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의 고위 외교 당국자가 워싱턴에서 회동했습니다. 오는 11월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쿠바가 또다시 전력 공급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들어 지금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이 2천500명이 넘는다는 유엔 발표 내용,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중 고위급 회담이 워싱턴에서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7일 국무부 청사에서 회동했습니다. 중국의 부부장은 차관급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국무부의 관련 발표가 나왔나요?
기자) 네. 회담 다음날인 28일,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이 있었고요. 같은 날 저녁, 국무부가 보도문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먼저 밀러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부터 들어보죠.
기자) 네. 밀러 대변인은 양측이 개방된 소통라인을 유지하기 위한 계속된 노력의 일환으로 역내 현안들에 대해 심도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협의를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이는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 이후 이뤄지고 있는 여러 후속회담의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은 지금 계속되는 갈등 국면 속에서도 대화 채널은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는 모양인데, 국무부 성명 내용도 짚어 주시죠.
기자) 네. 국무부는 크리튼브링크 차관보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번영하고 안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과,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얀마, 북한, 해양 문제 등 역내 현안과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국무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무부 성명에서 또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성명은 이번 회담이 블링컨 국무장관과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의 뉴욕 회동,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몰타 회동 등 최근 양국 간 고위급 회동에 이어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측은 협력 분야뿐 아니라 이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의사 소통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도 회동 내용을 공개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도 29일 웹사이트에 미국의 초청으로 27일 워싱턴에서 쑨웨이둥 부부장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아시아태평양 현안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양국 관계, 아시아태평양 현안과 정책, 역내와 국제 관심사 등에 관해 솔직하고 심도 있고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측 다 회담에 대한 평가는 심도 있고 건설적이었다.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타이완과 남중국해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강조하며 양측 간에 여전히 큰 간극이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쑨웨이둥 부부장이 ‘하나의 중국 원칙’은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는 기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에 대해서도 중국의 입장을 밝히고, 양국의 건전한 상호 작용이 상호 이익은 물론 역내 국가들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동이 특히 주목을 받는 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가 가기 전에 만날지 모른다는 관측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11월 미 서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이 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때문에 이번 회동에서 시 주석의 APEC 참석 여부를 비롯해 미∙중 정상회담 관련 논의가 진행됐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작년에 한 번 만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양자회담을 가졌습니다. 2021년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첫 대면 정상회담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인도에서 열린 G20회의를 계기로 또 한 차례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기대했는데요. 하지만 시 주석이 G20에 불참하면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G20에 불참한 건 꽤 이례적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2013년 취임한 이래 G20 정상회의는 늘 참석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불참하고 대신 리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 불참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하지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최고위급 인사들이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허리펑 경제 담당 부총리와 왕이 외교부장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28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허 부총리의 미국 방문이 성사된다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을 방문하는 최고위급 중국 인사라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또 왕이 부장이 미∙중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다음달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는 시 주석의 APEC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남미 섬나라 쿠바로 가봅니다. 쿠바의 전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쿠바 정부가 국민들에게 연료 부족으로 정전 사태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알레한드로 힐 부총리 겸 경제장관과 비센테 데라 오 레비 에너지광산부 장관은 27일 TV 방송에 나와 앞으로 몇 주 간 전력 부족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력 부족으로 인해 정전 사태도 크게 늘 거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 관리들은 다음달부터 수도 아바나를 제외한 많은 지역에서 하루 최대 8시간에서 10시간 동안의 정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쿠바가 왜 이렇게 전력난을 겪고 있는 거죠?
기자) 쿠바의 전력난은 고질적인 것입니다. 쿠바 정부는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발전소 유지와 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도 한 몫 했는데요. 여기에 자연재해까지 덮치면서 전력난이 더 심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섬나라다 보니까 허리케인의 피해가 잦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9월에도 허리케인 ‘이언’ 때문에 전력망이 파손되면서 한동안 전국이 암흑 세상이 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쿠바는 전력 문제뿐 아니라 오랜 경제난으로 식료품, 의약품 같은 생필품 부족 사태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민들의 어려움이 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21년 7월에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공산당 일당체제 국가인 쿠바에서 이런 반정부 시위는 매우 드문 일이었습니다. 쿠바 정부는 미국 정부의 제재를 비판했지만, 시위대의 일부 문제 제기 는 정당하다며 개선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현재로서는 크게 나아지는 기미가 없는 것 같군요?
기자) 네. 쿠바인들은 지금 몇 년째 의약품과 식품 부족에 허덕이고 있고요. 식량과 연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에 전략난이 다시 심화하면서 지역 정부는 이미 국영 기업과 기관들에 전력 사용 제한 조처를 시행하고 있고요. 각종 스포츠 행사와 대학 강의도 줄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결국 지난 2년 간 수십만 명이 쿠바를 떠났는데요, 대부분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중해 난민 관련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들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사람이 2천5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뉴욕사무소 루벤 메닉디웰라 소장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난민 실태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올해 발생한 피해만 집계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 1월부터 9월 24일까지 피해 현황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천68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습니다.
진행자) 어림잡아도 크게 증가한 수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보다 1천 명 정도 사망하거나 실종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메닉디웰라 소장은 또 바다에서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중해로 향하는 육로 여정도 위험하다는 이야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닉디웰라 소장은 많은 이주민들이 출발하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튀니지, 리비아 해안까지 가는 육로 여정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여정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주민과 난민들은 매 단계, 죽음과 끔찍한 인권 침해를 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올해 들어 유럽에 도착한 이주민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네. 1월부터 9월 24일까지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키프로스, 몰타 등 남유럽에 도착한 사람은 18만 6천 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13만 명 이상이 이탈리아에 도착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3%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진행자)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이주민이 특히 많은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일단 이탈리아 최남단에 있는 ‘람페두사’라는 섬이 북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가려는 사람들에게는 지리적으로 용이한 위치에 있습니다. 람페두사섬은 거리상 이탈리아 본토보다 북아프리카에 더 가깝게 있는데요. 이주민들의 주 출발지가 되고 있는 튀니지와는 약 15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럽으로 가려는 이주민들이 이 섬으로 계속 몰려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 정부의 난민 정책이 궁금하군요.
기자) 네. 지난해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강력한 반이민, 반난민 정책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필요할 경우 해상에서 아예 난민선을 차단하는 등 특단의 조처를 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불법이주 문제는 이탈리아만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함께 구조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출발지별로 분석한 자료도 있습니까?
기자) 네. 올 1월부터 8월까지 튀니지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고 사람은 약 10만 2천 명, 리비아에서는 4만 5천 명이 지중해를 건너려고 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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