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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미 기업인 만찬서 "친구될 준비"...이스라엘 대통령 '가자 재점령' 시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만찬에서 미국 주요 기업인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만찬에서 미국 주요 기업인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이 미국의 친구와 협력자가 될 수 있고, 두 나라 사이 협력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 주석을 다시 독재자로 불렀습니다. 이스라엘 대통령이 가자지구 재점령을 시사하는 말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국 정부가 대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불법 이주민 르완다 이주 정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어제(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이 끝나고 미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연설했군요?

기자) 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날(15일) 시진핑 주석이 참석한 만찬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 행사에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 등 약 400명이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이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 연설에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시 주석은 먼저 중국이 미국의 협력자와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고, 상호 협력의 여지가 매우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세계는 중국과 미국이 함께 일하기를 필요로 하며, 중국을 위협으로 간주하거나, 중국을 겨냥해 제로섬 게임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참고로 제로섬 게임은 참가자가 각각 선택하는 행동이 무엇이든 참가자의 이득과 손실의 총합이 제로가 되는 게임을 말합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중국이 미국의 친구가 될 수 있고, 세계에 위협이 아니라고 강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또 “세계 지형이 어떻게 변하든, 중국과 미국의 평화적 공존이라는 역사적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청중들에게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 연설이 미국과의 평화적 공존을 강조했지만, 그간 국제사회는 중국이 세계 초강대국으로서 패권을 추구한다고 우려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15일) 연설에서도 그런 우려를 의식한 듯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시 주석은 “어떤 발전 단계에 달했어도, 중국은 절대 헤게모니나 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뜻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영향권을 추구하지 않으며 누구와도 냉전이나 열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동안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 부문에서도 상당한 마찰이 있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나요?

기자) 아닙니다.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의 상업적 관계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었습니다. 대신 시 주석은 연설에서 미국 시민들을 많이 언급했는데요. 특히 그는 “나는 중국이 미국인들, 특히 펜타닐에 중독돼 고통받는 젊은이들에 깊이 공감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이 연설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언급했는데요.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펜타닐 생산을 단속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연설한 행사에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했다고 했는데요. 누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애플의 팀 쿡,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투자회사 블랙록의 로랜스 핑크, 반도체 회사인 브로드컴의 호크 탄, 투자회사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그리고 제약회사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참석 비용이 1 인당 2천 달러에 달해서,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 주석이 이날(15일) 연설에서 미국에서 인기 있는 판다를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이 대미 우호 관계의 상징으로 희귀종 곰인 판다를 미국에 임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 있던 판다 3마리가 중국에 반환됐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15일 연설에서 중국이 새로운 판다를 미국에 보낼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중국 판다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현재 미국에 남아있는 판다는 모두 4마리입니다.

진행자) 이날(15일) 시 주석 연설에 앞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이 비교적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끝났는데요. 그런데 회담이 끝나고 다른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또 독재자라고 호칭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이 끝나고 혼자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이 독재자라는 견해를 여전히 갖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이 물음에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이 우리와는 완전하게 다른 정부 형태에 근거한 공산주의 국가를 통치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그는 독재자”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에도 시진핑 주석을 독재자라로 부른 바 있었죠?

기자) 네. 지난 6월에 있었던 한 기금모금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독재자로 불렀는데요. 그러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또 독재자란 표현이 나온 건데요. 혹시 중국 정부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번에도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성명은 매우 잘못된 것이며 무책임한 정치적 조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APEC 회의에 참석 중인 중국 대표단 쪽에서는 해당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끝내고 이제 APEC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죠?

기자) 네. 두 정상은 16일 APEC 회의에 참석해 개별, 그리고 전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데요. 이번 APEC 회의는 내일(17일) 끝납니다.

이스라엘군 장병들이 가자지구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16일 공개된 사진.
이스라엘군 장병들이 가자지구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16일 공개된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대통령이 가자지구 재점령을 시사하는 말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회견한 내용이 16일 공개됐는데요. 헤르조그 대통령은 이 회견에서 이번 전쟁이 끝나고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다시 득세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까운 미래에 가자지구에서 “매우 강력한 힘”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강력한 힘”을 가자지구에서 유지한다는 구절이 재점령을 시사하는 말로 들리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먼저 “우리가 철수하면 누가 가자지구를 이어받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자를 진공상태로 둘 수 없고, 어떤 메커니즘이 돼야 할지 생각해야 하며, 많은 아이디어가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헤르조그 대통령 지적처럼 이번 분쟁이 끝나고 난 뒤에 가자지구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말이 이미 나오고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사태가 끝나고 가자지구가 하마스가 통치하던 이전 상태를 다시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후 가자지구에서 중요한 정치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편 헤르조그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어느 누구도 가자가 다시 테러 기지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앞서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모든 안보 책임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언제 가자지구를 점령했었나요?

