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건물을 활용해 어린이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실내 놀이터로 변신한 공간이 있습니다. 한국 서울 종로구 서촌 옥인동 문화거리에 있는 '상상굴뚝놀이터'인데요. 과거 군에서 사용했던 보일러실과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해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상상굴뚝놀이터'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술래잡기 현장음]
상상굴뚝놀이터를 찾은 어린이들과 놀이터 운영을 담당하는 김희옥 씨가 함께 술래잡기하고 있습니다. 놀이터 2층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기 때문에 자유롭게 실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데요. 먼저 상상굴뚝놀이터에 관한 자세한 소개부터 들어봅니다. 김희옥 담당자입니다.
[녹취: 김희옥 담당자] “국방부 소유인 폐 보일러실을 리모델링해서 실내 놀이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놀이터가 많지 않고 아이들이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는데 실내외 놀이터를 조성해서 창의적인 공간으로 제공하고 주민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2층에서는 아이들이 에너지 발산하면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고요. 1층에서는 정적인 놀이로 매달 만들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보드게임이나 쉬어가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새 학기를 맞이하고 겨울에 필요한 부분에서 만들기 같은 경우에는 가습기 만들기나 사각 자개함 같은 거 새해를 맞이해서 제비 연이라고 날리면서 같이 할 수 있게 프로그램하고 있습니다. 방문자면 누구나 원하면 무료로 제공해 드리고 있고요. 1인당 하나씩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층은 맞이방으로 정적인 놀이를 할 수 있도록 꾸며졌는데요. 점토와 색종이, 색칠하기처럼 다양한 만들기를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녹취: 김희옥 담당자] "아이들이 처음에는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자주 오게 되면 창의적인 생각이 엄청나게 발전한 게 눈으로도 보이고 작품을 전시해 놓았을 때 다음에 와서 누구는 이렇게 만들었고 나는 더 좋은 걸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전시를 많이 해놨는데 작품이 많이 발전되고 있습니다. 매일 와서 조금씩 접어서 아주 길게 선생님과 똑같은 뱀을 만들어서 꽤 감탄을 자아낸 게 있고요. 점토로 본인이 원하는 색을 넣어서 수박이라든지 꽃이라든지 여기는 설을 기념해서 떡국, 고명까지 올려보는, 디테일 정도가 아주 발전한다는 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발전하는 거 보면 뿌듯하죠. 도와주진 않고요. 선생님, 오늘은 뭘 만들어야 할까요? 이렇게 물어보면 뭘 만들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도움을 주는 정도? 조금 더 발전하게끔 만들어 보아라, 이렇게 아이들에게도 권하고 있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 서촌 주민이라는 신경미 씨와 두 형제도 이곳을 찾았는데요.
2층에서 놀다 지친 아이들이 1층에서 장난감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장난감 놀이 현장음]
[녹취: 신경미 씨]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 다른 학부모님이 알려주셔서 이런 게 생겼나 하고서 여기 군인 아파트 놀이터는 자주 와서 놀거든요. 이 동네에 어린이 시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새로운 장소가 생겼다니까 반가웠죠. 어쨌든 환경이 바뀌면 아이들이 재밌는 것도 있고 서로 또 다른 친구들이랑 어울려 노는 재미가 있고 하니까 재밌어하는 것 같아요. 지금 한 3~4번 정도 온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올 때마다 친구들을 만나기는 해서 그 재미에 오는 것 같고 아무래도 아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이고 다양한 놀이가 준비되어 있어서 좋아요. 보통은 갈 때 안 간다고 하죠. 더 놀고 싶다고 그래서 오면 되게 잘 노는 것 같아요.”
[녹취: 신이진 어린이] "좋아요. 여기 많은 것 색연필 엄청 많이 있고 장난감도 많이 있어요."
상상굴뚝놀이터는 하루 3회차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고요. 회차별로 최대 13명까지 입장이 가능합니다. 아이들에게 충분히 놀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인데요. 회차별로 이곳을 찾는 어린이가 다르다고 합니다.
[녹취: 김희옥 담당자] “시간대별로 좀 다른데 하원 시간에 있을 때는 유아 아이들이 많이 오고 또 중간중간에는 아이들이 학원 가기 전이나 학원 다녀온 후 이런 시간 때 아이도 몰리는 성향이 있습니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로 해서 즐기고 가십니다. 일단 입장해서 아이 이름과 나이를 적어주고 2층에서 놀고 싶은 아이들은 2층에 올라가서 놀고요. 아래층에서 만들기나 책을 읽고 싶은 아이들은 앉아서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일단 뛰어노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각자 오면 수건돌리기 한번 해보자고 해서 수건을 주면서 권유도 한번 해보고 눈감술이라고 눈 감고 술래잡기 그걸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또 1층에서는 이렇게 점토를 이용해서 만들기 하는 거는 제일 인기 있는 놀이인 것 같습니다.”
