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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퍼로티 전 사령관 “9.19 무력화로 DMZ 긴장 가능성 커져”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CSIS 온라인 대담에 참여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CSIS 온라인 대담에 참여했다.

북한의 9.19 남북군사합의 사실상 파기와 이에 대한 한국의 상응 조치가 긴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전망했습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북한이 더 공격적으로 행동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30일 9.19 군사합의를 둘러싼 최근 남북의 움직임들이 “합의 발효 이후 보지 못한 수준의 긴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육군대장으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유엔사사령관을 지낸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온라인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 “What I think we're going to see is, the North Koreans have already put in 10 posts, they brought in recoilless rifles, which is a heavier weapon, et cetera, they're beginning to guard within the DMZ again. South Korea has said, they're planning to put forces back up on the DMZ again, and so you know, we're going close proximity. And I think there's a greater possibility that there could be some tensions there.”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북한은 이미 감시초소를 복원했고 무반동총 같은 중화기를 배치했으며 비무장지대 내 경계를 다시 서기 시작했고, 한국도 비무장지대 내 병력 재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측간 거리가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며 “그 곳에 어느 정도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9.19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따라 한국의 정찰∙감시 역량이 떨어졌을 것”이라면서도 비무장지대 주변에 배치했던 북한의 중화기를 뒤로 물리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9.19 군사합의 이전에는 DMZ와 북방한계선(NLL) 주변에서 작은 교전들이 종종 일어났고 그 교전들은 아주 쉽게 더 큰 일로 번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9.19 군사합의 이후 한국군도 DMZ에서 더 물러난 곳에 병력을 배치하고 대신 DMZ에는 조기경보 용으로 센서와 전자장비를 배치했다며 이러한 태세 전환이 한국에 실질적인 이점을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상황에 대한 반응을 균형 있게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21일 한국 정부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따른 대응조치로 9.19 군사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켰고, 이에 북한은 23일 사실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27일 북한 군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파괴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병력과 장비를 다시 투입하고 감시소를 설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군 감시장비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27일 북한 군 조치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한국 군 GP 재가동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현재 국제정세로 인해 북한이 더 공격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 사령관을 지낸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분쟁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 “The war has created an atmosphere where China and Russia has grown closer together, North Korea has benefited from that as well. I think that North Korea probably senses that they have greater latitude to be more aggressive. In other words, they're now in a position where they can focus more on advancement aggressively on their own timeline, instead of worrying about whether or not they need to reduce tensions or manage tensions.”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전쟁으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가 더 가까워지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북한도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북한은 아마도 자신들이 더 공격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졌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제 긴장 완화나 관리에 대해 걱정할 필요없이 자신들의 일정에 맞춰 (무기 개발을) 공격적으로 진전시키는데 더 집중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비록 낡았지만 대규모 재래식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러시아와도 관련 협의를 할 수 있다며 “그들이 준비태세에 대해 무엇을 배울 지가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북한의 공격적인 무기 진전 수준에 대해 상당히 우려해야 한다며, 북한은 과거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치명적인 미사일과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위성을 쏘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한동맹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 열린 미한 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고,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한일 정상회의를 개최한 사실을 상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양국이 계속해서 진전을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 “We need to make sure that we're acting with a sense of urgency on what we agreed to, in the Washington declaration. I really applaud that declaration. But it requires a lot of action, in order to increase, you know, the deterrent effect and to make sure it's effective and increase the readiness of the alliance itself.”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내용을 긴박감을 가지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며 “그 선언을 높이 평가하지만 실제로 억지 효과를 높이고 효력을 확인하며 동맹의 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미한 동맹간 지휘통제부간 통신과 데이터 전송을 개선하고, 한국의 방공과 미사일 방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한일 3국 군사협력과 관련해서는 “통신과 정보 교환, 데이터 교환을 통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3국을 방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CSIS온라인 대담에 참여한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 수미 테리 전 NSC 보좌관,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CSIS온라인 대담에 참여한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 수미 테리 전 NSC 보좌관,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제공 우려”

한편 이날 토론에 참석한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러시아가 북한에 정찰위성 기술을 지원했다면 “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지원은 미국에 정책적인 딜레마를 제기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대북, 대러 추가 제재를 통해 협력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며, 북한이 러시아 군사 기술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대북 제재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과의 협력과 관련해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 논의에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차 석좌] “I don't get a clear sense from the administration, in conversations that I've had post APEC summit whether any progress was made on this. There was a moderate progress made on mill-mill, on fentanyl on AI working group but nothing on North Korea. I haven't heard anything on North Korea yet. That seems to be the only play here when it comes to trying to sever this technology tie.”

차 석좌는 “APEC정상회담 이후 바이든 정부와 내가 나눈 대화에서 북한 문제에 진전이 있었다는 신호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미중 군사협력, 펜타닐, 인공지능(AI)에 대한 진전이 조금 있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차 석좌는 “북러 기술 협력을 끊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과의 협력 뿐인 것 같다”면서도 중국의 호응 여부는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수미 테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이날 토론에서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매우 우려되는 발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테리 전 보좌관] “I think that's also very concerning development, because they are going to they have enhanced cooperation, right? They're going to provide signals intelligence, sources, analysis, sensitive technology, and all of that, which will only help North Korea accelerate is development of more capable operational satellite in the future as well as the missile program.”

테리 전 보좌관은 “그들이 협력을 강화해 러시아가 북한에 신호 정보, 정보 원천, 분석, 민감한 기술 등을 제공할 것이고, 이 모든 것이 북한의 위성과 미사일 프로그램 고도화를 가속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완전히 무너졌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어떤 종류의 징벌적 조치도 지지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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