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 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결이 다른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각각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 사태를 비롯한 주요 국제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중국 국방부가 최근 미국이 공개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강하게 비난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이스라엘의 봉쇄와 연이은 공격으로 가자지구 내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별도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는 어제(24일)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상대방이 추진하는 결의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결의안에 미국은 군사적 행위의 ‘일시 중단(pauses)’을, 반면 러시아는 ‘휴전(ceasefire)’을 촉구하는 내용을 각각 담았습니다.
진행자) 일시 중단과 휴전이 뭐가 다른 겁니까?
기자) 네. 일시 중단은 휴전에 비해 대체로 덜 공식적이고 기간도 짧습니다. 그런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군사 행위 일시 중단을 촉구하는 미국 측 결의안을 지지할 수 없다며, 아랍국들이 지지하는 방안인 휴전을 촉구하는 문구가 담긴 결의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이 각각 추진하는 결의안을 어떻게 설명했나요?
기자) 네. 먼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안보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국 측 결의안이 실질적인 조처를 제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전 세계는 안보리가 신속하고 조건 없는 휴전을 촉구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 결의안에는 정확하게 이런 내용이 없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그 결의안에서 어떤 의미도 볼 수 없고 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러시아는 비슷한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주의적 목적의 휴전뿐 아니라 인질 석방, 인도주의 구호 제공, 민간인의 안전한 대피, 그리고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과 모든 테러 행위를 비난하는 문구가 담긴 결의안이었는데요. 하지만 지난 16일 안보리 표결에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브라질이 제안한 결의안에 대한 표결도 있었죠?
기자) 네. 이 결의안은 인도주의 목적으로 군사 행위를 일시 중단하자는 문구가 들어갔는데요. 역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거부권 행사 이유로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가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 제공을 위한 중재와 인질 석방에 집중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브라질이 제출한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한 뒤에 미국도 지난 주말에 다른 결의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결의안에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지킬 권리가 있고, 또 이란 측에 역내 반군조직들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내용만 들어가서 논란이 됐습니다. 왜냐하면 ‘휴전’이나 군사 행위 ‘일시 중단’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논란이 커지자 미국이 이 초안을 고쳐서 구호 제공을 위해 인도주의적 군사 행위 일시 중단 같은 모든 필요한 조처를 촉구한다는 문구를 넣은 새 결의안을 낸 겁니다.
진행자)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몇 표가 필요한 건가요?
기자) 네. 15개 이사국 가운데 적어도 9표 찬성이 나와야 하고요. 상임이사국 5개 나라 중에 한 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합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즉각 ‘휴전’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24일 이런 요구에 다시 선을 그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즉각 휴전은 현재로서는 정말 하마스에만 이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전날(23일)에도 “우리는 지금이 휴전 시점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어제(24일)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했는데요. 구테흐스 총장 발언을 두고 이스라엘이 강력하게 반발했죠?
기자) 네. 구테흐스 총장이 “하마스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은 지난 56년 동안 숨 막히는 점령 상태에 있었다”고 말한 것이 사단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가 진공 상태에서 나지 않았다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 이런 일이 났다는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장기간 계속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을 원인으로 지적한 겁니다. 이런 발언이 나오자 이스라엘 측에서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회의 석상에서 “사무총장은 어느 세상에 살고 있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이번 사태를 이스라엘의 점령과 연계하는 것을 거부한다면서, 이스라엘은 지난 2005년 철군과 함께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모두 양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스라엘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없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후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대사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올린 글에서 구테흐스 총장의 사임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 내 상황이 악화하자 지난 21일부터 가자지구 안으로 구호물자가 들어가고 있는데요. 24일에도 구호물자가 반입됐습니까?
기자) 네. 24일 밤에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8대가 추가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구호물자 반입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데요. 특히 연료가 다 떨어져가면서 가자지구 내 병원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기를 돌릴 연료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인데요. 영국 `BBC’ 방송의 가자지구 통신원은 가자지구 병원들에서 응급진료를 제외한 모든 진료 행위가 중단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이스라엘 군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사람이 몇 명인가요?
기자) 네.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적어도 6천 500여 명이 숨졌다고 25일 발표했습니다. 특히 지난 24시간 동안 약 750명이 사망했다고 보건 당국은 전했는데요. 반면 이스라엘 측에서는 대략 1천 4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호주 정상이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25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23일부터 26일까지 호주 정∙재계 인사들로 구성된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 중입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에서 어떤 것들이 의제로 다뤄졌습니까?
