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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국 저가반도체 공급 실태 조사...체코 총격 수십명 사상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백악관에서 국내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백악관에서 국내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저가 반도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합니다. 중국은 희토류 관련 기술 수출 금지에 나섰습니다. 체코 수도 프라하에 있는 대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정부가 내년도 방위비 예산을 560억 달러 규모로 책정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반도체 관련 조사에 착수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정부가 중국산 반도체에 따른 국가 안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반도체 공급망과 국방 산업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미 상무부는 21일 성명에서, 조사는 1월부터 시작하며, 이는 “중국이 제기하는 국가 안보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무부 발표 내용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은 성명에서 “지난 몇 년동안 우리는 중국이 자국 기업들의 ‘범용 반도체(legacy semiconductor chip)’ 생산을 확대하고, 미국 기업들이 경쟁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하는 우려스러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징후를 봐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는 “우리의 다음 행동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범용 반도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범용 반도체란, 다양한 기기에 공히 사용되는 반도체를 말합니다. 전기밥솥, 세탁기, 에어컨 등 간단한 가전제품에도 쓰일 수 있고요. 다시 말해 여기저기 쓸 수 있는데, 단 초고성능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조사하는 겁니까?

기자) 미국 기업들이 범용 반도체를 어디서, 어떻게 조달하고, 사용하고 있는지 들어다보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자동차, 항공우주, 방산 등 1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상무부 당국자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 기업들의 중국산 범용 반도체 의존도를 파악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상무부 당국자는 일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경쟁사를 제치기 위해 저렴한 가격을 매기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중국이 철강, 태양광에 이어 범용 반도체 산업까지 장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레이몬도 상무장관도 지난 8월, 중국이 세계 시장에 저가 범용 반도체를 덤핑 판매할 경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반도체 산업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들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외국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상무부는 밝혔습니다. 상무부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반도체 제조 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30%~45% 정도 높을 수 있다면서, 따라서 국내 반도체 생산 촉진을 위해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레이몬도 상무장관은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다음 행동을 예고했는데요. 예상할 수 있는 조처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상무부 당국자는 레이몬도 장관의 ‘다음 행동’에는 관세를 비롯한 무역 수단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상무부는 조사 내용을 기업들을 위한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결정에도 참고할 예정입니다. 상무부는 또 투자세액공제 등의 조처를 통해 미국 기업들의 중국산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반도체 제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현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일단의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도 검토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같은 날(21일) 이른바 ‘잠정 수출 통제’ 명단에 중국 기업 13곳을 올렸습니다. 해당 중국 기업들은 중국 장쑤성 PNC 시스템, 광저우 신웨이 교통 등인데요. 상무부는 이들 기업을 ‘미검증 명단(unverified list)’에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이 명단에 들어간 기업들은 미국 기업으로부터 기술이나 제품을 받으려면 추가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미검증 명단’은 ‘수출 통제(entity list)’ 전 단계라고 할 수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검증 명단은 미국이 민감한 상품과 기술이 잘못된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도구의 하나인데요. 충분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출 통제 명단에 들어가게 돼 제재를 받게 됩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미국의 조처에 강력히 반대하고 중국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도 성명에서, 미국이 경제와 무역 문제를 정치화,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특정 중국 기업들에 대해 차별적이고 불공정한 관행을 채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도 반격에 나섰군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같은 날(21일), 희토류 가공기술 수출 금지 조처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등 각종 첨단제품 제조에 쓰이는 핵심 광물인데요.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이날 발표한 ‘중국 수출금지∙제한기술 목록’ 개정판에서, 정제, 가공, 활용 관련 4개 기술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고요. 가공, 정제 산업 세계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합니다.

21일 총기 난사가 발생한 체코 프라하 카렐대학교 내 추모장소에 다음날(22일) 방문객들이 초를 놓고 있다.
21일 총기 난사가 발생한 체코 프라하 카렐대학교 내 추모장소에 다음날(22일) 방문객들이 초를 놓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유럽으로 가봅니다. 체코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군요?

기자) 체코 수도 프라하에 있는 카렐대학교(카를로바대학교)에서 21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지금까지 적어도 14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했습니다.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는 사건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총격범의 신원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프라하 경찰 당국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총격범은 24세 다비트 코자크로, 카렐대 재학생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또 이 총격범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일부 매체는 총격범이 역사와 유럽학을 전공하고 폴란드 역사 석사 과정 중에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범행을 저지른 동기나 배경 같은 건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경찰 당국은 국제 테러 및 국내 테러와의 연관성은 배제하고, 현재로서는 코자크가 단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다비트 코자크’라는 이름으로 개설돼 있는 텔레그램에 러시아어로 대량 살상을 다짐하는 일련의 글을 올라와 있다고 밝히고,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텔레그램에 올린 글이 러시아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텔레그램에 올린 메시지는 모두 러시아어로 작성됐고요. 속어까지 매우 능숙한 거의 원어민 수준으로 보인다고 하는데요. 만약 총격범과 텔레그램 작성자가 동일인이라면, 중앙 보헤미아주 작은 마을에서 자란 체코 사람이 어떻게 이런 언어를 습득했을지 분명하지 않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텔레그램에 올린 글은 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총기 난사 사흘 전에 작성된 한 메시지에는 “나는 세상이 싫고 가능한 많은 고통을 남기고 싶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또 “학교에 가서 행동을 할 것이며, 그리고 자살할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또 “나는 언젠가 미치광이가 될 것”이라고 하는 등 정신적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사건이 발생한 카렐대학교는 체코의 명문대학이라고 하죠?

