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의 에이브러햄 쿠퍼 의장과 프레드릭 데이비 부의장이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에 우려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는 한국인 선교사들에 대한 지지 입장도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종교 자유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국제종교자유법’ 제정 25주년을 맞아 미국 의사당 부속 건물인 러셀 빌딩에서 쿠퍼 위원장과 데이비 부위원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중국이 억류 중이던 탈북민 수백 명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강제 북송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의 휴고 스와이어 상원의원은 이들 중 상당수가 기독교 신자였다고 밝혔는데요. 쿠퍼 의장님은 어떤 점을 우려하십니까?
쿠퍼 의장) 북한은 개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의심하고 국가를 배신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송환된 불쌍한 사람들은 최악의 인권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아시안게임도 끝났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로 인해 대가를 치르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들 입장에서 ‘골칫거리’들을 넘기고 북한 지도부의 기분을 좋게 만들려는 것이죠. 중국에서 종교 탄압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도 부합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데이비 부의장님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싶으십니까?
데이비 부의장) 중국 정부가 이런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쿠퍼 의장이 지적했듯이 중국은 국제적 압력에만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한 같은 행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북송된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하고 국제사회에 여러분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여러분이 억압과 고문, 처형을 당하도록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기자) 쿠퍼 의장님, 이번 대규모 북송 사태와 관련해 덧붙이실 말이 있으신가요?
쿠퍼 의장)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앞장서서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전 세계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 종교의 자유와 인권에 관한 ‘잠자는 거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천만 명의 기독교인들을 대변하는 560개 단체들의 연합인 세계교회협의회가 있고, 기독교 신앙을 가진 개인들이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기독교 신자들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교회들을 무기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데이비 부의장님, 3명의 한국인 기독교 선교사들이 북한에 억류돼 있습니다.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들이 길게는 10년 동안 북한에 억류돼 있고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죠.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이들의 석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데이비 부의장) 북한은 폐쇄적인 체제입니다. 정부, 통치 철학, 지도자에 대한 한결 같은 믿음과 헌신을 요구합니다. 북한이 폐쇄적인 체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국제종교자유위원회의 임무는 종교적 수감자들이 겪는 곤경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고 ,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과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종교적 수감자들의 상황을 외면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프랭크 울프 양심수 프로그램’을 설립했고 북한에 있는 양심수들도 해당됩니다. 우리의 임무는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이 종교적 수감자들을 옹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이런 노력을 펼칠 것입니다.
기자) 쿠퍼 의장님, 올해는 국제종교자유법이 제정된 지2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미국 정부는 북한을 2001년부터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로 지정해 왔는데요. 국제종교자유법이 제정된 이후 북한의 종교 자유가 개선됐습니까?
쿠퍼 의장)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정반대입니다. 중국은 기독교에 대한 태도를 극적으로 바꿔서 기독교를 탄압하고 교회들을 파괴하고 있죠. 북한도 중국이 종교 단체들을 어떻게 대하는 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북한 지도자들과 중국 지도자들은 종교를 두려워하고 신자들을 두려워합니다. 이들이 신앙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더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올가미를 더욱 단단하게 조였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데이비 부의장님, 국제종교자유법이 제정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북한 내 종교 자유는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앞으로 어떤 부분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까요?
데이비 부의장) 우선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북중 관계를 고려해서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최근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취임했습니다. 우리는 터너 특사와 국무부와 긴밀히 협력해 이러한 문제를 계속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은 폐쇄적인 체제이기 때문에 종교 탄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끈기가 필요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국제사회의 다자간 노력도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25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는 수단과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곳에서도 변화를 봤습니다. 북한의 변화를 볼 때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기자) 데이비 부의장님, 북한의 신앙인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십니까?
데이비 부의장)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고 여러분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여러분의 상황을 계속 제기할 것이며 모든 힘을 동원해 이 사태가 해결되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변화가 있을 때까지 이런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국제종교자유법’ 제정 25주년을 맞아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의 에이브러햄 쿠퍼 위원장과 프레드릭 데이비 부위원장으로부터 북한 내 종교자유 실태와 대응책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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