기자) 현재 양국 간 주요 현안의 하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입니다. 현재 두 나라는 역내에서 중국의 점증하는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분쟁 사태가 특히 비중 있게 다뤄졌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관련해 언급한 주요 내용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앨버니지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중동 상황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을 이해한다면서,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보호하고 테러분자들의 공격에서 스스로를 지킬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하마스는 대다수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거듭해서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 뒤에 숨어서 전 세계를 말할 수 없는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식량, 식수, 의약품 등 인도적 물자 반입을 위한 이집트의 지원을 비롯해 요르단,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최근 중동 평화를 위해 보여준 노력에도 감사를 표했습니다. 아울러 더 많은 구호 물자 공급과 인질 석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앨버니지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또 어떤 현안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두 지도자는 바이오테크놀로지, 양자컴퓨팅, 사이버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우주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또 남중국해 문제와 호주에 대한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공급 문제에 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 미국은 ‘오커스(AUKUS)’ 동맹의 일원인 호주에 2030년대 초까지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을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오커스는 미국, 영국, 호주의 3국 군사협의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문제로 프랑스가 크게 반발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호주는 이에 앞서 프랑스의 재래식 잠수함 도입 계약을 맺었는데요. 미국 핵추진 잠수함을 공급받게 되자 프랑스와의 계약을 취소했습니다. 이에 프랑스 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서방 동맹에 균열음이 생기기도 했는데요. 핵잠수함 제공은 미국의 국방 정책에서 이례적인 일로, 이는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호주의 중국 견제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거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호주는 미국의 대표적인 핵심 동맹국의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25일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성대하게 거행된 앨버니지 총리 도착 환영식에서, 지금만큼 양국의 동맹이 중요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두 나라는 직면한 도전에 맞서 힘든 일, 역사적인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앨버니지 총리가 올해 안에 중국도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일정은 잡혔습니까?
기자) 네. 다음 달 4일부터 7일까지로 일정이 확정됐습니다. 호주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는 건 7년 만의 일인데요. 앨버니지 총리는 중국 방문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호주와 중국은 최근 관계가 썩 좋지 못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교역국으로서 호주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요.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양국 관계는 좋지 못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를 놓고 전임 스콧 모리슨 총리 정부가 중국을 지목하고 국제적인 조사를 촉구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 악화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5월 앨버니지 총리가 취임한 이래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를 결정하는 등 양국 간에 화해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국방부가 최근 ‘2023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이 보고서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군요?
기자) 네. 중국 국방부는 24일 성명을 통해 미 국방부의 이번 보고서가 중국의 안보정책과 군사전략을 왜곡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 성명에서 “우리는 이 보고서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면서 “보고서가 존재하지도 않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과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반발한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이 보고서는 국방정책과 군사 전략들을 포함하는 중국의 국가적 야심을 설명하고, 중국이 앞으로 10년 간 핵 전력을 빠르게 현대화, 다양화하며 확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군의 핵 전력이 급속하게 증강될 것이라는 예측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현재 핵탄두를 500기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는 1천 기 이상을 보유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중국이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을 위해 새로운 고속증식로와 재처리 시설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관련 기술들을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는 중국 군이 보유할 핵탄두 수가 7년 뒤에는 지금의 배가 될 것으로 전망한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해 공개한 보고서에서는 2035년이 되면 중국 군이 1천 5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이 이렇게 핵 전력을 빠르게 강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타이완이나 남중국해를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에서 중국 군이 핵 전력을 확충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 군의 발전은 전쟁 위협 억제와 안보 수호, 그리고 세계 평화 보호에 목적이 있을 뿐 특정 국가나 목표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핵 전력 확충은 원칙적으로 방어 목적으로 하는 거지 공격 목적이 있는 건 아니라는 말인가요?
기자) 네. 이른바 ‘선제공격용’이 아니라는 겁니다. 중국 국방부는 또 성명에서 미국이 전 세계에 군사력 배치를 강화하고 이스라엘 군과 우크라이나 군을 지원하는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우첸 대변인은 “미국은 열화우라늄탄과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지중해에 항모전단을 배치했으며 무기와 탄약을 이스라엘에 제공했다”면서 “이것이 인권 수호자가 해당 지역에 가져다주는 ‘복음’이냐?”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곧 국방 관련 포럼이 열리죠?
기자) 네.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베이징에서 샹산포럼이 열립니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번 행사에 90개 이상의 국가와 기관 대표가 참석한다고 최근 보도했는데요. 미 국방부도 이 행사에 대표단을 보낼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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