기자) 네. 카렐대, 카를로바대학교라고도 하는데요. 1300년대 설립된 국립대학으로서 유럽에서는 유서 깊은 대학의 하나기도 합니다. 프라하의 대표적인 명소 가운데 하나인 ‘카를교’에서 수백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얀팔라흐 광장에 있어 관광객들에게도 친근한 학교라고 합니다.

진행자) 체코에서도 이런 총기 난사 사건이 자주 있습니까?

기자) 미국처럼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몇 년 꼴에 한 번씩 발생하는 편입니다. 지난 2019년에도 한 40대 남성이 병원에서 총기를 난사해 6명이 사망했고요. 2015년에도 한 남성이 식당에서 총을 난사해 8명을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체코는 총기 소지 규정이 엄격한 편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자유로운 편이라고 합니다. 총기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건강 검진과 무기 숙련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요. 하지만 범죄 기록은 제출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해 기준, 체코 정부에 등록된 총기는 100만 정에 달합니다.

진행자) 체코 정부는 이번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체코 정부는 비상 대책회의를 열고 23일을 ‘국가애도의 날’로 선포하기로 했습니다. 이날은 국기를 반으로 게양하고, 1분 동안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 시간을 갖게 됩니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총격 사건 희생자들의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했습니다. 한편 미 백악관은 21일, 체코 총기 난사사건을 규탄하고 미국은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스 방어체계를 장착한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묘코와 콩고함 (자료사진)
이지스 방어체계를 장착한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묘코와 콩고함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일본 정부가 내년도 방위비 예산을 책정했군요?

기자) 일본 정부가 22일, 7천940억 달러 규모의 ‘2024 회계연도 국가 예산안’을 승인했는데요. 이 가운데 내년도 방위비는 560억 달러로 책정했습니다. 참고로 일본은 한 회계연도를 매년 4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로 삼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본 정부가 방위비를 계속 늘리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도 방위비 예산도 올해보다 16% 증가한 것입니다. 만일 이 예산안이 내년 3월 정기국회에서 통과하면 또다시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비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12년 연속 방위비를 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방위비 증액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새로운 안보 전략과 맥을 같이 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1년 전, 5개년 군사력 증강 계획을 채택했습니다. 이 새로운 안보 전략에 따라 일본은 유사시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연간 방위비 지출을 680억 달러로 늘리고, 2027년까지는 3천억 달러의 방위비를 지출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군사비 지출국이 되겠다는 전략입니다.

진행자) 내년도 방위비 예산은 어떻게 편성됐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우선 내년 일본 방위 예산의 핵심은 방공망을 강화하기 위한 ‘스탠드오프(standoff)’ 미사일의 조기 배치입니다. 스탠드오프 미사일은 상대의 위협 범위 밖에서 타격할 수 있는 장사정 순항미사일인데요. 일본 정부는 특히 중국과 타이완 간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일본 남서부 섬을 보호하기 위해 스탠드오프 미사일 조기 배치를 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차세대 장거리 미사일 개발뿐만 아니라 12형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미사일 등에도 51억5천만 달러가 책정됐습니다. 일본은 또 사거리 3천km의 극초음속 유도미사일 개발에도 5억6천2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일본 방위성 관리들은 내년 방위비 예산은 대량 구매와 장기 계약 등을 아우르고 있어 엔화 약세와 가격 인상 등의 영향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주로 미국 등 외국에서 무기를 들여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와 관련해 이번 방위비에는 취약한 일본의 방산 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약 6억3천300만 달러의 보조금도 책정됐습니다. 이 밖에 일본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87억 8천만 달러를 편성했는데요. 여기에는 2027~2028년 배치를 위해 26억 2천만 달러를 들여 이지스함 2척을 건조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일부 무기는 당초 목표보다 배치를 앞당기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앞서 키하라 미노루 방위상은 이달 초, 토마호크 미사일과 12형 순항미사일 일부 배치를 당초 목표보다 1년 앞당겨 2026년 3월 말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 관리들은 이는 일본이 전후 시대 가장 심각한 안보 환경에 직면한 데 따른 것으로, 이에 따라 미국과 호주, 영국, 여러 우호국들과 공동 작전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일본이 아시아태평양 역내 평화와 안보 수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일본의 방위비 증액에 지지를 표해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 1월 백악관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일본의 역사적인 방위비 지출과 새 국가안보 전략을 기반으로 양국의 군사 동맹이 현대화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도 이날(22일) 소셜미디어 ‘X’에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이매뉴얼 대사는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이매뉴엘 대사는 일본 정부의 안보 개혁 범위와 규모, 속도가 전례 없이 크고 빠르다고 평가하고, 역사적인 일이라고 환영했습니다. 더불어 이는 일본의 공동 억제 약속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안팎에서는 일본의 이른바 평화헌법 9조에 반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평화헌법의 골자는 이른바 ‘전수방위’ 즉 공격받을 때만 군사력을 행사하며 그 범위를 최소한으로 한다는 내용인데요. 비판가들은 일본의 방위력 증강 움직임이 자위권 범위를 넘어선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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