날씨가 추운 탓도 있겠지만, 점점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모습이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아이들 또한 또래 친구들과 뛰어놀 기회가 줄었는데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금방 친구가 될 수 있고요. 실내 놀이터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김희옥 담당자는 '상상굴뚝놀이터'가 다른 어린이 시설과는 다른 점을 이렇게 꼽았는데요.
[녹취: 김희옥 담당자] “일단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요. 그리고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상시로 방문해서 지도하는 그런 것도 다루고 또 매달 저희가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과 함께 뛰어놀거나 아니면 선생님과 프로그램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그런 게 차이점이 있겠죠. 처음에 한 명씩 한 명씩 친구들이 오는데 심심해하는 표정을 내비치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아이들끼리 모여서 수건돌리기 한번 해보자, 볼링 한번 해볼까? 이렇게 권해보고 같이 친해지고 같이 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많이 체험할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또 다치지 않게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맞벌이하시는 부모님이라든지 아이랑 집에서 같이 있는데 힘들다고 할 때 한 번쯤 와서 스트레스 해소를 한번 하시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평일 오후 4시가 넘어 상상굴뚝놀이터를 찾으니, 학원을 다녀온 어린이들과 학부모가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손녀를 돌보는 한 서울 시민은 자투리 시간에 손녀와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곳이라 만족한다고 전했고요. 더불어 윤준석 씨는 단순히 실내 놀이터의 역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만들기 활동도 진행해 더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서울 시민] “우리 손녀인데 이렇게 아이들이 있다고 소문 듣고 온 거예요. 잠깐씩 아이들 놀기에 괜찮은데요. 학교도 가까이에 있으니까 학교 끝나고 잠깐씩 와서 노는 거죠. 보통 잠깐 카페 가 있다든가 베이커리(제과점)에 가 있다든가 이런 정도죠. 잠깐이에요. 그 시간이, 또 학원으로 가고… 아이가 어리니까 이제 2학년 되네요. 재밌어해요. 이런 공간, 이 동네에 없잖아요.”
[녹취: 윤준석 씨] “처음에 여기 왔다 가신 분들 후기가 있어서 사진 같은 게 있어서요. 애들 보기에 되게 좋은 곳일 것 같다고 생각해서 왔습니다. 여기는 주에 한두 번씩 오는 것 같습니다. 이 시간대에 많이 오고요. 토요일 오전에 많이 옵니다. 굉장히 좋죠. 애들 마음껏 놀 수 있고 만들기 같은 거는 한 달에 한 번씩 프로그램을 바꿔주셔서 그런 거 하기도 좋고요. 큰애는 딸인데 한 달에 한 번씩 바뀌는 프로그램이나 만들기 같은 거 제일 좋아하고요. 얘는 그냥 위에서 뛰어노는 거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요즘에 큰 데 많이 있잖아요. 그런 데 가면 애들이 오히려 잘 못 놀고 엄마, 아빠한테 많이 붙어 있는데 여기는 장소가 익숙해서 그런지 따로 잘 놀고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날씨 좋을 때야 밖에 놀이터도 가지만, 이렇게 옵션이 있다는 게 좋은 거고 저는 지금으로도 좋아서 만들어주셔서 감사하죠.”
또한 이곳은 초등학교 3학년까지만 입장이 가능한데요. 3학년이라는 김준영 학생과 김한별 학생은 이 놀이터가 익숙한 듯 친구들과 술래잡기했고요. 더 많은 친구와 이곳에서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김한별 학생] “술래잡기나 숨바꼭질이나 눈감술 이런 거 하면서 놀아요. 바깥에서 못 놀 때 여기 와서 놀면 재밌어요. 친한 친구, 다연이랑 하윤이랑 하연이랑 제 동생, 친구들이랑 와서 재미있게 놀고 싶어요.”
[녹취: 김준영 학생] “술래잡기요. 재밌었어요. 여기 와서 놀 수 있고요. 태권도 갔다 왔어요. 1시간 정도... 무료라서 좋아요. 친구들이 많아서 좋아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