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의 인질 오인 사살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전투를 중단하라는 외부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콩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인 지미 라이 씨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 관련 소식인데요. 영국과 독일, 그리고 프랑스가 가자지구 내 휴전을 촉구했군요?
기자) 네. 세 나라 외무장관이 17일 가자지구 내 전투를 중단하라고 이스라엘 측에 촉구했습니다. 제임스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과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17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올린 합동 기고문에서 가자지구에서의 ‘지속 가능한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두 장관은 기고문에서 “군 작전이 팔레스타인인들과의 평화적 공존을 파괴한다면 이스라엘이 이 전쟁에 이길 수 없다”면서 “우리 목표는 단지 오늘 전투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며칠과 몇 년, 몇 세대 동안 지속하는 평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들과 별도로 휴전을 언급했군요?
기자) 네. 카트린 콜로나 외무장관이 17일 이스라엘을 방문했는데요. 그는 이곳에서 인질을 더 많이 석방하고, 가자지구에 더 많은 구호를 제공하며, 정치적 해법의 시작으로 나아가기 위한 ‘즉각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세 나라는 휴전을 촉구했는데, 튀르키예 쪽에서는 이스라엘 공격을 막아달라고 미국 쪽에 요청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17일 통화하면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이스라엘 쪽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독일, 영국, 프랑스와 튀르키예가 전투 중단을 다시 촉구하도록 한 계기가 된 사건들이 지난 주말에 있었죠?
기자) 네. 먼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오인 사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15일 가자 북부 가자시티 인근에서 하마스와의 시가전에 참여했던 이스라엘군 병사가 백기를 막대기에 꽂고 나타난 남성 3명을 사살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사살된 남성들이 하마스에 잡혀 있던 20대 남성 인질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큰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항복한다는 뜻을 보이는 백기를 들고 나섰다는데, 왜 인질들을 사살한 겁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군 설명으로는 한 병사가 인질들이 수십 m 앞에 나타나자, 이들을 테러분자로 생각해 총을 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살된 인질들이 탈출한 것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다는데요. 이스라엘군 측은 이번 사건이 ‘교전 규칙 위반’이라면서 어떻게 된 일인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질 사살 소식이 알려지자, 이스라엘 안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16일 수천 명이 모여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와 새로 인질 협상을 시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인질 사망이 나라 전체를 상심하게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마스를 제거하고 모든 인질을 귀환시킬 때까지 가자지구 내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에 잡혀 있는 인질이 아직 몇 명이나 남아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측에서는 대략 129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이스라엘을 비난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군 저격수가 가자지구 내 한 성당에 있던 모녀를 사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들이 폭격당하거나 총에 맞고 있는데, 이번에는 테러분자들도 없고, 가족과 아이들, 장애를 가진 병자들과 수녀들만 있던 성당 구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테러리즘 전술을 쓴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에 대해서 이스라엘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교황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자지구 내 사건에 대해서 테러리즘이라는 용어를 쓴 건 한 달도 안 돼 벌써 두 번째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스틴 장관이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날 예정인데요. 이번 방문에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도 함께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측에 가자지구 내 작전 방식을 바꾸라고 요구하는데요. 그래서 이번 오스틴 장관 방문이 더 눈길을 끌고 있죠?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 정부 수뇌부를 만나 이 작전 방식 변경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스틴 장관은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군 사령관을 역임한 경력이 있어서 이런 방식 작전에 아주 익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14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기존 고강도 소탕전에서 하마스 잔당을 겨냥한 저강도 정밀 작전으로의 전환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씨에 대한 재판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홍콩 내 반중 매체였던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 씨에 대한 재판이 18일 진행됐습니다. 라이 씨는 국가보안법 아래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 진행되던 지난 2020년 8월에 체포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라이 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뭡니까?
기자) 네. 그는 외부 세력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협했고, 다른 사람들과 공모해 선동적인 출판물을 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홍콩에서 외부 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기소된 건 라이 씨가 처음인데요. 유죄가 나오면 종신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라이 씨는 이 혐의 외에도 지난 2019년에 있었던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진행된 행진들을 조직하고 참여한 것을 포함해 다른 5개 사건에서 이미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라이 씨는 그동안 이런 혐의들을 모두 부인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 씨 변호인인 로버트 팡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의뢰인에게 적용된 혐의가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선동 혐의는 범죄 혐의가 발생한 뒤 6개월 이내에 기소해야 하는데, 검찰이 그렇게 하지 못 했기 때문에 라이 씨에 대한 혐의를 기각해야 한다고 팡 변호사는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기소를 시한 안에 못했기 때문에 혐의를 기각해야 한다는 말이군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라이 씨 변호인단은 영국 BBC 방송에 라이 씨가 공정한 심리를 받을 권리를 거부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가 영국인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을 중국 정부가 금지했고, 홍콩 지도자가 직접 고른 판사 3명이 라이 씨 재판을 맡고 있다고 변호인단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라이 씨의 빈과일보는 이미 폐간됐죠?
