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인터뷰: 이스라엘 거주 한인 이후란 씨] “30년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하루 수차례 공습경보”


이스라엘 거주 한인 이후란 씨가 최근 하마스 공격 이후 현지 상황에 대해 VOA 안소영 기자와 인터뷰했다. 사진 = 이후란 씨 제공.
이스라엘 거주 한인 이후란 씨가 최근 하마스 공격 이후 현지 상황에 대해 VOA 안소영 기자와 인터뷰했다. 사진 = 이후란 씨 제공.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양측 간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30년째 거주 중인 한인 이후란 씨는 이번 같은 공격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1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하루에도 수차례 공습경보가 울린다며 지금은 이스라엘 어디도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 중이던 이후란 씨를 안소영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현재 벤구리온 공항에 계시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고요?

이후란 씨) 네. 지금 여기 계시는 한국분들은 모두 한국으로 가시려고들 하고요. 어제 저도 한국대사관에 들렀는데 출국 문의하러 많이들 오셨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비행기들이 계속 거의 취소되고 있어요. 이스라엘을 나간 사람도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나가기가 지금 굉장히 힘들어요. 저는 운이 굉장히 좋은 거고 다른 사람들은 비행기 표 자체를 아예 찾지를 못해요. 보통 공항에서 (출국하는데) 2시간이면 되던 것들이 지금 6시간씩 걸리고요. 비행기 스케줄도 정상이 아니에요. 무엇보다 공항에 와서도 공습 경보가 울려서 사람들이 모두 엎드리고 난리가 났어요.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 공습경보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00:45 0:00

기자) 처음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했을 때에는 어디에 계셨습니까?

이후란 씨) 저는 텔아비브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살아요. 그날은 이스라엘 명절이었는데 집에서 처음에는 뉴스를 보고 놀랐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스라엘 어디에 살고 있던지, 어느 지역에 있던지 상관이 없어요. 로켓이 언제 어디로 떨어질지 모르거든요. 어디에 있어도 안전하지 않아요. 지금 뉴스에 나온 것만 1천 500명이 죽었다고 하는데 이스라엘은 작은 나라에요. 그래서 그런 숫자는 상당한 거에요 제가 이스라엘에서 산 지 30년이 됐는데 역사적으로 이런 사건은 처음이었어요. 얼마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잔인하게 당했는지 갓난아기들부터 엄마들까지 전부 사살했고 죽은 사람들이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에요. 이런 적은 없었어요.

기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돌고 있나요?

이후란 씨) 지금 테러리스트들이 사흘 전에만 해도 1천 명 넘게 이스라엘에 들어 왔다고 해요. 막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스라엘 정부가 국민들에게 될 수 있으면 집에서 나오지 말고 대피 시설 안에 있으라고 하고 있거든요. 레바논 헤즈볼라도 같이 합류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많아요. 벌써 레바논 쪽에서 로켓이 날아왔거든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들어가게 되면 이란과 헤즈볼라 조직에서도 이스라엘 쪽으로 더 많은 로켓과 테러리스트를 보낼 거라서 지금 이스라엘 상황이 너무 안 좋아요.

기자) 이스라엘 국민들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텐데요.

이후란 씨) 일단 지금 전기랑 물이랑 가스, 이런 것들이 전부 끊어질 수 있다고 해서 다들 비상이에요. 아시겠지만 가자지구에도 지금 전기도 없고 물도 없고 그러니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똑같이 하려고 한대요. 그래서 지금 사람들이 슈퍼마켓에 가서 물이니 통조림이니 이런 것들을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 치를 한꺼번에 사려고 난리도 아니에요. 지금 마켓에 가면 물건이 하나도 없어요.

기자) 이스라엘에 있는 교민들끼리 구축된 소통 채널이 있는지, 혹은 한국 정부 차원에서 내려온 지침이 있나요?

이후란 씨) 제가 한인 커뮤니티에 속해 있지는 않아서 직접 들은 건 없고요. 대사관에서는 (교민들에게는) 건의만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가능하면 이스라엘에서 나오라고요. 그렇게 제안은 할 수 있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비행기를 주던가 그런 건 없어요. 우리가 스스로 지금 이스라엘을 떠날 수 있으면 떠나는 거에요.

기자) 지금 이스라엘에 가장 필요한 건 무엇입니까?

이후란 씨) 이걸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스라엘 사람들은 ‘생존자’이에요. 역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겨우겨우 나라를 세워서 잘 살아보려고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들 불쌍하고 이스라엘 나쁘다고 하는데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도 물도 주고 돈도 주고 그래요. 병원도 짓고요. 이스라엘 정부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이런 곳에 팔레스타인인들 위해 쓰라고 지원도 하는데 이런 돈을 팔레스타인인들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무기 구입하고 이스라엘 국민들 괴롭히는데 쓰고 있는 거에요. 지금 이스라엘 남자들은 아무 불평없이 사람들 지키려고 싸우고 있습니다. 이런 정신은 어디에도 없을 거에요. 이런 이스라엘을 알아주시고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 30년 째 거주한 한인 이후란 씨로부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 내부 상황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