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내 상선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혐의에 대한 심리를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후티 반군의 홍해 내 상선 공격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했군요?
기자) 네. 유엔 안보리는 10일 후티 반군 측에 홍해에서 상선 공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초안을 잡은 이 결의안은 표결에서 15개 이사국 가운데 11개 나라가 찬성하고 4개 나라가 기권했는데요. 기권한 나라는 러시아, 중국, 알제리, 모잠비크입니다.
진행자) 결의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결의안은 먼저 후티가 화물선 갤럭시 리더와 선원들을 공격하고 나포한 2023년 11월 19일 이후 적어도 20여 차례 상선을 공격한 것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후티는 국제 상업을 방해하고 지역 평화와 안보뿐 아니라 항해 권리와 자유를 훼손하는 모든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공격하면서 많은 해운업체가 대안 마련에 부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후티 공격으로 홍해 운항이 위험해지자 선박들을 아프리카 남단으로 우회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운송 기간이 늘어나고 운송비도 크게 오르면서 해운업체들에 많은 부담이 됐습니다. 후틴 반군 측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한다는 의미에서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는 상선들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결의안 표결이 있기 전날(9일)에도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대규모 공격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후티 반군이 상선들을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을 쏘면서 지금까지 가장 규모가 큰 공격을 감행했는데요. 홍해에 배치된 미국과 영국 해군 함정들이 이를 모두 막아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결의안 표결 전에 러시아가 수정안을 제안했는데, 채택되지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세 차례 수정안을 냈지만 표결을 통과하지 못해 최종 결의안에 반영되지는 못했습니다. 러시아는 특히 세 번째 수정안에서 현재 홍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의 근원이 가자지구 사태라는 점을 결의안에 반영하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최종 채택된 결의안은 홍해 상황의 원인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결의안은 역내 긴장을 불러온 분쟁을 포함해 현 상황의 근원을 해결하라고만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분쟁을 언급하는 수정안을 냈던 러시아 쪽에서 결의안이 통과되고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러시아 측은 후틴 반군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이 구성한 다국적 함대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러시아가 현 홍해 상황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이 과거 많은 경우에 그랬던 것처럼 무력을 통한 일방적 해결책을 선호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미국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러시아가 마지막 순간에 악의적으로 수정안을 제안했다”며 “그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또 “이번 사태 원인으로 팔레스타인 분쟁을 잘못 언급한 수정안은 앞으로 후티를 더 대담하게 하고, 안보리에서 이와 같은 국제법 위반을 합법화하는 위험한 선례를 만들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날(10일) 채택된 결의안에 상선 공격 중단 외에 또 어떤 내용이 들어갔나요?
기자) 네. 이란과 가까운 후티 반군에 대한 무기 제공을 규탄했습니다. 결의안은 후티 반군에 대한 유엔의 무기 금수 조처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이 이 조처에 따른 의무를 지켜야 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예멘 내전에서 싸우는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란은 유엔의 무기 금수 조처를 위반하는 재정과 물자 지원을 통해 후티가 해당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을 오랫동안 조장해 왔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또 “우리는 홍해 내 상선 공격 작전 계획에 이란이 깊숙하게 관여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관해 후티 반군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나요?
기자) 네. 후티 최고혁명위원회 수장인 모하메드 알리 알후티는 11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올린 글에서 안보리 결의안은 정치적 게임이라며,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미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예멘 무장세력은 합법적 방어의 틀 안에서 행동한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직면하는 모든 것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된 심리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팔레스타인이 통치하는 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Genocide: 집단학살)’ 혐의로 제소했는데요. 이 제소에 대한 예비심리가 11일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제노사이드’, 즉 ‘집단학살’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습니까?
