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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탈북 과정 그린 다큐 ‘비욘드 유토피아’ 상영… “북한 인권 침해 침묵 안 돼”


국무부 청사에서 19일 자유를 향한 탈북민들의 필사의 탈출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가 상영됐다.
국무부 청사에서 19일 자유를 향한 탈북민들의 필사의 탈출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가 상영됐다.

자유를 향한 탈북민들의 필사의 탈출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가 미 국무부 청사에서 상영됐습니다. 국무부 고위 관리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19일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제96회 아카데미(오스카상) 다큐멘터리 장편영화 부문 예비 후보로 선정된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이 영화는 북한 주민 3대가 함께 중국, 베트남, 라오스,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하는 이야기와 북한의 아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려다 실패해 아들이 수용소에 수감된 한 어머니의 애끊는 사연을 담았습니다.

미국 독립영화계의 저명한 감독인 매들린 개빈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받았고, 시드니영화제 최우수 국제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받았습니다.

국무부 우즈라 제야 민간 안보·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무부 우즈라 제야 민간 안보·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무부 우즈라 제야 민간 안보·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은 개회사에서 “2024년은 역사적인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북한 정권이 저지른 끔찍한 인권 침해와 학대 기록을 전 세계에 폭로한 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반인도 범죄가 저질러졌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사이 10년 동안 북한의 인권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면서 “이 문제에 세계의 관심을 계속 집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야 차관은 또 “북한 인권 상황은 현대사에서 가장 장기적인 인권 위기 중 하나로 남아있다”며 “오늘 우리가 영화를 보기 위해 한 곳에 모인 것은 북한에서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3대까지 수용소에 보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정은 정권은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며 “올 들어 불과 몇 주 만에 바로 그 정권이 (위협적인) 수사와 긴장을 고조시키며 역내 안정을 시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바로 그 정권이 국민의 복지에 투자하는 대신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탄도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야 차관은 “그러나 미국의 우리는 아무것도 않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다”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야 차관] “But we in the United States cannot sit by and do nothing. We must act to improve the lives of North Koreans because they deserve better. (중략) So we in the United States continue to call upon Kim Jong UN and the DPRK regime to respect the human rights of North Koreans, to allow North Koreans freedom of movement, freedom of expression, freedom of peaceful assembly, freedom of association, and freedom of religion and belief. We call upon the DPRK to come to the negotiation table where we are prepared to open a conversation about human rights and fundamental freedoms.”

제야 차관은 “미국은 김정은과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주민들의 이동과 표현, 평화적 집회와 결사, 종교와 신념의 자유를 허용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는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이런 인권 유린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계속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이 영화는 여러분과 내가 매일 누리는 자유를 위해 탈북민들이 겪어야 하는 힘든 여정을 훌륭하게 담아냈다”며 “이런 영화가 드디어 관심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를 통해 일반 대중들이 북한 주민들의 곤경과 고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터너 특사] “This film does an amazing job of capturing the difficult journey that North Korean refugees have to take in order to benefit from the same freedoms that you and I have every day. And so I'm glad to see a film like this finally getting the attention. That will help hopefully galvanize more support from the general public to better understand the plight of North Koreans and the suffering of the North Korean people and will hopefully inject some new energy around the conversation focused on North Korean human rights.”

화상으로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국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지난해 10월 9일 중국에서 탈북민 600여명이 강제 북송된 사건을 언급하며 강제 북송된 탈북민 가운데는 특히 중국에서 낳은 자녀와 헤어진 여성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대사는 “여성 탈북민들은 중국에서 태어난 자녀와 헤어지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자식들은 엄마와 헤어지는 아픔을 겪는다”며 “이런 상황은 가족 분리를 금지하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이 대사]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expressed deep concern over the reported forced repatriation over 600 individuals, mainly women. (중략) Female defectors also endure the additional trauma of being separated from their China born children who in turn suffered the pain of being apart from their mothers. This situation is a clear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s prohibiting family separation.”

이 대사는 국제사회가 이미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의 안전을 옹호하는 캠페인을 벌여야 하며, 중국이 더 이상의 강제 북송을 하지 못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의 위기에 집중된 가운데 북한 인권 문제가 잊힌 위기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9일 '비욘드 유토피아' 상영회에서 영화 상영 뒤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탈북민 김두현 씨, 북한 인권 단체 LiNK의 송하나 대표, 수미 테리 전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왼쪽부터) 등이 청중들과 대담하고 있다.
19일 '비욘드 유토피아' 상영회에서 영화 상영 뒤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탈북민 김두현 씨, 북한 인권 단체 LiNK의 송하나 대표, 수미 테리 전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왼쪽부터) 등이 청중들과 대담하고 있다.

영화 상영 후 터너 특사는 자신의 임무 중 하나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높이는 것이라며 “이 영화는 북한 내부 상황과 수용소 시스템뿐 아니라 선전과 검열, 학대에 대한 묘사를 매우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영화는 탈북민들의 곤경과 압록강을 건넌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며 “그들의 여정은 훨씬 더 길고, 서울이나 미국 등 어디든 도착한 뒤에 세뇌를 극복하는 것조차도 길고 힘든 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터너 특사] “I think one of the components of my mandate as the special envoy is to help increase international awareness surrounding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And this film does a great job of capturing not only the internal situation and the description of the camp system, in the description of the propaganda and the censorship and the abuses in such a graphic and real way. But it also talks about the plight of North Korean refugees and how just crossing the Yalu River isn't the end of it. Their journey is much longer, and even that overcoming the indoctrination once they get to Seoul or to the United States or wherever they land that journey to freedom is a long one and a hard one.”

대담에 참석한 탈북민 출신 김두현씨는 “탈북 여성들은 중국의 강제 북송 정책 때문에 상품처럼 시골이나 장애인에게 팔려가 비참한 삶을 산다”면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중국이 강제 북송을 하지 못하도록 더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담 참석자들은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이 영화의 공동 프로듀서인 수미 테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장기적으로는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권한을 부여하는 정책을 마련하며 북한 주민들이 안전하게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모든 종류의 공공외교 노력이 필요하다”며 “북한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가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들이 많고, 그것이 북한 상황에 관한 한 유일한 장기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전 보좌관] “And then over the long term, I do think that, you know, any kind of expanded public diplomacy efforts, I think is needed, to be able to come up with a policy to inform and empower North Koreans that information in, you know, allow and find ways for North Koreans to safely be able to communicate with each other. I think there's a lot of things that we can do to promote long term to help find change within North Korea. I think that's the only long term solution when it comes to this North Korean situation.”

대담에 참석한 북한 인권 단체 ‘링크(LiNK)’의 송하나 대표는 북한 문제는 핵 문제 등 안보 이슈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을 포함해 총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표는 또 “북한 내부의 주민들에게 계속 다가가고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남한이 적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송 대표] “I think it's really critical to think about to approach the issue of North Korea, that North Korea is not a security issue or a security problem. It's a country with nuclear weapons, and that we should think of a holistic approach that includes the North Korean people. (중략) It will be critical for us to continue to be able to reach North Korean people inside and to be able to provide information about the outside world, reminding them that South Korea is not the enemy.”

터너 특사는 “우리는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 유입을 지지하며, 이는 정보 접근을 촉진하기 위한 미국의 오랜 정책”이라며 “제안들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오스카상 후보작이 발표될 때 이 영화가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를 기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부문별 최종 후보는 오는 23일 발표되며 시상식은 3월 10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립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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