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핵시설의 실험용 경수로에서 시운전 정황이 포착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밝혔습니다. 5MW원자로와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도 계속 가동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진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2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계속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Increased levels of activity have been observed at, and near, the LWR, and since mid-October 2023, a strong water outflow has been observed from the LWR cooling system. These observations are consistent with the commissioning of the LWR.”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 이사회 모두 발언에서 “10월 중순 이후 실험용 경수로의 냉각 시스템에서 상당한 양의 물이 배출되는 것이 관찰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관찰된 내용들은 실험용 경수로의 시운전(commissioning)과 일치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영변의 5MW원자로는 지난9월과 10월 초에 3~4주 동안 가동이 중단됐지만 지금은 가동 징후가 포착되고 있고, 원심 분리기 농축 시설과 부속 시설도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 5MW(e) reactor was shut down for three to four weeks during September and early-October 2023, however there are now indications of operation. There are also indications of ongoing operation of the reported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and its annex.”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서는 “새로운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I repeat the obvious, the continuation of the DPRK’s nuclear programme is a clear violation of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is deeply regrettable. I call upon the DPRK to comply ful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cooperate promptly with the Agency in the full and effective implementation of its NPT Safeguards Agreement and to resolve all outstanding issues, especially those that have arisen during the absence of Agency inspectors from the country. The Agency continues to maintain its enhanced readiness to play its essential role in verifying the DPRK’s nuclear programme.”
그러면서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와 신속히 협력하며, 특히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북한에 없었던 동안 발생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검증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강화된 준비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일방적으로NPT 탈퇴를 선언하고, 2009년 IAEA의 안전조치 활동을 거부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북한 핵시설에 대한 현장 검증이 중단된 상태로, IAEA는 위성사진과 공개된 정보 등을 토대로 북한 내 핵 활동을 간접적으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9월 2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총회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 등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지난달 2일 ‘조선중앙통신’에 게시한 원자력공업성 대변인 담화에서 1994년 IAEA를 탈퇴한 사실을 언급하며 IAEA는 “우리 국가의 주권 행사에 대하여 가타부타할 아무러한 자격이나 명분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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