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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토 발언'에 독·프·폴란드 "유럽 안보 강화"...네덜란드 F-35 부품 이스라엘 금수


올라프 숄츠(오른쪽) 독일 총리와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2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오른쪽) 독일 총리와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2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나토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와 프랑스, 그리고 독일 정상이 유럽 안보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네덜란드 법원이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이유로 F-35 전투기 부품을 이스라엘에 수출하지 말라고 자국 정부에 명령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도 농민들이 농산물 가격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폴란드와 프랑스, 그리고 독일 정상이 유럽 안보 강화 문제를 논의했군요?

기자) 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2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그리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별도로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세 지도자가 유럽 안보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세 정상이 유럽 안보 강화 문제를 새삼 강조한 건 최근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발언을 염두에 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가진 유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방위비 지출 목표를 지키지 않는 회원국을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과거 본인 발언을 다시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회원국이 있으면, 러시아에 원하는 대로 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말해 파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런 발언이 나오자 유럽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해 유럽 집단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12일 마크롱 대통령을 만난 투스크 총리는 “프랑스와 함께 우리는 유럽 모두의 안보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프랑스 작가 알렉산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를 언급하면서 “유럽연합(EU)과 나토 관계의 핵심에 있는 철학은 ‘모두를 위한 하나’, 그리고 ‘하나를 위한 모두’라는 원칙에 근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투스크 총리를 만난 마크롱 대통령은 무슨 말을 했나요?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은 투스크 총리와 폴란드가 유럽 안보에 명확한 입장을 가진 믿을 만한 협력자라고 강조하면서 유럽 방위산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투스크 총리는 이날(12일) 독일 베를린에서 숄츠 독일 총리도 만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숄츠 총리를 만나 유럽 방위에 대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분명한 선언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숄츠 총리도 세 나라 간 협력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화답했는데요. 그러면서 나토의 지원 보장을 상대화하는 것이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며 이는 러시아에만 이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지원 보장의 상대화라는 건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을 염두에 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는데요. 숄츠 총리는 안보에 대한 나토의 약속이 제한이 없다면서 누구도 유럽 안보를 가지고 장난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투스크 총리도 논란이 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투스크 총리는 “그런 발언은 유럽이 직면한 점증하는 실제 위협을 계속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찬물 샤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찬물 샤워라는 것은 찬물을 뒤집어쓰고 정신을 차린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숄츠 총리가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포탄을 만들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군요?

기자) 네. 숄츠 총리는 12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독일 북부에 있는 라인메탈사 포탄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습니다.라인메탈은 독일 방산업체인데요. 이 공장에서 매년 포탄 약 20만 발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그간 포탄과 탄약을 더 지원해 달라고 미국과 유럽 측에 요청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포탄과 탄약이 크게 부족한 탓에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어려움을 호소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숄츠 총리는 포탄 공장 기공식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기존 재고에서 많은 포탄과 탄약을 지원했지만, 이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라며 “전세계적으로 (포탄) 생산을 늘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EU가 우크라이나군에 포탄을 대규모로 지원하기로 약속했었는데,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죠?

기자) 네. 앞서 EU 27개 회원국은 매년 포탄 100만 발을 만들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목표의 3분의 1만 정도만 달성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다가 미국의 추가 군사지원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어서 우크라이나와 EU 측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월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는 경우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 상원이 13일 아침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승인했는데요. 하지만, 이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될지 미지수입니다.

이스라엘 공군 F-35 전투기가 무장창을 연 채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스라엘 공군 F-35 전투기가 무장창을 연 채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그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온 것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 법원에서 눈길을 끄는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네. 네덜란드 2심 법원이 12일 F-35 전투기 부품을 이스라엘에 수출하지 말라고 자국 정부에 명령했습니다. 법원은 해당 부품 수출이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법 위반 행위로 이어진다는 인권 단체들 주장을 인정해 그런 명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F-35 전투기는 미국이 동맹국들에만 판매하는 최첨단 전투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다는, 이른바 ‘스텔스’ 전투기입니다. 이스라엘도 이 전투기를 도입해서 운용하고 있는데요. 미국이 소유한 F-35 전투기 부품은 네덜란드 창고에 있다가 이스라엘을 포함한 다른 나라로 보내집니다.

진행자) 네덜란드 법원이 이번 명령에 관해서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법원은 “F-35 부품 수출이 국제인도주의법의 심각한 위반에 쓰일 분명한 위험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공격을 감행할 때 민간인들에게 미칠 결과를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EU 고위 관리가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군요?

