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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서 북한∙일본 충돌…핵 개발, 군비증강, 위안부 문제 공방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과 일본이 유엔총회장 곳곳에서 날카로운 설전을 이어갔습니다. 일본이 북한의 핵개발을 비판하자 북한은 일본의 군비 증강이 도를 넘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도 대립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오가사와라 이치로 군축대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5일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본회의 일반토의에서 “일본은 국제사회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 강화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오가사와라 대사] “Japan is seriously concerned about DPRK’s intensified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which pose a grave threat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t is essential for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be united and fully implement the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achieve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of DPRK’s al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s of all ranges.”

오가사와라 대사는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단합하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은 북한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제1위원회는 군축과 국제안보를 담당합니다.

이날 회의에서 불가리아와 헝가리도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촉구했으며,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렵력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김인철 서기관은 반박권을 요청해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일본의 위험한 군비 증강이 도를 넘었으며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서기관은 특히 일본의 국방 예산 증액과 안보전략 개정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Japan has quite recently made public 2023 white paper on defense, in which it has justified the moves for turning itself into military power by alleging about the most severe and complicated security environment after the Second World War, and advent of the era of a new crisis under the pretext of a threat from neighboring countries.”

김인철 서기관은 “일본은 최근 공개한 2023 방위백서에서 군사대국화를 위한 움직임을 정당화했다”며 “일본은 2차 대전 이후 안보 환경이 가장 엄중하고 복잡하다며, 주변국의 위협을 구실로 새로운 위기 시대의 도래를 주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이 주장하는 주변국의 위협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군사대국화를 위한 행보를 정당화하기 위한 연막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가사와라 대사는 재반론권을 요청해 “일본은 전수방위 정책을 유지하고, 다른 나라에 위협이 되는 군사대국이 되지 않으며, 비핵 3원칙을 준수한다는 점을 헌법에 명시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오가사와라 대사] “Japan under these precepts will ever never change the course it has taken as peace-loving nation, our defense capability will be for Japan's own defense. And we ensure transparency of the content of our defense and security policy and the defense-related expenditure through adhering to the strict civilian control of the military and through various publications available to everybody.”

오가사와라 대사는 “일본은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로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결코 바꾸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국방 능력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국방과 안보 정책의 내용과 예산은 엄격한 민간 통제와 정보 공개를 통해 보장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위안부, 반인도 범죄”… 일본 “근거 없는 비난”

앞서 4일 인권을 담당하는 제3위원회에서도 북한과 일본 사이에 공방이 있었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현대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로서 국제적 논의의 초점이 되고 있는 일본군 성노예제 범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성 대사] “The sexual slavery of 200,000 Korean women and girls perpetrated by Japan through the mobilization of government and military power during its occupation of Korea are organized and systematic human rights violations and such extra-large scale crimes against humanity must be addressed without fail. However, the Japanese authorities have been attempting to distort the history aimed at denying the state responsibility for its crimes and deceptively avoid sincere apology and reparations.”

김 대사는 “일본이 한반도를 점령하는 동안 공권력과 군사력을 동원해 20만 명의 한인 여성과 소녀들을 성노예로 삼은 것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인권 침해이며, 이러한 초대형 반인도 범죄는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일본 당국은 범죄에 대한 국가 책임을 부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죄와 배상을 기만적으로 회피하기 위해 역사 왜곡을 시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와 배상을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의 카미야 마사코 특별고문은 반론권을 요청해 “일본에 대한 북한의 언급은 잘못됐고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카미야 고문] “I will refrain from repeating our well-known position, but I have to state that the earlier reference of the DPRK on Japan is erroneous and groundless, and is therefore not acceptable. Each and every country and region should squarely face its own history in all humbleness. This is exactly what Japan has been doing and the path it has walked as a peace-loving nation since the end of World War II is the proof.”

이어 “모든 국가는 겸허한 자세로 자신의 역사를 정면으로 직시해야 하며,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로서 걸어온 길이 바로 그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카미야 고문은 “일본은 지난 75년 동안 일관되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유엔회의장에선 일본과 북한, 혹은 한국과 북한 대표가 서로 공방을 벌이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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