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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이스라엘과 인도적 교전 중단 논의"...유엔, 쿠바 금수 해제 촉구 31번째 결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과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과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사태가 확전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지도자는 사태 후 첫 공개 연설에서 이스라엘과의 전면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미국의 쿠바에 대한 금수 조처 해제를 촉구하는 31번째 유엔 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마지막으로 6개월 넘게 내전을 겪고 있는 수단에서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3일 이스라엘을 방문했습니다. 지난달 7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래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요. 이스라엘 총리실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 X에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이날(3일)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 등과 회동한 후,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며, 미국 정부는 이번 분쟁에서 제2, 제3의 전선이 열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미국은 그 누구의 공격이든 이를 억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에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적 공존 구상인 ‘2국가 해법’이 역내 안보를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의 주요 발언 내용, 또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을 지지하며 10월 7일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10월 7일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날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한 요구는 이스라엘이 용납하기 어렵다면서, 그것은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계속 통치하면서 이스라엘인들은 물론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지속적인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다시 가자지구를 관할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휴전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 정부 당국자들과 회담에서 인도적 교전 중단이 주요 의제의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도적 지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느 정도 기간 휴전을 사용할지, 인질 석방과는 어떻게 연계할지 등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있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실질적인 해결책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인질들이 풀려나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 것이며,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 쪽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 후 성명을 내고, 인질 석방 전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인질들의 귀환을 포함하지 않는 일시적 휴전은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제사회의 전면 휴전 요구를 거부했던 네타냐후 총리는 2일에도 “우리는 진격하고 있으며 그 어떤 것도 우릴 막을 수 없다”며 하마스를 궤멸시키겠다는 뜻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지도자가 공개 연설을 했군요?

기자) 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가 이번 사태 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3일 공개 연설에서 “모든 선택지가 고려 대상”이라면서 이스라엘과 전면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또,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거나 선제 군사작전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자신들의 존재를 위협하는 역사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가 발생한 뒤에 헤즈볼라도 레바논 쪽에서 이스라엘과 공방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양측이 자주 포격이나 공습을 주고받고 있는데요. ‘AFP’ 통신 집계로는 지금까지 레바논 쪽에서 약 71명, 이스라엘 쪽에서 9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가자지구 내 가장 큰 도시인 가자시티가 완전하게 포위됐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군은 가자시티를 완전히 포위했다고 2일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가자시티가 하마스 테러조직의 중심이라고 설명하는데요.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군 참모총장은
“군이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복잡한 구역에서 싸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니얼 하가리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병사들은 필요하면 공습과 포격을 요청하며 반군들과 싸우고 있다”면서 “그들은 하마스 전투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공병 장비로 하마스 기반시설을 파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이 시작되면서 이스라엘 군 쪽에서도 전사자가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지금까지 이스라엘 군인 23명이 사망했습니다. 한편 하마스 군사조직인 카삼여단은 대원들이 가자 내 몇몇 구역에서 이스라엘 군과 싸우고 있고, 가자 북서부 베이트 라히아에서 이스라엘 군 4명을 사살했다고 3일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또 자체 제작한 대전차 로켓으로 몇몇 이스라엘 군 탱크를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이집트 라파 국경이 열리면서 민간인들이 가자지구를 빠져나가고 있는데요. 2일에도 탈출 행렬이 이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집트와 하마스, 그리고 이스라엘 사이 합의로 외국인이나 이중국적자, 심하게 다치거나 아픈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들어가고 있는데요. 2일에는 외국 여권 소지자 약 400명, 그리고 팔레스타인 부상자 60명이 라파 국경을 건너 가자지구를 떠났습니다. 1일과 2일 이틀 동안 외국인 약 700명 이상이 라파 국경을 통과했는데요. 오늘(3일)도 국경이 열렸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에서 일하던 가자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죠?

기자) 네.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나와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에서 일하던 노동자 약 7천 명을 모두 돌려보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이 가자와의 모든 접촉을 끊고 있다며 가자지구에서 온 노동자들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로 3일까지 가자지구에서 몇 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까?

기자) 네. 현지 보건 당국 집계로는 9천 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 쪽에서는 1천400명이 숨졌는데요. 여기에 하마스가 인질 242명을 붙잡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 2021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미국의 경제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21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미국의 경제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2일 유엔에서 쿠바 관련 결의안이 채택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유엔총회에서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대쿠바 경제 봉쇄 조처를 비난하고 이를 해제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이날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찬성 187, 반대 2, 기권 1, 그리고 세 나라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결의안에 반대한 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이었고요. 소말리아와 베네수엘라, 그리고 몰도바가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참고로 현재 유엔 회원국은 모두 193개국입니다.

진행자) 쿠바에 대한 경제 봉쇄를 풀라는 유엔총회 결의안은 그동안 수십 차례 나왔었죠?