기자) 네. 지난 2021년에 홍콩 당국이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두 번이나 압수수색을 하고 230만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압수하면서 강제로 문을 닫았습니다. 빈과일보는 지난 1995년에 라이 씨가 창간했는데요. 베이징 정부에 상당히 비판적이었고요. 한때는 중국과 홍콩 관리들을 국제사회가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영국과 미국은 라이 씨 기소에 대해서 계속 우려를 나타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두 나라는 중국과 영국 이중국적자인 라이 씨를 석방하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성명을 내고 “라이 씨에 대한 정치적 동기를 가진 기소에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홍콩 당국은 저명한 출판인인 라이 씨가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평화롭게 행사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면서 “라이 씨에 대한 기소를 중단하고 즉각 그를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라이 씨 재판에 대해서 미국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라이 씨 기소를 비난하고 홍콩과 중국 당국에 언론자유를 존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라이 씨와 자신들 권리를 지키려다 수감된 다른 모든 사람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영국 정부 성명에 대해서 중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영국의 이중잣대를 비난하며 라이 씨를 반중국 세력의 심부름꾼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영국 발언은 법치주의 정신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며 노골적인 정치공작에 해당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집트 대통령 선거 결과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이집트 대선 결과,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이 승리했습니다. 개표 결과, 엘시시 대통령이 약 90%(89.6%) 득표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이집트 선거청(NEA)은 투표율이 사상 최고인 67%를 기록했다고 18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득표율이 약 90%라면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대부분이 엘시시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2위가 4.5%, 3위가 4%, 그리고 4위가 2% 미만을 득표하는 데 그쳤습니다. 사실 이런 결과는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야권 후보들이 선거운동 기간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엘시시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이제 몇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겁니까?
기자) 네. 엘시시 대통령이 내년 4월에 6년 임기의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합니다. 이집트 헌법에 따라 엘시시 대통령에게는 세 번째 임기가 마지막입니다.
진행자) 엘시시 대통령은 쿠데타를 통해 집권했죠?
기자) 네. 엘시시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었던 지난 2013년 쿠데타를 주도해 당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정부를 무너뜨렸습니다. 무슬림형제단 출신이었던 무르시 대통령은 전해인 2012년 이집트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적 방식으로 뽑혔던 대통령이었습니다.
진행자) 쿠데타가 나고 이듬해 엘시시 대통령이 당선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4년 대선에서 처음 당선됐고요. 4년 뒤인 2018년에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인 2019년에 국민투표로 헌법을 고쳐서 엘시시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하고, 그가 3선에 나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엘시시 대통령이 그간 이집트를 통치하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엘시시 대통령이 지난 2011년에 민중봉기로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때보다 이집트를 더 권위주의적 체제로 만들었다고 지적합니다. 인권 단체들은 엘시시 대통령이 정적들이나 활동가들, 그리고 언론의 입을 막았고, 그의 보안 기관들은 자의적인 고문과 고문을 자행했다고 비난해 왔습니다.
진행자) 특히 쿠데타가 난 뒤에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기반이었던 무슬림형제단을 가혹하게 탄압당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법원이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 수백 명에게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대선을 앞두고는 이집트의 안정을 위협하는 사람을 모두 가혹하게 다룰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엘시시 대통령이 3선에는 성공했지만,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고요?
기자) 네. 이집트 경제가 지금 많이 어렵습니다. 이집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 가운데 3분의 1이 가난하게 사는데요. 이런 와중에 물가상승률이 연율로 30%가 넘고, 지난 22개월 동안 이집트 파운드화가 달러화 대비 가치가 반이나 줄었습니다.
진행자)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고 통화 가치가 불안정하다면 경제가 위기 상태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특히 젊은 세대를 위한 좋은 일자리가 없고 정부 빚 부담이 커지는 데다, 군이 불투명하게 국가경제자산을 장악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엘시시 대통령은 대규모 토목 사업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는데요. 과연 세 번째 임기에서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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