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첫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타이완이 자체 개발한 첫 잠수함 진수식을 가졌습니다. 중국은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계 자치 세력이 해산을 선언하면서 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아프리카 순방을 마무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스틴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24일 아프리카 순방길에 올랐는데요. 지부티, 케냐, 앙골라 3개국 방문을 모두 마치고 28일 워싱턴으로 복귀합니다.
진행자) 그럼 오스틴 장관의 행보를 따라가면서, 어떤 성과와 과제 등이 남았는지 한 번 정리해보죠.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24일 지부티를 시작으로 취임 후 첫 아프리카 방문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지부티는 아프리카 대륙 동쪽 ‘아프리카의 뿔’ 위쪽에 있는 작은 나라인데요. 홍해와 아덴만이 만나는 해협의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 아시아와 중동, 유럽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입니다.
진행자) 미국 군사 기지도 지부티에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부티는 미국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군사 기지를 두고 있는 나라입니다. 미국과 지부티는 지난 2003년 공식 협정을 체결하고 지부티에 군사 기지를 설치했고요. 현재 약 5천 명의 미군이 지부티에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부티에 군사 기지를 설치한 나라가 미국 말고 또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중국 등도 지부티에 군사 기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지부티는 이렇게 외국에 군사기지 장소를 빌려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고 있는데요. 이 돈이 지부티 경제의 주요 자금줄이 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과 중국의 군사 기지가 한 나라에 같이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지부티에 군사 기지를 개설했습니다. 중국의 첫 해외 군사기지였는데요. 지부티에는 현재 약 2천 명의 중국 인민해방군 병력이 주둔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이 지부티에서는 어떤 일정을 보냈습니까?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 대통령, 하산 오마르 모하메드 부르한 국방장관과 각각 회담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지부티 지도자들과 소말리아 내 폭력적인 극단주의 조직에 맞서 싸우고 있는 ‘아프리카연합과도임무단(ATMIS)’에 대한 지부티 정부의 지원 등 역내 안보 상황과 양국의 안보 우선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지부티를 방문한 하산 셰이크 모하무드 소말리아 대통령과도 회담하고 극단주의 세력 소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요. ‘캠프 레모니어’ 미군 기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다음 방문국으로 이동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방문국은 케냐였죠?
기자) 맞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25일 케냐에서 아덴 두알레 국방장관과 회담하는 것으로 순방 일정을 이어갔습니다. 이 방문을 통해 미국과 케냐는 향후 5년 간 두 나라가 방위 협력을 확대하고 대테러 노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방위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아이티에서 다국적 경찰 임무를 준비하고 있는 케냐 정부를 위한 1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케냐가 지금 정치적,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티의 치안을 돕겠다고 나선 거죠?
기자) 맞습니다. 아이티는 지난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이 암살된 이래 정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극도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직범죄단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치안 부재 상태인데요. 지난 7월 케냐 정부가 경찰관 1천 명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다른 나라도 경찰을 파견한다면 이를 지휘하겠다고 제안했는데요. 두알레 케냐 국방장관은 오스틴 장관과의 회담에서 “케냐는 아이티에 파견될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의 마지막 방문국은 앙골라였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방장관이 앙골라를 방문한 건 오스틴 장관이 처음인데요, 앙골라는 러시아 용병단체 ‘바그너그룹’의 주 활동무대가 됐던 나라입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이 앙골라에서 한 주요 발언 내용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아프리카 대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앙골라가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구입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아프리카 대륙은 독재자들이 값싼 총기를 팔거나 바그너그룹 같은 용병부대를 밀어 부치는 곳, 전 세계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식량을 빼앗아 가는, 그런 상황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최근 아프리카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군사 쿠데타 문제도 언급했는데요. 하지만 니제르, 가봉, 말리 등 나라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타이완이 자체 개발한 첫 잠수함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이 28일 첫 자국산 잠수함 진수식을 가졌습니다. 잠수함 명칭은 ‘하이쿤’으로 명명했는데요. 중국 고대 철학자 ‘장자’의 ‘소요유’ 편에 나오는, 너무 거대해서 크기를 알 수 없는 바다 물고기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름에 타이완의 결기가 담겨 있는 것 같은데요. 하이쿤의 제원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길이 80m, 배수량 2천500~3천t 규모로, 제작비용은 493억 6천만 타이완 달러 (미화 15억3천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한 전투시스템을 장착하고, 미국산 마크48 어뢰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실전배치는 언제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앞서 타이완 당국자는 취역은 2025년, 실전배치는 2027년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하이쿤은 앞으로 몇 달 간 항만 시험, 해상 시험 등 몇몇 추가 시험을 거쳐 내년 연말 전에 타이완 해군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타이완 당국은 하이쿤이 해당 시험을 모두 통과하면 적어도 한 척 더 건조해, 2027년에는 최소한 2척의 국산 잠수함을 실전배치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잠수함을 자체 제작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7년 정도 걸렸습니다. 지난 2016년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후 타이완의 잠수함 자체 개발 의지를 천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적어도 8대의 자국산 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계획됐던 첫 잠수함이 드디어 건조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 총통은 이날(28일) 가오슝 항구에서 열린 하이쿤 진수식에서 “과거에는 국내 개발 잠수함이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 우리가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잠수함이 지금 우리 눈 앞에 있다”며 감격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이쿤이 타이완 해군의 ‘비대칭 전쟁’ 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부 외국 인사들도 진수식에 함께 했다고요?
