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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사일 방어 강화, 동맹 억지력에 기여…미한일 방어망 통합이 최선”


한국이 개발한 천궁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자료사진)
한국이 개발한 천궁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자료사진)

한국의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가 동맹의 전반적인 억지력 제고에 기여한다고 군사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다만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는 미한일 통합 방어체계 구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문제는 동맹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So again, I think it's important to look at this as an alliance from an alliance perspective and so you know South Korea building up its missile defense capabilities is part of building up its conventional capabilities that bolsters the overall alliance deterrence against North Korea.”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의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는 재래식 능력 강화의 일부로써 전체적인 동맹의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초소형 정찰위성과 요격 미사일을 포함한 한국형 3축 체계(킬 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대량 응징 및 보복·KMPR) 강화 등을 위해 내년부터 5년간 약 2천 660억 달러(349조원)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국방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2028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방부는 한국형 3축 체계 능력 확보에 최우선적으로 국방비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이 구축하는 독자적 미사일 방어체계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방어할 충분한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복잡한 문제”라면서 “미한 동맹은 북한을 억제할 충분한 능력이 있으며, 여기에는 한국과 미국의 재래식 (방어) 능력과 안전장치로써 미국의 핵 억제력이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미한 동맹은 북한에 대해 재래식 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핵 우위도 분명히 있다”면서 “이것은 여전히 매우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전반적인 동맹 억지력에 기여한다”고 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it's a pretty complicated issue. I think the alliance is very capable of deterring North Korea and that includes the South Korea's conventional capabilities, those of the United States. You know, backstop by the US nuclear deterrent.
If you take all of that together, I think that the alliance has conventional superiority over North Korea. It obviously has nuclear superiority over North Korea. And so you know, that continues to be a very robust and credible deterrent. Well, it you know, by building up its capabilities, South Korea contributes to this overall alliance deterrence.”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반도에서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은 미한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군 주둔 등 강력한 미한 동맹 때문이라면서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문제 역시 동맹의 역량 강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에 편입되길 거부해 왔습니다.

한국은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중국의 압력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MD) 체계 편입, 미한일 군사 동맹을 하지 않는 이른바 ‘3불 정책’을 택했고, 이후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미국의 MD 체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독자적 미사일 방어체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난 3월 한국에서 실시된 '자유의 방패' 미한연합훈련에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동원됐다.
지난 3월 한국에서 실시된 '자유의 방패' 미한연합훈련에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동원됐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물론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재래식 미사일에 매우 유용하지만 핵 무장 미사일에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며 “성공률이 높고 요격률이 높더라도 핵무기의 일부만 통과해도 그 피해가 엄청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개발 중인 미사일 방어체계는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And of course, they're very useful against conventionally armed missiles. But they're not very useful against nuclear armed missiles, because even if there's a high rate of success, high rate of intercept, if only a small percentage of nuclear weapons get through, then of course the damage is devastating. So the missile defense system that South Korea is developing is primarily intended to counter conventionally armed short range missiles from North Korea, not nuclear armed missiles.”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단거리 로켓과 미사일에 매우 효과적인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Iron Dome)’ 시스템도 압도당할 수 있다”면서 “이런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재래식 무기의 로켓이나 미사일에 대해서는 피해를 제한하는 측면에서 유용하지만 핵무장 미사일에 대해서는 실패율이 낮다고 해도 방어가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별로 유용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사일 방어체계에 투자하는 것은 현명하다고 생각하지만 미사일 방어체계가 달성할 수 있는 것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South Korea's smart to invest in missile defense system, but I think it's important to be realistic about what the missile defense system can achieve.”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완벽한 미사일 방어는 없다”며, 미사일 방어를 하더라도 북한이 한국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위험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북한이 핵 위협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이 모든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면 과거에 비해 훨씬 더 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No missile defense is ever perfect, so even with the missile defense, there's some risk that the opponent will be able to cause damage to your country. But the with North Korea threatening to exponentially increase its nuclear threat, this gives South Korea a considerably greater capability than it's had in the past.
Once it's gone through and built all these systems.”

한국이 중국의 압력뿐 아니라 방위산업 때문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편입되기보다 독자적 방어체계를 개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독자적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노력은) 한국이 특히 미사일 방어에 대해 걱정하는 유럽 국가들에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할 능력을 갖게 했다”며 “그래서 한국은 10~20년 전에 주요 군수품 수출국이 되기로 결정하고 폴란드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제는 미사일 방어체계도 수출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But also to give South Korea the ability to have a product that they could sell, especially to the European countries who are also worried about missile defense. So South Korea is so 10~20 years ago, decided that it wanted to become a major military exporter and they just had great success with Poland. Now I think they're trying to work to a position where they can also export missile defenses so that that is a big deal too.”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한국이 독자적으로 탱크와 대포, 심지어 전투기까지 개발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자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다른 국가들에 판매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미한일 3국이 통합된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미한일 3국이 통합된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분명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이미 조기 경보 측면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Well, I think that would clearly be the most efficient and effective way to do it, you know, and that's already starting to happen on the early warning side.”

미한일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비해 3국 미사일 경보 정보를 연내에 실시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 방어를 극대화하려면 독자적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되 미국, 일본 시스템과 철저하게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능력을 가진 시스템들을 통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와 그 이후 회담이 북한 미사일에 대한 실시간 정보 공유와 서로 다른 미사일들을 통합해 함께 작동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같은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3국이 통합 시스템을 운영하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훨씬 더 쉽게 탐지·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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