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인도와 캐나다 간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정부가 인도 출신 시크교 지도자가 캐나다에서 살해된 사건의 배후로 인도 정부를 지목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는데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은 두 나라 갈등이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이번 사건의 발단과 전개 과정, 캐나다와 인도 관계 등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발단”
지난 18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 하원에서 시크교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 씨 피살 사건에 인도 정부 요원들이 개입했다는 ‘신뢰할 만한 혐의들’이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현재 캐나다 정보당국이 이를 조사 중이라면서, 외국 정부가 캐나다 영토에서 발생한 캐나다 시민 살해 사건에 개입한 것은 어떤 형태로도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캐나다 정부는 자국에 주재하고 있던 인도 정보요원을 추방했습니다.
그러자 인도 정부도 바로 자국 주재 캐나다 고위 외교관을 맞추방했고요. 캐나다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 양국의 갈등은 더 증폭됐습니다.
여기에 인도 정부는 캐나다 정부의 조사 협조 요청도 일축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6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인도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증거를 캐나다 정부가 제시한다면 조사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다소 수위 조절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도화선이 된 시크교 지도자의 죽음”
양국 갈등의 도화선이 된 하디프 싱 니자르 씨 살해 사건은 지난 6월에 발생했습니다. 니자르 씨는 지난 6월 18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 교외에 있는 시크교 사원 밖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니자르 씨는 인도 북부 펀자브 출신으로, 스무 살 때 위조여권을 가지고 캐나다에 불법 입국했다가 2007년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니자르 씨는 캐나다에서 배관공 일을 하면서 시크교 지도자로 왕성히 활동했는데요. 이런 그를 인도 정부가 주목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니자르 씨를 펀자브주의 독립을 꿈꾸는 테러리스트로 보고, 지난해에는 그에게 100만 루피(미화 약 1만2천 달러)의 현상금도 걸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6월 18일 저녁, 사원에서 모임을 끝내고 자동차를 타고 주차장을 막 벗어나던 니자르 씨가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목격자들은 2명의 괴한이 니자르 씨가 탄 자동차를 향해 무려 30발에서 50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는데요. 경찰이 출동했을 때 용의자들은 이미 도주했고요. 아직 체포된 사람은 없습니다.
“시크교와 펀자브, 칼리스탄 독립국가”
시크교는 15세기 펀자브 지방에서 태동한 인도의 소수 종교입니다. 인도 국민의 절대적 다수가 힌두교를 믿고 있고요. 시크교를 믿는 사람은 14억 인도 인구의 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3천만 인구를 가진 펀자브주는 주민 대다수가 시크교를 믿고 있습니다.
시크교 근본주의 세력은 오래전부터 인도에서 펀자브 지역을 분리해 ‘칼리스탄’이라는 자신들만의 독립 국가 건설을 추구했습니다. 그 결과 1980년대와 90년대 인도 정부의 강경 진압에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1984년에는 인도의 첫 여성 총리였던 인디라 간디 총리가 시크교 경호원들에게 암살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시크교의 분리 독립 시위를 강경 진압한 데 대한 보복 행위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도가 시크교를 전혀 수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일례로 지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총리를 지낸 만모한 싱 총리도 펀자브 출신의 시크교인입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는 힌두민족주의를 주창하는 강성 힌두교인입니다.
“G20부터 예열된 인도와 캐나다 갈등”
인도와 캐나다의 갈등은 지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먼저 드러났습니다.
통상 이런 다자 국제회의는 각국 정상들이 양자 회담 등을 통해 외교 폭을 넓히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하는데요. 그런데 모디 총리가 이 기간, 트뤼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냉기류가 감지됐습니다.
두 정상은 결국 짧은 회담을 소화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트뤼도 총리는 니자르 씨 사망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요. 모디 총리는 캐나다 거주 시크교인들의 시위와 캐나다 당국의 처사에 큰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도 정부는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캐나다 내 시크교인들이 캐나다 주재 인도 외교관들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고, 외교 공관을 훼손하며 캐나다 내 인도 사회와 이들의 예배 장소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트뤼도 총리는 현지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는 항상 표현의 자유, 사상과 양심의 자유, 평화로운 시위의 자유를 수호할 것이라며 갈등의 골을 드러냈습니다.
“시크교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캐나다”
캐나다에는 약 77만 명의 시크교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 펀자브주를 제외하면 시크교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나라입니다.
한때 농사를 주력으로 번창했던 펀자브주는 제조업과 기술력에 집중한 주들에 추월당하면서 경제가 침체해 있는 데다, 모디 정부의 힌두교 중심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많은 펀자브 주민이 자녀들을 캐나다로 보내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인도 전체로 봐도 인도는 캐나다에 학생들을 많이 보내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기준, 약 32만 명의 인도 학생들이 캐나다에서 학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경색되면서 타격이 있을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서방, 양국 갈등 파장 주목”
미국과 영국 등 두 나라 우방국은 사안의 심각성을 주목하고 양국 갈등이 국제 정세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캐나다 정부의 조사 방침을 지지하며 인도에 조사 협조를 권고했습니다.
영국도 영연방의 일원인 캐나다와 인도의 갈등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는 지정학적으로 전략적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미국 등 서방 주요국들은 인도·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할 대항마로서 인도와의 관계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캐나다는 미국의 가장 전통적이고 강력한 우방이자 주요 7개국(G7)의 일원으로 국제 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는데요. 이런 가운데 불거진 인도와 캐나다의 갈등이 어떻게 봉합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입니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신임 외무상이 지난주,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국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지난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2차 개각으로 발탁된 여성 외무상입니다. 일본에 여성 외무상이 등장한 건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때인 2002년 이후 21년 만입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1953년생, 올해 70살입니다.
일본 혼슈 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나 명문 국립대학인 도쿄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 미쓰비시종합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학교 존 F. 케네디 행정대학원에 진학해 1988년 공공정책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미국 유학 시절, 일본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귀국 후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어 1996년 중의원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데요. 하지만 낙선하고 자민당에 입당합니다.
그는 2000년 중의원 선거에 또다시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당을 탈당하는데요. 여기서 당선되면서 1년 후 자민당에 복당했습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지난 2021년 중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7선의 관록을 가진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아베 신조 총리 1차 내각에서 저출산 대책 등을 담당하는 내각부 특명담당상에 등용된 것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역대 정부에서 법무상을 3번 역임했습니다.
재임 시절, 16건의 사형을 집행해 가장 많은 사형을 집행한 법무상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1995년 일본을 발칵 뒤집은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를 주도한 옴진리교 교주 등 관계자 13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지난주 유엔총회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 양국 간 긴밀한 공조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일한의원연맹’ 소속 ‘지한파’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7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일 규칙적인 운동과 걷기, 호신술 연마 등을 즐겨 한다고 하고요. 가족으로는 남편과 두 딸이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캐나다와 인도 갈등 관계 짚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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