기자) 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그리고 가자지구를 점령했는데요. 이후 지난 2005년에 가자에서 전면 철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다시 점령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재점령이 큰 실수도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요. 어제(15일) 이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두 국가 해법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유일한 해결책이며 가자 점령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는 점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주지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두 국가 해법이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세워 분쟁을 해결하자는 방안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어제(15일)에 이어 오늘(16일)도 가자시티에 있는 알시파 병원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영국 BBC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16일 알시파 병원에 다시 진입해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이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15일 병원에 진입했다가 이날 저녁에 일단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스라엘군 측은 15일 작전 중에 알시파 병원 안에서 하마스의 작전 센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 쪽에서는 작전 센터를 찾았다는 이스라엘군 발표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군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알시파 병원이 터널로 연결돼 있고, 하마스 대원 수백 명이 병원에 숨어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어제(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전투 중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구호 제공에 필요한 날들을 충분하게 확보하기 위해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사이 긴급하고 확대된 인도적 전투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이날 안보리에서 채택됐습니다. 이번 결의안은 말타가 초안을 잡았는데요.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13개 나라가 찬성하고, 미국과 영국, 러시아가 기권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관련 결의안 채택이 여러 차례 무산됐죠?

기자) 네. 이번이 다섯 번째 결의안이었습니다. 앞서 결의안에 ‘전면 휴전’이냐, 아니면 ‘전투 일시 중단’이란 문구를 넣느냐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의안 채택이 4번이나 실패했는데요. 결국 ‘인도적 전투 중지’를 촉구한 결의안이 채택된 겁니다. 한편 이번 안보리 결의안은 전투 중지 외에도 하마스가 잡고 있는 인질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도 촉구했습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자료사진)
리시 수낙 영국 총리(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불법 이주민 르완다 이주 정책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대법원은 15일, 르완다로 불법 이주민들을 보내려는 정부 정책이 불법이라는 항소법원 판결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이 계획을 반드시 부활시켜, 내년 봄에는 첫 번째 이송 비행기를 띄우겠다고 다짐하고 있어서요. 앞으로 논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불법 이주민 르완다 이주 정책이 어떤 건지 잠깐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지금 영국은 최근 몇 년 새 작은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불법으로 건너와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걷잡을 수 없이 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러자 영국 정부는 아프리카 르완다 정부와 협의해 난민 신청자 포함 이들 불법 입국자를 르완다로 보내기로 했는데요. 이 계획은 당초, 보리스 존슨 전 정부에서 처음 추진된 겁니다.

진행자) 르완다가 이주민들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영국과 르완다는 지난해, 5년짜리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1억4천만 파운드(미화 1억8천만 달러)를 르완다에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 돈은 이미 전달됐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르완다로 가는 이들의 여행 경비와 정착금 등으로 1인당 1만2천 파운드(1만4천900달러)가 들 예정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사법부의 제동이 걸린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야권과 인권 단체는 물론 국제 사회로부터 비윤리적이라는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그리고 일부 망명 신청자가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이 소송이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간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법원도 항소심 결정을 인정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대법관 5명은 이날(15일) 만장일치로 지난 6월에 나온 항소법원의 판결을 인정했습니다. 항소법원은 르완다는 안전한 제3국이 아니기 때문에 난민 신청자들을 보내는 정부 계획은 위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에 앞서 지난해 12월 1심에서는 정부 계획이 합법이라는 판결이 나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르완다가 안전한 제3국이 아니라는 건 어떤 배경에서 나온 이야기죠?

기자) 인권 운동가들은 르완다 정부가 이들이 도착한 후에 본국으로 추방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르완다 간에 체결된 합의문에는 해당 사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에는 이들을 태운 첫 비행기가 출발하려다가 유럽인권재판소의 개입으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영국 정부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이날(15일) 대법원 판결이 나온 후 기자회견을 열고, 르완다와 협약을 새로 체결해서 이 계획을 되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르완다로 이송된 이들이 추방되지 않도록 법적 보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내무장관도 16일, 정부의 단호한 실행 의지를 강조하며, 내년 총선 전에 반드시 불법 이주민들을 태운 르완다행 비행기가 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주민의 르완다 이주는 수낙 총리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수낙 총리는 전임 존슨 총리의 정책을 이어받아 이를 추진해왔는데요. 현재 보수당 내에서는 수낙 총리가 이 계획을 살려내지 않으면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동당 등 영국 야권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이 계획을 취소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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