기자) 네. 타이완 주재 미국 대사 격인 '미국재타이완협회(AIT)'의 샌드라 우드커크 타이베이 사무처장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타이완대표부 관계자들도 진수식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28일) 정례브리핑에서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깨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마오닝 대변인은 타이완 문제는 외교 문제가 아니라면서 타이완은 중국의 나눌 수 없는 일부이고, 양안 통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타이완의 무모한 행동은 결국 멸망을 자초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 타이완 민진당 당국이 어떠한 무기를 제조, 수입하더라도 조국통일의 대세는 막을 수 없으며, 인민해방군의 국가주권과 영토 수호에 대한 단호한 결심과 의지, 강한 능력을 흔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제르바이잔 내 분리주의 세력이 해산한다고 선언했군요?
기자) 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아르메니아계 자치 세력이 28일 성명을 내고 자신들은 해산할 것이며 자신들이 선포한 ‘아르차흐공화국’은 내년 1월 1일부터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 조처는 아제르바이잔 요구에 따른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제르바이잔군은 지난주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통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통제권을 되찾았고요. 휴전 합의를 통해 해당 지역 내 아르메니아군 무장해제와 자치 세력 해산을 요구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자치 세력 해산 선언으로 아제르바이잔으로서는 숙원을 해결한 셈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아제르바이잔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는 국제적으로 자국 영토로 인정된 지역에 대한 주권을 회복하는 겁니다. 해당 지역은 지난 1990년대 전쟁으로 다수인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사실상 독립을 쟁취한 곳이었습니다.
진행자) 아제르바이잔은 자치 세력과의 합의에 따라 현지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떠나는 것을 허용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따라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대대적으로 아르메니아로 탈출하는 행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RIA) 통신은 28일 이른 오후까지 현지 주민 12만 명 가운데 대략 7만 명이 국경을 넘어 아르메니아로 넘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를 인용해, 앞으로 며칠 안에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남은 아르메니아계 주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현지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대대적으로 탈출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보복이나 이른바 ‘인종청소’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앞으로 평화롭게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재통합하고 아르메니아계 주민들 민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그런 약속을 믿지 않습니다.
진행자) 과거 이 지역에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에 유혈 충돌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소련이 무너지고 지난 1992년부터 2년 동안 두 나라가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이 아르메니아가 지원하는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자들 통제 아래 들어갔습니다. 이후 2020년에는 6주에 걸친 전쟁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이 해당 지역 일부를 탈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르메니아계 주민들 탈출에 관해 아제르바이잔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아제르바이잔의 엘린 술레이마노프 영국 주재 대사는 로이터 통신에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현지 주민들의 대규모 탈출을 원하지 않으며 주민들에게 떠나라고 부추기지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자국 정부가 남기로 선택하는 주민들에게 안전하고 더 좋은 생활 여건을 제공하겠다는 진실한 약속을 증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자치 세력 전직 지도자들이 아제르바이잔 당국에 체포됐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카라바흐의 아르차흐공화국 정부 지도자였던 루벤 바르단얀 씨가 27일 국경을 넘다가 체포됐습니다. 아제르바이잔 보안 당국은 그가 테러리즘에 돈을 대고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국경을 불법으로 넘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고 28일 밝혔습니다. AP 통신은 바르단얀 씨의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14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자치 세력 지도부 고문이었던 다비드 바바얀 씨도 성명을 내고 아제르바이잔 당국에 자수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제르바이잔이 현지 주민들 탈출은 허용하지만, 자치 세력 지도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군요?
기자) 네.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지난주 자치 세력 지도부를 처벌해야 할 ‘범죄 군사 집단’이라고 묘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현지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했던 러시아 쪽 동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크렘린궁 측은 현지 인도주의적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고, 현지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주민들을 돕고 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한편 서방 정부들은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아제르바이잔이 현지 주민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국제 참관단이 지켜볼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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