wonder how that will inflame and further the conversation in South Korea about an indigenous program. I think the conversation wants to be about will the United States redeploy tactical nuclear weapons capability within the forces both the United States forces and the joint cooperation between us and South Korean forces it's not likely in the next you know immediate future but this could be more considered down the road especially if there's military engagement and training exercises in the region.”
그러면서 “미국이 주한미군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이나 미한 양국의 관련 공동 노력에 대한 논의는 당장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역내에서 군사적 갈등이나 북중러 연합 훈련이 있을 경우 앞으로 더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마크 케네디 소장도 미국은 역내 핵확산 문제가 지역 전체에 도미노처럼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당장은 미한 양국이 지난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수준의 확장억제 강화 방침에 만족하려 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역내 미국과 한국의 대응은 선제적인 것이 아니라 북중러 3국의 밀착과 공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술핵 재배치가 실질적 대응 조치의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다시 떠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케네디 소장] “I would like to emphasize we're not the first movers here. We're the responders to a growing degree of assertiveness and aggressiveness on the part of the three countries that are growing closer together. So I think it would be prudent for us to as and if that collaboration and aggressiveness grows even more that we need to think about how can we tighten our collaboration together how can we tighten our ability to respond or strengthen our ability to respond in the region our goal ought to always be deterring aggression. And whatever cost, it would take for us to deter that aggression is going to be the cheapest alternative to anything else. So we're not trying to provoke action we're trying to prevent action and we need to look at what steps are necessary in order to do so.”
케네디 소장은 더욱 커지는 북중러의 협력과 공세에 맞서 미한 양국이 어떻게 협력을 강화하고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침략을 억제하는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가장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통해 북중러 연대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는 것을 모색할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국과 관련해서도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중러 연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고 노골적으로 북한의 편에 서기로 결정한다면, 미국과 한국이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타이완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는 전략이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케네스 웨인스타인 석좌는 중국은 북한에 대한 통제권을 잃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북중러 연대에 합류하는 상황을 가정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만일 그런 상황이 온다면 한국은 대중 관계에서 지금과는 다른 입장을 보여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웨인스타인 석좌] “Now, if somehow XI jinping would throw caution to the wind and go all in on a partnership with North Korea which to me is unimaginable because of the inability to control North Korea. Beijing's inability to control North Korea would put it would place South Korea in a very different situation
in which South Korea might even find itself pulling closer to where the United States and Japan are on Taiwan.”
그러면서 한국은 현재 미국과 일본이 타이완에 대해 보이고 있는 것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면서 중국의 행동 변화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국제 제재를 받는 북러와 그렇지 않은 중국에 대한 대응 전략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도 이런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케일라 오타 선임연구원은 미국 내에서도 타이완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것인지, 전략적 명확성으로 전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뜨거운 논쟁이 있다면서, 중국과 많은 부분에서 협력해야 하는 한국 역시 이 점에서 타이완 지지 카드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오타 선임연구원] “There would also be the risk of a two front engagement and that's has been something that they want to be careful to avoid if there's a Taiwan strait situation and then also a North Korea situation that puts South Korea at a very big risk and concern.”
오타 선임연구원은 타이완 해협 상황과 북한 상황으로 인해 한국이 매우 큰 위험과 우려에 처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미한일과 북중러 진영이 교전 상황에 빠질 위험도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위협을 지속하고 북중러 연대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게 실제 타격을 줄 수 있는 군사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미한일 3국이 더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와의 화상통화에서 미국은 역내에서 확전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해 매우 조심스럽게 대응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역내 전략자산 전개나 미한 연합군사훈련 실시도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것이 북한에게 실제 위협이 되지 않으며, 보여주기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만큼 북한의 위협 증가에 따른 군사적 대응 확대에 대해 조금 더 창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We're trying to incrementally add support to South Korea as the North korean threat grows but we don't want to jump to a position where North Korea sees no alternative but to start firing some nuclear weapons. So we're trying to avoid that kind of escalation. Nevertheless, that said we need to be a little bit more creative. And so we've got to be a little more creative about how we escalate as opposed to just going with the historical pattern, which could be dangerous.”
케일라 오타 선임연구원도 북한을 향해 직접적인 군사력을 시현하는 것은 역내 전체의 안보 위협 증가라는 측면에서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화에는 항상 이면이 있으며, 그것을 어디까지 추진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미한일 3국이 협력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지속적인 인프라와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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