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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로프 방북으로 북러 더 밀착…노동자 파견 등으로 협력 확대 전망”


19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했다. 사진 = 러시아 외무부 텔레그램 / AP.
19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했다. 사진 = 러시아 외무부 텔레그램 / AP.

미국의 전문가들은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과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무기가 필요한 러시아가 더 밀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러 협력이 노동자 파견 등 경제 부문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상호 이익이 없어지면 협력이 끝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19일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전례없는 수준으로 가까워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t’s pretty clear that North Korea is closer to Russia than ever before. They do have a peace and friendship treaty going back to 1960. I think it was in 1961. I think North Korea is viewing Russia as an ally, and Russia is viewing North Korea is an ally. When I was in meetings with Russia, they would always make it clear to me that North Korea was not an ally of the Russia. I think it’s moved more to an alliance between those two countries.”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과거 회담 때 러시아 당국자들은 항상 북한이 러시아의 동맹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곤 했다”고 회고하며 “지금은 양국이 동맹 쪽으로 보다 가까이 움직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4년여 만에 북러 정상회담이 개최된 데 이어 18일에는5년 5개월 만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북한을 찾았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며 무기 부족을 겪는 러시아와 신종 코로나 사태와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의 밀착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19일 평양 방문을 마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환송을 받으며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
19일 평양 방문을 마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환송을 받으며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19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지난달 13일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역사적 정상회담 뒤 양국 관계가 질적으로 새롭고, 전략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선희 외무상은 연설에서 ‘북러 친선관계’가 “두 나라 정상들의 영도 아래 불패의 전우관계, 백년대계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승화발전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9일 VOA에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들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지지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증거”라고 분석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he ties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include support for each other’s diplomatic, security, and military agendas. His comments during his visit were the latest evidence that Russia is prepared to support North Korea in the same way that North Korea is demonstrating support for Russia’s war against Ukraine.”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러 관계는 서로의 외교적, 안보적, 군사적 의제에 대한 지지를 포함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북러가 고위급 접촉을 정례화하며 양국간 유대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이 협력을 군사 부문에 국한하지 않고 다방면으로 확대하려 할 것으로 전망하며 북한 노동자 파견 문제를 지목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With North Korea badly in need of foreign exchange and the Russians in need of cheap labor, it is possible that the two sides might explore an expansion of their current cooperation in this area. I have seen credible reports that Russia countries continues to rely on North Korean labor, and Pyongyang continues to profit from the funds repatriated by these workers.”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러시아가 여전히 북한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고 북한은 자국 해외 노동자들이 보낸 임금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는 신빙성 있는 보도를 봤다”며 “북한은 외환을, 러시아는 값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양측이 이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9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만수대 언덕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에 꽃을 놓고 있다. 사진 = 러시아 외무부 텔레그램 / AP.
19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만수대 언덕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에 꽃을 놓고 있다. 사진 = 러시아 외무부 텔레그램 / AP.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한으로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군사장비 포탄과 로켓 등이 담긴 컨테이너를 받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그 반대급부로 “북한은 지금 러시아로부터 미사일과 핵 관련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We are seeing it now that Russia is getting military equipment shells and artillery shells and rockets from North Korea. And I think North Korea is getting the missile and nuclear assistance from Russia as we speak. North Korea wants more assistance with their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and certainly they’ve had some failed satellite launches and Russia could certainly provide them with that help which they did in the 1970s and 80s.”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은 더 많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원하고 최근 위성 발사에 실패해 관련 기술에 대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러시아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 했던 것처럼 북한에 이 같은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19일 VOA에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북은 최근 북러 관계의 모멘텀을 지속시키는 것이 분명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Lavrov’s visit certainly sustains the recent momentum in Russia-DPRK relations and is undoubtedly focused on follow through and implementation of the agreements reached last month at the Putin-Kim summit in Vladivostok. A possible Putin visit at a later date is likely also on Lavrov’s agenda.”

아울러 이번 방북은 지난달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들과 후속 조치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라브로프 장관은 방북 당시 북러 간 고위급 인사 교류 전망에 대해 “한 달 전 최고위급 접촉 즉 정상회담이 이루어졌고, 오늘은 고위급 접촉 즉 외무장관 회담이 있었다”며 “이러한 접촉이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해 푸틴 대통령의 평양 답방이 조만간 성사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 강화 요인은 양국이 서로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무기를 지원받아야 하고 북한은 러시아의 경제 및 군사 기술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The driver for this tightening of Moscow-Pyongyang ties is the respective needs of both countries: Moscow’s need for NK surplus munitions for use on the Ukraine front, and Pyongyang’s desire for Russian economic and military technology assistance. It will be critically important for the US, Korea, and other key allies to shape appropriate policy responses."

랩슨 전 대사대리는 이 같은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미국과 한국, 주요 동맹국들은 이에 대한 대응 정책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는 19일 VOA에 최근 밀착 행보에 나선 북러 관계는 순전히 거래적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맥스웰 부대표] “It’s in their mutual interest for the relationship to be strengthened. North Korea and Russia are all aligning against the like-minded democracies. Russia supports North Korea's policies because those policies create problems for the United States and the ROK US alliance. The relationship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is purely transactional.”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과 러시아는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들에 맞서고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의 정책을 지지하는 이유는 북한의 정책이 미국과 미한동맹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미한일 동맹과 다른 북러 관계는 상호 이익이 없어지면 사라진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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