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제2회 미국-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가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관한 이들 섬나라들의 우려에 귀를 기울이며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극도의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티에 경찰 병력 파견을 제안한 케냐와 미국 간에 방위협정이 체결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이 30년 만에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태평양 섬나라 지도자들이 백악관을 찾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가 25일과 26일 이틀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올해 정상회의에는 18개 도서국 지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회의 첫 날 이들 지도자들과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PIF 의장국인 쿡 제도의 마크 브라운 총리와 단독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전체 지도자들과 회담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섬나라들의 우려에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현재 태평양에 있는 섬나라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 위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 상황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I want you to know I hear you, the people in the United States and around the world hear you…We hear your warnings of a rising sea and (that) they pose an existential threat to your nations.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가 당신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알기 원하며, 바닷물이 상승하는 것이 여러분 나라를 위협하고 있다는 여러분의 경고를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나라를 돕기 위한 실질적인 계획 같은 것도 내놨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과 자연재해 예방을 위해 2천만여 달러의 추가 지원을 포함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미국의 지원 노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들 나라의 경제발전과 관련해 강력한 성장은 강력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시작된다고 강조하면서 이에 관한 구상도 공개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발언 다시 들어보시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So, today, I’m pleased to announce we’re working with Congress to invest $40 billion [million] in our Pacific Islands Infrastructure Initiative.”
기자) 미국 정부가 의회와 함께 태평양 섬나라들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4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는 이야기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는 400억 달러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백악관은 추후 대통령 연설 보도문에서 이를 정정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주목할 만한 발언으로 또 어떤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나라의 안보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번영하고 안전한 인도태평양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나라와 협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네. 최근 수년 간 중국은 태평양 역내 국가들에 인프라 구축과 막대한 투자로 영향력을 확대해왔는데요. 바이든 행정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태평양 도서국들과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중국의 이런 행보에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태평양 섬나라 ‘솔로몬 제도’가 지난해 취한 조처도 한 예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솔로몬 제도’가 지난해 중국과 안보협정을 체결했는데요. 솔로몬 제도의 요청이 있을 경우 중국이 군대나 무장경찰을 파견할 수 있고, 또 중국 함정이 솔로몬 제도 해안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은 물론 호주, 뉴질랜드 등 주변국들이 크게 우려했습니다. 중국과 솔로몬 제도는 또 지난 7월에는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선언하면서 상호 협력을 한층 더 강화했습니다.
진행자) 솔로몬 제도의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는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지요?
기자) 맞습니다. 솔로몬 제도는 소가바레 총리 대신 제러마이아 마넬레 외무장관이 참석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는 소가바레 총리 불참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솔로몬 제도 측은 소가바레 총리 불참 배경에 관한 ‘로이터’ 통신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의 각축장으로 불리던 솔로몬 제도의 추가 현재는 중국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소가바레 총리는 지난 2019년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친중국 노선을 걸었는데요. 그러면서 30년 넘게 외교관계를 맺었던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과 국교를 수립했습니다. 소가바레 총리는 지난 7월에는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는데요. 최근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해 솔로몬 제도의 경제발전에 대해 설명하면서, 중국과의 협력이 덜 제한적이고 국가적 요구에 부합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을 찾은 섬나라 정상들 목소리도 들어보죠.
기자) 네. 마크 브라운 쿡 제도 총리는 이번 회의가 번영을 위한 파트너십 발전의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쿡 제도에서 열리는 제52차 태평양도서국포럼 정상회의에 미국 정부가 적극 참여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케냐가 방위협정을 체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24일부터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하고 있는데요. 지부티에 이어 25일 케냐를 방문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아덴 두알레 케냐 국방장관과 회담하고 양국 간 방위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협정의 주요 내용은 뭔가요?
기자) 네. 협정은 향후 5년 간 두 나라가 방위 협력을 확대하고, 동아프리카 대테러 노력을 강화하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협정은 또 아이티의 안보 임무를 주도할 수 있도록 케냐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는 지금 극도로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는 나라죠?
기자) 맞습니다. 카리브해의 최빈국 아이티는 지난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이 암살된 이래 행정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고요. 입법부도 의원들의 임기가 종료돼 사실상 ‘공백’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조직범죄단 간 세력다툼이 벌어지면서 폭력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케냐가 아이티 치안 유지를 돕겠다고 나선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케냐 외교부는 지난 7월 성명을 내고, 케냐는 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티에 경찰관 1천 명을 배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다른 나라들도 경찰관을 파견할 경우 다국적 경찰을 지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이티 정부의 입장은 뭐죠?
기자) 네. 앞서 지난해 10월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국제사회에 전문성을 갖춘 치안 인력 배치를 요청한 바 있는데요, 이에 대해 케냐가 처음 호응한 겁니다.
진행자) 그리고 케냐의 제안을 미국 정부가 지지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두알레 케냐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케냐가 아이티 갱단과 싸우기 위해 다국적 보안군을 이끌겠다고 나선 것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역내와 전 세계에서 제기되는 안보 도전에 맞서는 케냐의 지도력에 사의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나요?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미국 정부가 지난주 유엔총회 행사에서 아이티 임무 수행을 위한 1억 달러 자금 확보를 위해 의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강력한 재정적, 물적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중요한 임무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이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최근 비상주 팔레스타인 대사로 임명된 사우디아라비아의 나예프 알수다이리 주요르단 대사가 26일 대표단을 이끌고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를 방문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고위 관리들을 만났습니다. 사우디 대표단이 팔레스타인을 방문한 것은 30년 만입니다.
진행자) 수다이리 대사가 라말라에서 누구를 만났습니까?
기자) 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나 신임장을 제출했고요. 리야드 알말리키 외무장관 등도 만났습니다.
진행자) 사우디 대표단이 팔레스타인을 방문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점을 재확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다이리 대사는 말리키 장관을 만난 뒤 “팔레스타인 문제는 근본적인 기둥”이라면서 “지난 2002년 사우디 왕국이 제시했던 구상이 앞으로 있을 협상의 초석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당시 제시했던 구상이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네.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그리고 골란고원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또 팔레스타인을 위한 정당한 결정을 대가로 아랍 측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는다는 내용입니다. 과거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독립국 수립에 있어서 큰 진전이 있어야만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혀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수다이리 대사 방문과 관련해서 팔레스타인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말리키 외무장관은 수다이리 대사와의 만남이 “역사적 이정표”라고 칭송했습니다. 또 “수다이리 대사는 우리의 나라들 사이 관계를 개선하는 일을 시작하려고 여기에 왔다”면서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보존하는 것은 중대한 책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실제로 몇몇 아랍 나라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그리고 모로코가 미국 중재로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 수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움직임들에 관해서 팔레스타인 쪽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팔레스타인 측은 미국이 중재한 협약이 팔레스타인의 곤경과 국가 수립 추구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압바스 수반은 지난주 유엔 총회 연설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완전하고 합법적인 국가적 권리를 누리지 않고서도 중동에서 평화가 정착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각료급 관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군요?
기자) 네. 하임 카츠 이스라엘 관광부 장관이 26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습니다. 카츠 장관은 대표단을 이끌고 ‘유엔관광기구(UNWTO)’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사우디 리야드를 찾았는데요. 이스라엘 장관, 즉 각료급 관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카츠 장관은 성명에서 “나는 관광과 이스라엘 대외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협력을 구축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이스라엘 대표단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자주 방문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9월 초에 있었던 유네스코 행사를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스포츠나 다른 행사에 대표단을 파견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다음 주에는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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