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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대선, 프라보워 승리 선언 ...유엔 "라파 공격 학살로 이어질 것"


프라보워 수비안토(오른쪽) 그린드라당 후보가 14일 승리를 선언하고 지지자들 앞에서 춤추고 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오른쪽) 그린드라당 후보가 14일 승리를 선언하고 지지자들 앞에서 춤추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 표본 개표 결과, 현 국방장관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가 크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전면 공격은 학살이 될 것이라고 유엔 고위 관리가 경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인도와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경제회랑 협정을 체결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14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는데요. 표본 개표 결과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표본 개표가 90% 넘게 집계된 가운데, 현 국방장관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후보가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독립여론조사업체 4곳의 표본 집계 결과 수비안토 후보가 약 58%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요 후보들의 득표율은 어느 정도나 나왔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업체들을 인용해 지금까지 전 자카르타 주지사인 아니스 바스웨단 후보가 약 25%, 그리고 여당인 ‘투쟁민주당(PDI-P)’의 간자르 프라노오 후보가 17%를 득표했다고 보도했는데요. 프라보워 후보는 이날(14일)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소개해 드린 결과가 표본 개표 결과니까 공식 확정된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통상 개표 완료까지는 한 달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표본 조사를 통해 선거 결과를 예측합니다. 그리고 표본 조사를 한 기관들이 이전 선거에서도 정확하게 결과를 예측했기 때문에 표본 조사라도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대략 알 수 있습니다. 프라보워 후보는 이날 승리를 선언하면서 “모든 인도네시아의 승리”라고 강조하고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게 한 결과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프라보워 후보 득표율이 50%를 넘으면 대선이 그대로 끝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프라보워 후보가 50% 이상 득표하면 1차 투표로 대선이 마무리되는데요. 만일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해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 인도네시아 대선 투표율이 어느 정도나 됐습니까?

기자) 아직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선거 투표율은 약 75%였는데요. AFP통신은 이번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투표할 수 있는 사람 수가 거의 2억 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만일 프라보워 후보 득표율이 이번에 50%를 넘으면 대선이 그대로 끝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프라보워 후보가 50% 이상 득표하면 1차 투표로 대선이 마무리되는데요. 만일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해야 합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 대선이 굉장히 규모가 큰 선거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민주주의 국가에서 하루에 치르는 직접 선거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큽니다. 물론 인도가 민주주의 국가로 제일 인구가 많지만, 인도에서는 선거를 하루에 치르지 않고 거의 한 달에 걸쳐 진행합니다. 14일 인도네시아에서는 대선뿐 아니라 의회 의원들을 뽑는 총선과 지방 선거도 함께 치러졌는데요. AFP통신은 이번에 2만600개 자리를 놓고 약 26만 명이 출마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가 상당히 큰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체 인구가 2억 7천만 명이 넘고요. 약 1만7천 개 섬으로 이뤄진 나라로 광대한 면적을 가졌습니다. 가령 인도네시아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으로 간다면, 유럽이나 미국 본토를 횡단하는 것보다 더 먼 거리를 여행하는 셈이라고 합니다. 국토 면적이 이렇게 넓다 보니까 이번 선거를 위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투표소 80만 곳이 설치됐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표본 개표 결과 선두를 달리고 있는 프라보워 후보가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네. 올해 72세로 특수부대 사령관을 지낸 군 장성 출신입니다. 그는 지난 2014년과 2019년 대선에도 출마했지만, 현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패했는데요. 그러니까 이번이 세 번째 대선 도전입니다.

진행자) 프라보워 후보가 군 재직 당시 의혹으로 그간 논란이 많았던 사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군 재직 기간 발생한 인권 유린이나 실종 사건과 연관됐다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특히 파푸아와 동티모르에서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권 유린 행위들에 연루됐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프라보워 후보가 구체적으로 여기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증명된 건 없습니다. 과거 프라보워 후보는 자신에게 쏠리는 의혹들을 부인했지만, 결국 군에서 해임됐고요. 이후 요르단에서 망명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과거 인권 유린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는데도,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군요?

