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자발리아 난민촌을 다시 공습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다음주 핵 군축 회담을 할 예정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법안에 서명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군이 또 가자지구 내 난민촌을 공습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군이 지난달 31일에 이어 어제(1일)도 자발리아 난민촌을 공습했습니다. 자발리아 난민촌은 가자지구 안에 있는 난민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입니다.
진행자) 1일 공습에 대해서 이스라엘 군 쪽에서는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군 측은 전투기들이 하마스의 지휘통제소를 겨냥해 공습을 감행했고, 반군들을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마스는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로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차례 공습으로 발생한 사상자가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하마스 측은 적어도 195명이 사망했고 실종자가 132명, 그리고 부상자는 최소한 777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많은 사람이 사는 자발리아 난민촌을 공습한 것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유엔에서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 군 공습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구테흐스 총장은 인구 밀도가 높은 자발리아 난민촌 공습으로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살해되는 등 가자지구에서 폭력이 급증하는 것에 경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번 공습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말도 유엔에서 나왔군요?
기자) 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자발리아 난민촌을 겨냥한 이스라엘 군 공습으로 발생한 민간인 희생자 수와 파괴 규모를 생각하면, 이번 공습이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무차별 공격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안으로 진입한 뒤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군 측은 언론 브리핑에서 가자 북부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고, 많은 반군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육상과 해상 지원 아래 군이 가자 북부 하마스 방어선을 돌파했고, 이 과정에서 병사 1명이 추가로 전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지상군이 가자에 들어간 뒤에 지금까지 이스라엘 군인 17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투 행위 일시 중단을 다시 촉구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1일 한 기금모금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여기에서 어떤 사람이 바이든 대통령이 휴전을 촉구해야 한다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전투 행위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갇혀 있는 사람들을 빼낼 시간을 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후 백악관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있는 사람들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하마스 측은 240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말처럼 여전히 가자지구의 인도적 구호를 위해 전투 행위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죠?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전면 휴전이 아닌 전투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방문한다는 발표가 나왔는데요.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이번 방문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자위권에 대한 지지, 그리고 민간인 희생 최소화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구호 제공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사상자가 몇 명이나 나왔습니까?
기자) 네.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현재까지 약 9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3만 2천 명이 다쳤다고 2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어제(1일)는 이번 분쟁이 시작된 뒤 처음으로 민간인들이 국경을 통과해 이집트로 들어갔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집트와 하마스, 그리고 이스라엘 사이 합의로 라파 국경을 열어 외국 여권을 가진 사람들과 심각하게 아프거나 다친 사람들이 이집트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진행자) 이날 몇 명이나 이집트로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이집트 정부는 외국인과 이중 국적자 361명, 그리고 병자 76명이 국경을 통과했다고 ‘AFP’ 통신에 전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라파 국경이 열리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집트 관리들은 2일 현재까지 약 340명이 국경을 통과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팔레스타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약 400명이 국경을 넘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외국인과 이중 국적자가 7천 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2일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인은 지금까지 약 80명이 가자지구를 떠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핵 군축 회담이 열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신문이 중국과 미국이 다음 주 월요일 핵 군축 회담을 할 것이라고 1일 보도했는데요. 중국 외교부도 2일 이를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이 회담에 두 나라에서 누가 나가는 건가요?
기자) 네. 미국 측에서는 국무부 고위 관리인 말로리 스튜어트, 그리고 중국 쪽에서는 외교부 선샤오보 군비통제국장이 참여한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 관해서 양국 정부에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아직 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 외교부의 왕원빈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두 나라가 핵무기 통제 협상에 합의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다음 주 중국과 미국은 워싱턴에서 군비통제와 비확산 문제에 관한 국장급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왕 대변인은 또 “합의에 따라 양국이 국제군비통제조약 이행 문제 같은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고 이에 대한 견해를 교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두 나라 사이에 대화를 추진한다는 말이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워싱턴에 와서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 등을 만났는데요. 여기에서 가까운 미래에 일련의 대화를 갖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그간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도 핵 군축 협상에 나오기를 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중국 쪽에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중국에 핵 군축 협상을 요구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중국군이 핵무기 전력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국방부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이 실전 배치한 핵탄두가 500개 이상으로 2030년까지 중국이 핵탄두 1천 개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감안해 미국이 중국에 핵 군축 협상을 바라는 것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자신들보다 훨씬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런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미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 핵무기 가운데 거의 90%를 가지고 있는데요. 미국은 3천 700개 이상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바이든 대통령 사이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핵 군축 회담이 열리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두 정상 간 회담이 성사될 것인지 여부도 눈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만일 시 주석이 여기에 참석하면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가능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 주석이 미국에 온다는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죠?
기자) 네. 행사가 곧 열리는데, 시 주석이 미국 초청을 수락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지난달 31일 중요한 세부 사항들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결국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러시아 하원(국가두마)과 상원을 이미 통과해 푸틴 대통령의 서명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CTBT 비준 철회 의사를 내비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신속히 처리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5일,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국제토론클럽’ 연례 회의에서 러시아의 비준 철회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당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CTBT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러시아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약 2주 만에 러시아 하원에서 비준 철회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고요. 1주일 뒤 상원도 만장일치로 비준 철회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CTBT의 핵심 내용은 뭔가요?
기자) CTBT는 어떠한 형태, 규모, 장소에서도 핵폭발 실험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1996년 9월 유엔 총회에서 약 70개국의 서명으로 채택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직 조약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핵보유국은 모두 이 조약에 서명했는데요. 하지만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 가능성이 있는 44개국이 다 비준해야 한다는 조항을 충족하지 못해 아직까지 발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들이 비준하지 않고 있습니까?
기자) 네. 8개국인데요. 미국과 중국, 이스라엘, 이란, 이집트 등 5개국은 1996년 조약에 서명은 했지만, 아직까지 비준을 못하고 있고요.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은 당초 서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의 경우, 2000년 비준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이를 철회하며 원점으로 회귀했습니다.
진행자) CTBT 비준 철회로 러시아가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죠?
기자) 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서방을 압박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 또는 핵실험 재개를 시사하며 위협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또 최근, 미국과 유일한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이행 중단을 선언하며 서방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우려에 대해 러시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정부는 CTBT 비준을 철회한다 해도,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하지 않는 한 러시아도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달, 러시아는 CTBT를 계속 존중할 것이며, 미국이 먼저 핵실험을 할 경우에만 러시아도 핵실험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CTBT 비준 철회에 대한 서방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CTBT 비준 철회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조처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국제 사회의 군축 노력을 후퇴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 정부는 CTBT 가 발효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면서,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거듭 표명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2일, 러시아에 CTBT의 목적과 목표를 계속 존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참고로 모든 EU 회원국은 CTBT를 비준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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