기자) 네. 국제법에서 제노사이드는 국가나 민족, 인종, 종교 집단을 완전하게, 또는 부분적으로 파괴할 의도에서 한 가지 이상의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남아공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ICJ에 제소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남아공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행위가 팔레스타인 민족 가운데 상당 부분을 파괴하기 위한 의도가 있기 때문에 성격상 집단학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아공 정부 변호인인 아딜라 하심은 ICJ에 “남아공은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의 정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제노사이드에 대한 제네바협약 제2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스라엘 행위는 제노사이드로 추론할 수 있는 체계적인 행동패턴을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남아공이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고 제소한 건 이스라엘 군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기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현지 보건 당국은 지난해 공격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 안에서 2만 3천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공격으로 이렇게 대규모 사상자가 나온 것을 두고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있는데요. 이들 나라 가운데 특별하게 남아공이 ICJ에 이스라엘을 제소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남아공 집권세력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을 지지해 왔습니다. 남아공은 지난 1994년까지 소수 백인이 다수인 흑인을 장기간 차별한 역사가 있습니다. 이를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라고 하는데요. 남아공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정책을 자신들이 겪었던 아파르트헤이트로 간주해 그간 팔레스타인에 온정적인 자세를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남아공의 ICJ 제소에 이스라엘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이스라엘은 남아공 주장을 강력하게 거부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제노사이드를 저지른 것은 우리가 아니라 하마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또 “하마스는 할 수 있었다면 우리 모두를 살해했을 것”이라면서 “반대로 이스라엘 방위군은 할 수 있는 한 도덕적으로 행동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동맹국인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한 자리에서 ICJ 제소가 ‘가치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하마스나 헤즈볼라, 후티 등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집단이 계속 이스라엘 파괴와 유대인 절멸을 촉구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ICJ 제소는 분통 터지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남아공 제소에 따라 ICJ가 심리를 시작하기는 했는데, 앞으로 나올 ICJ 판결이 구속력이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원칙적으로는 ICJ 협약에 서명했으면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는데요. 남아공과 이스라엘은 모두 이 협약에 서명한 나라들입니다. 남아공은 ICJ 측에 먼저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이스라엘 측에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ICJ가 실제로 이런 명령을 내려도 이스라엘이 이를 무시하고 따르지 않을 것이 확실합니다.
진행자) ICJ 심리 결과가 언제 나올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일단 가자지구 공격 중단 요청에 대한 결정은 빨리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는가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업계가 꽤 선전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중국이 해외에 수출한 자동차는 410만 대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것이라고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가 11일 밝혔는데요. 협회는 그러면서,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 어느 정도죠?
기자) 네. 아직 1년 치는 다 나오지 않았는데요.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 동안 360만 대를 수출했습니다. 그러니까 12월 한 달 동안 적어도 50만 대 이상은 팔아야, 자동차 수출 1위국의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됩니다. 최종 수출 통계는 이달 31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중국 자동차 산업이 어느새 일본을 넘볼 만큼 성장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2년 100만 대 자동차 수출을 달성했는데요. 여기까지 오는 데 55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2021년 200만 대를 돌파한 데 이어, 불과 2년 만에 400만 대 넘게 수출하면서,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이렇게 급증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의 경제가 침체하기 시작하자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여기에 최근 유럽 등지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전기차 생산을 확대한 것도 수출 시장을 넓히는 데 주효했습니다. 또한 지금 2년째 접어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국의 자동차 수출에 도움이 됐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과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중국산 자동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까지 자동차, 트럭, 버스 등을 포함해 84만 대를 러시아에 수출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중국의 자동차 수출 확대에, 전기차 부문도 큰 몫을 차지했다고 하셨는데요. 그런데 중국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수년간 정부 보조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이는 공정 무역 위반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고요. 유럽연합(EU)은 지난해 9월, 중국 정부가 전기차 업체에 제공하는 보조금 실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중국 국내 시장의 자동차 판매 규모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기자) 네. 작년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총 2천190만대로 집계됐습니다. 중국의 국내 자동차 판매는 지난 2017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당시 판매량은 2천400만 대였습니다.
진행자) 중국 국내에서 전기차 수요는 어느 정도나 될까요?
기자) 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전기차에 대한 내역을 따로 제공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중국승용차협회(CPC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내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은 24%였습니다. 이는 2021년 12%와 비교할 때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한편 중국승용차협회는 향후 중국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해외 판매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현재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유럽을 비롯해 호주, 동남아시아 등지로 수출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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