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 다시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습니다. 올들어 벌써 5번째 순항미사일 발사로 비슷한 방식의 도발을 이어가는 양상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4일 “군은 오전 9시께 강원도 원산 동북방 해상에서 미상의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으며,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군은 감시와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측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지점이 지상, 수중, 해상 중 어디인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세부 제원을 먼저 공개할 경우 북한이 이를 의식해 기만전술 차원의 보도를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로 일정한 목표물을 타격했는지, 공중폭발 방식의 시험을 진행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상 순항미사일은 8자나 타원 궤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비행이 가능한데 이번 미사일은 8자형 궤도를 그린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올들어 벌써 다섯 번째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평양 인근에서 서해상으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 여러 발을 발사했고, 28일에는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불화살-3-31 2발을 발사했습니다.
지난달 30일에는 서해상으로 기존의 ‘화살-2형’을 발사했습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서해상에서 순항미사일 초대형 전투부 위력 시험과 신형 반항공 즉 지대공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습니다.
한국 군 소식통은 북한이 올해 들어 다섯 번이나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에 대해 “미사일 체계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추정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으로 미뤄 이번 순항미사일은 그동안 쏜 것 보다 더 멀리 더 정확하게 표적을 명중하는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원산에서 멀지 않은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타격 목표로 자주 쓰는 표적섬인 무인도 ‘알섬’이 있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북한이 단순한 무기 시험을 넘어 우크라이나와 대규모 물량전 양상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무기 판매를 염두에 두고 순항미사일 발사를 연이어 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북한이 보면 순항미사일 개발에 상당히 서두르고 있는데 향후 러시아에 지원될 무기체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지금 서두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교전 중인 적대국 관계’로 규정한 이후 북한이 잇단 순항미사일 발사를 통해 군사적 긴장을 높이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이른바 회색지대 도발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교전 관계로 전환된 상태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끌어 올리고 군사적 피로감은 끌어 올리지만 그러나 명백한 북한의 귀책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형태의 도발을 하고 있다, 군사적 긴장감과 피로감의 원인이 윤석열 정부에 있다는 국론 분열, 남남갈등을 유도하는 형태의 군사적 긴장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순항미사일은 원거리 표적의 대량파괴를 위한 탄도미사일에 비해 느리고 폭발력이 떨어지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에서도 벗어나 있습니다.
하지만 낮은 고도에서 장시간 비행하면서 요격을 회피 기동하며 근거리 표적에 대한 정밀타격이 가능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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