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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ICBM, 미 전역 타격 가능…재진입·고체연료 역량에 주력”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전역을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시험 발사를 통해선 대기권 재진입 역량과 고체 연료 기술을 진전시켰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안준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1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현재 미국 본토 대부분을 사정권에 둘 능력을 갖춘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 “North Korea almost certainly has the ability to range much of North America at this point. North Korea is experimenting with angles to find the optimum range and launch profiles, taking missile defense envelopes into consideration, but we should no longer consider North Korea to be unable to target North America.”

“북한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고려해 최적의 사거리와 발사 윤곽을 찾기 위해 다양한 각도로 시험하고 있지만, 더 이상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없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는 진단입니다.

북한은 18일 올해 들어서만 5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습니다. 비행거리는 약 1천km, 최고 고도는 약 6천km를 넘는 것으로 보여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 1만2천~1만5천km를 비행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아직 북한의 ICBM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피터스 연구원은 북한 ICBM의 신뢰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은 아주 높은 수준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번 발사를 통해 “발사 또는 대기권 재진입 시 탄두가 파손되지 않는 신뢰도와 정밀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계획된 궤도를 따라 더 정밀하게 비행할수록 탑재된 탄두의 치명도는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 “Biggest improvements it can make on these launches are to continue to improve reliability (such that it does not break up during launch or re-entry) and precision. The more precise it can be along it’s planned trajectory, the more lethal any associated warheads may be.”

피터스 연구원은 “북한이 ICBM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연구해야 할 부분은 목표물에 대한 정확한 탄두 운반 능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의 ICBM이 발사된 뒤 우주공간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탄두가 고열로 폭발하지 않으면서도 정밀도를 잃지 않고 탄두를 회전시키는 능력, 그리고 요격을 피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이번 발사를 통해 고체 연료 기반 ICBM의 신뢰성을 확보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지난 두 번의 발사는 고체 연료 시스템이었고, 고체 연료 시스템이 액체 연료 시스템보다 군사적 관점에서 훨씬 낫기 때문에 북한에는 매우 중요한 성과”라면서 “북한에 가장 중요한 기술적 문제는 신뢰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last two launches were solid fuel systems. So that's a very important achievement for North Korea because the solid fuel systems are much better from a military standpoint than the liquid fueled systems.
So for North Korea, the two most important technical questions are reliability.”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2월(화성-15형), 3월(화성-17형), 4월(화성-18형), 7월(화성-18형)에 이어 18일 다섯 번째 ICBM을 발사했습니다.

이 가운데 4월과 7월 두 차례 발사는 고체 연료 기반 ICBM이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의 ICBM 기술 완성을 위한 또 하나의 요건으로 ‘재진입 기술’을 꼽으며 북한은 이를 위해 ICBM 시험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두 번째로 큰 기술적 문제는 재진입체로, 탄두가 핵탄두일 경우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열과 진동을 견뎌낼지가 관건”이라며 “북한은 신뢰할 만한 운반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ICBM 시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second big technical question is the reentry vehicle. Whether the warhead, if it's a nuclear warhead, can survive the heat and vibration of returning back into the US atmosphere.
So I think North Korea probably will continue to conduct ICBM tests in order to demonstrate that it has a reliable delivery system.”

전문가들은 고체 연료 기반의 ICBM이 액체 연료 기반 ICBM보다 군사적으로 이점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고체 연료 미사일이 저렴하고 구조가 단순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신속히 발사할 수 있어 탐지가 어렵다는 점 외에도 “고체 연료 미사일은 액체 연료 미사일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라며 “액체 연료 미사일과 달리 실수로 폭발할 가능성이 적고 연료를 탑재한 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 “Solid-fuel missiles are much, much more stable than liquid fuel. They are less likely to explode accidentally and can be fueled for extended periods, unlike liquid fueled missiles. All these reasons, plus the ones you list, show the superiority of solid fuel missiles.”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액체 연료 시스템의 경우 일반적으로 미사일 발사 직전 액체 연료를 채워야 하는 반면, 고체 연료 미사일은 연료를 미사일 안에 항상 장전해 놓을 수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장점”이라며 “따라서 고체 연료 미사일은 훨씬 더 짧은 시간에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운반과 이동이 더 쉽다”면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모든 나라들이 액체 연료에서 고체 연료로 바꾸려고 하는 이유는 고체 연료가 군사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most important advantage is that a solid fuel missile has the fuel loaded into the missile at all times, whereas for a liquid fuel system, normally they missile has to be filled with the liquid fuel before it can be launched. So a solid fuel missile can be launched in a much shorter period of time. And also it's much easier to transport that North Korea missiles or transported on large trailers and a solid fuel system is generally speaking smaller, easier to move around because it doesn't require as much support vehicles carrying the fuel. So for all of the countries that have long range ballistic missiles, all of them have tried to go from liquid to solid fuel because solid fuel has military advantages.”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반면 이번 ICBM 발사가 기술적 목적보다는 정치적 목적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북한의 ICBM 발사를 “ICBM 정치”라며 “(기술적, 군사적 목적보다) 정치적 효과를 노리고 미사일을 그렇게 많이 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What's happening now though, is what I would call North Korean ICBM politics. I think North Korean is launching so many missiles more for political impact.”

과거 4~5년 전만 해도 북한은 미사일 시스템당 한두 발의 미사일만 시험 발사했고, 미사일 시험 발사에 돈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개발 중인 미사일 시험만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고위 탈북민과의 대화에서도 확인됐다는 설명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번 ICBM 발사는 과거 발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뭔가 새로운 것을 알아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내부에서 (경제난 등) 많은 실패를 겪으면서 “그가 성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가 ICBM이었다”며 “그래서 김정은은 내부적으로 매우 강력하다는 평판을 강화할 뭔가가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ICBM 개발을 강행하는 궁극적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 본토 타격 위협을 고조시켜 한국 등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평가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다는 위험을 높여 미국을 동북아에서 분리하고, 유사시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북한의 명백한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 본토도 공격받을 수 있다는 위협을 통해 미국의 핵우산을 작동 불능화하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입니다.

[피터스 연구원] “The goal is obviously to decouple the United States from North East Asia by raising the risk that it can target the U.S. homeland, and hopefully therefore convince the Americans not to use nuclear weapons against North Korea in time of conflict.”

베넷 선임연구원도 “대외적으로 김정은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미국 본토를 위협함으로써 미한 동맹을 깨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결과는 북한의 의도와는 정반대가 됐다”며 “미국은 오히려 아시아에서의 방위와 안보 태세를 강화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는 전력을 증강하고 군사훈련을 늘리며 정보 공유와 훈련 협력을 강화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위협을 가할수록 미한일이 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이 협력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result has been exactly the opposite. Because of North Korea's nuclear and missile testing and threats to the ROK and Japan, the US has actually strengthened its defense and security posture in Asia, so increase the forces that are dedicated to defensive the ROK and Japan increased military exercises, increased sharing of intelligence and cooperation on exercises.
So from North Korea standpoint, the more that it poses a threat, the more the US ROK and Japan have worked together to counter that threat.”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비호 아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불법적인 ICBM 발사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를 통해 제재를 가하려는 미국의 어떤 노력도 막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내년 4월 한국 총선을 겨냥해 미국의 확장 억지력과 미한 동맹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ICBM 발사를 수 차례 더 감행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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