기자) 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가 12일 EU 개발원조 장관들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너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고 믿는다면, 이를 막기 위해 무기 제공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 측 대응이 도를 넘었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 그리고 다른 서방 관리들이 가자지구에서 너무 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는다고 지속해서 비판하고 있는 점을 환기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은 이스라엘에 막대한 군사 원조를 제공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투기부터 고성능 폭탄까지 매년 38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분쟁이 시작되고 가자지구에서 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있어도,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줄이라는 어떤 요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기 제공을 줄이라는 보렐 대표 요구에 관해서 미국 정부 쪽에서 나온 말이 있습니까?

기자) 네. 12일 국무부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매튜 밀러 대변인은 이 질문에 “그런 조처가 우리가 이미 취한 조처보다 더 영향력이 있다고 평가하지 않는다”면서 “무기 원조는 이스라엘에 성공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데 있어 미국 정부에 최대한의 능력을 제공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최근 가자지구 라파를 공격하기 시작하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도 여기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면서 민간인 보호를 위한 확실한 계획이 없으면 라파를 공격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에도 라파에 있는 민간인들이 위험에 노출됐고, 취약한 상태라면서 이들을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12일)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라파 민간인들을 위한 신뢰할 만한 계획이 없는 전면적인 군사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라파 공격을 시작하자 그간 진행됐던 휴전 협상이 좌초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집트에서 계속 휴전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FP통신은 이스라엘 관리들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보기관 수장이 미국과 이집트, 그리고 카타르 관리들과 해당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2일 이집트로 갔다고 13일 보도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스라엘 관리들은 AFP통신에 이스라엘 해외정보 기관인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이집트에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그리고 모하마드 빈 압둘라만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 등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인도 농민들이 13일 펀자브-하리아나주 근처에서 농산물 가격 보장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도 농민들이 13일 펀자브-하리아나주 근처에서 농산물 가격 보장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도에서 농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군요?

기자) 네. 인도 농민 수천 명이 13일, 농산물 가격 보장 등 정부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인도의 곡창 지대로 알려진 인도 북부 펀자브주와 하리아나주 농민들이 선두에 선 시위대는 수도 뉴델리를 향해 행진했는데요. 하지만 인도 경찰과 보안군은 농민들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시위대가 수도에 들어가지는 못한 건가요?

기자) 네. 인도 정부는 뉴델리로 연결되는 주요 고속도로 곳곳에 보안군을 배치하고 이들의 진입을 막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뉴델리는 농민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철조망, 시멘트 벽돌 등으로 둘러싼 일종의 요새로 변했다고 VOA 기자는 전했는데요. TV 영상에는 보안군이 델리 외곽에서 농민들을 해산하기 위해 드론에서 최루탄 통을 떨어뜨리는 장면도 보였습니다. 현재 수천 명의 보안군과 경찰이 델리를 지키고 있고요. 하리아나주 접경 일부 지역에는 인터넷도 차단됐습니다.

진행자) 인도 정부가 매우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20년에 있었던 농민들의 대규모 시위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초반부터 강력한 보안 조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수만 명의 농민은 논란 많은 3개 법의 폐지를 촉구하며, 약 1년간 델리 외곽 지역에 진을 치고 시위를 벌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농민들은 구체적으로 뭘 요구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당시 정부가 했던 약속을 지키라는 겁니다. 특히 농민들은 모든 농산물의 가격을 보장하는 법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 정부는 20여 종의 농산물에 대한 보조금 가격을 매년 발표하고, 쌀, 밀, 면화 등의 농작물을 보장된 가격으로 구매하고 있는데요. 농업 전문가인 데벤더 샤르마 씨는 VOA와 인터뷰에서 인도 농민의 약 14%만 지원 가격의 혜택을 받는 반면, 86%는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시장 판매만으로는 제대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농민들은 또 정부가 농가 소득을 2배로 늘리게 하고, 농민과 농장 노동자들에게 연금을 제공하며, 대출금 상환을 면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농작물 가격이 비료나 종자 등 간접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더는 농사가 힘들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진행자) 인도에는 농사짓는 인구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인도 14억 인구 중에 약 3분의 2가 농업을 생계 수단으로 삼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농민들이 이 나라의 주요 유권자 집단이라는 얘기이기도 한데요. 오는 4월부터 시작되는 인도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델리로의 행진’ 시위는 세 번째 연임을 노리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는 큰 도전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 정부와 농민 대표 간에 대화는 있었습니까?

기자) 네. 시위 전날인 12일, 인도 정부와 농민 대표들 간에 회담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르준 문다 인도 농업부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정부는 농민들의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농민들이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농민들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농민 대표들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이 무엇을 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도 농민조합은 16일로 예고된 무역노조 주도의 총파업에도 동참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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