기자) 네. 지난 1992년에 처음 제출됐고요. 올해까지 모두 31번 연속으로 나왔습니다. 미국은 지난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공산정권이 쿠바에 들어서고, 카스트로 정권이 미국 시민과 기업 자산을 국유화하자 1960년에 무역 금지 등 쿠바에 대한 경제 봉쇄 조처를 부가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봉쇄 조처로 쿠바는 장기간 어려움을 겪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 봉쇄 관련 미국 정부 법률과 규정 탓에 쿠바 정부가 금융 거래를 하거나 물자와 서비스를 확보하기가 아주 까다롭습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2일 유엔총회 발언에서 쿠바가 2022년 한 해에만 약 50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쿠바 정부는 장기간 계속되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개혁 조처를 도입하기도 했었죠?

기자) 네. 쿠바 정부는 민간기업을 허용하는 등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9월 소규모 기업 설립이 허용된 이래 쿠바 안에서는 8천 개 이상 회사가 세워지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경제 봉쇄 등 근본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고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쿠바 경제는 1959년 공산정권이 들어선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결의안에 대해 두 나라에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날 표결 전 발언에서 “경제 봉쇄로 쿠바인들은 식량과 의약품, 그리고 기술 장비나 의료 장비를 확보할 수 없다”면서 “이는 집단학살과 평화 기간 경제전쟁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쪽에서는 이날 어떤 발언이 나왔나요?

기자) 네.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의 폴 폴름스비 차석대사는 결의안 표결 뒤 “미국은 경제 봉쇄 조처를 고수할 것”이라며 “이는 쿠바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증진하기 위한 미국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유엔이 2일 채택한 결의안은 강제성이 없는 거죠?

기자) 네.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다만, 미국의 대쿠바 경제 봉쇄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단에서 콜레라와 뎅기열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게다레프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수단에서 콜레라와 뎅기열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게다레프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금 반년 넘게 내전을 벌이고 있는 아프리카 나라 수단에서 질병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월부터 수단에서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보건 체계가 붕괴되면서 질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살던 터전을 강제로 떠나야 하는 사람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 간에 계속되는 무력 충돌로 수많은 실향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수단은 이미 양측의 이번 충돌 전에도 국내 실향민이 300만 명 이상 있었는데요. 이번 사태로 460만 명의 새로운 국내 실향민이 더 생겼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질병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콜레라, 홍역, 뎅기열, 말라리아 등이 여러 주에서 돌고 있습니다. 수단 정부는 지난 9월에 게다레프, 하르툼, 남쿠르두판주에 콜레라 발병을 선언했고요. 다른 일부 주에서는 의심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WHO는 지난주 기준, 1천960여 건의 콜레라 의심 사례와 30건의 확진 사례를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콜레라는 대표적인 수인성 질병, 그러니까 오염된 물 같은 게 원인인 전염병이죠?

기자) 맞습니다. WHO 수단 지부, 니마 사에드 아비드 대표는 나쁜 수질 상태와 위생 문제 등으로 앞으로 더 많은 주에서 더 많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WHO는 올 연말까지 310만 명 이상 콜레라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게다가 지금 많은 수단 사람이 영양실조 상태인 것도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아비드 대표는 이런 질병들이 영양실조와 결합할 경우, 더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수단의 영양실조 실태를 다룬 통계 같은 것도 있습니까?

기자) 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전 세계 식량 안보와 영양 공급 상태 등을 분류한 ‘통합식품안보단계분류(IPC)’ 최신 자료에 따르면, 수단 전체 인구의 약 40%, 즉 2천 만 명 넘는 사람들이 지금 배고픔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특히 어린이와 임산부 460만 명이 영양부족 상태고요. 5세 미만 어린이 340만 명은 급성 영양부족, 70만 명은 죽음에도 이를 수 있는 급성 영양실조로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현재 수단 보건 체계는 이런 상황을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환자들은 늘고 있는데 이들을 수용할 의료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WHO는 특히 충돌 지역에 있는 수단 의료 시설 70~80%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주민들도 집을 떠나 이동해야 하는 현실, 의약품 부족 등으로 보건 의료 접근이 계속 제한받고 있다고 WHO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충돌 와중에 의료 시설이 피해를 받은 적도 있습니까?

기자) 네. WHO는 지금까지 보건 시설이나 의료 종사자들을 겨냥한 공격이 60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34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38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벌써 6개월 넘게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는데, 휴전 이야기는 나오지 않나요?

기자)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은 그동안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중재로 몇 차례 평화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간헐적으로 단기 휴전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요. 지난달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평화 회담을 재개해 기대를 낳았는데요. 하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사무부총장은 오직 평화만이 수단에서 계속되고 있는 인도적 비극을 막을 수 있다며 조속한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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