기자) 네. 위도도 대통령이 지난 2019년에 프라보워 후보를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위도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를 우군으로 변신시켰기 때문입니다. 프라보워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 위도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수라카르타(솔로) 시 시장을 지명했는데요.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논란이었나요?

기자) 인도네시아에서는 나이가 40세 이상이어야 대통령이나 부통령에 출마할 수 있는데요. 지방 선출직을 지낸 사람은 연령 제한 조항에서 면제된다는 헌법 소원이 받아들여지면서 올해 만 36살인 기브란 시장이 이번 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습니다. 또 위도도 대통령이 본인 소속 정당인 ‘투쟁민주당(PDI-P)’ 후보가 아니라 장남을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택한 프라보워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인도네시아가 오랫동안 독재 체제 아래 있었죠?

기자) 네. 1967년부터 1998년까지 집권한 수하르토 대통령의 철권통치 아래 있었습니다. 수하르토는 지난 199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와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결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는데요. 프라보워 후보가 이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측근이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인도네시아 대선은 수하르토 체제가 무너진 뒤 직접 선거로 치러진 다섯 번째 대선입니다.

진행자) 위도도 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연임하고 이번에 물러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네시아 헌법이 대통령 3선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도도 대통령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희망으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그의 두 번째 임기 동안 인도네시아 민주주의가 많은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4일 가자지구 라파에서 사람들이 트랙터를 타고 건물 잔해 옆을 지나가고 있다.
14일 가자지구 라파에서 사람들이 트랙터를 타고 건물 잔해 옆을 지나가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에 위치한 라파를 공격하는 것을 두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유엔 고위 관리가 라파 공격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업무 담당 사무부총장 겸 긴급구호 조정관이 13일 성명을 냈는데요. 그는 라파 공격이 “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리피스 조정관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은 강도와 잔인함, 범위 면에서 다른 것과 견줄 수 없는 고통을 이미 겪고 있다”면서 “라파 공세의 결과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리피스 조정관이 성명에서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의 경고를 보냈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는 “라파에 몰려 있는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죽음에 직면해 있다”면서 “식량과 약이 없고 주민들이 갈 수 있는 안전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라파가 가자 남부에 있는 작은 도시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집트에 접했고 이번 팔레스타인 분쟁이 시작되기 전에 약 25만 명이 살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 작전을 시작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면서 지금 라파에 대략 150만 명이 몰려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다 보니까 라파 내 상황이 그리피스 조정관 언급처럼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리피스 조정관은 이스라엘군의 라파 침공이 이미 취약했던 라파 내 인도적 상황을 죽음의 문턱에 남겨두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안전보장이나 구호물자 공급의 부재, 그리고 직원 수 부족으로 가자지구 내 구호 활동도 표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이스라엘 측에 라파 공격 과정에서 민간인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민간인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세우고 라파 공격을 시작하라고 계속 촉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BBC방송에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어떤 대피 계획도 전달받은 바 없다면서 유엔은 어떠한 민간인 강제 대피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집트에서는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이 진행됐군요?

기자) 네. 13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협상이 재개됐습니다. 협상은 이집트와 카타르가 중재하고 있는데요. APF 통신은 하마스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협상단이 13일 중재단을 만난 뒤 하마스 협상단이 카이로로 갔다고 전했습니다. 이집트 언론들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이스라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의 수장인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13일 협상에 참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협상 결과가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이집트 언론들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13일) 협상이 건설적이었고,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의미 있는 진전은 없었다고 보도했고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도 이집트 관리들을 인용해 바르니아 국장이 이끄는 이스라엘 협상단이 중요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카이로를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왼쪽) 인도 총리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자료사진)
나렌드라 모디(왼쪽) 인도 총리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거대한 경제회랑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는데요. 모디 총리는 13일 셰이크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대통령과 만나, 인도와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경제회랑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중동이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들이 포함되는 겁니까?

기자) 구체적인 협정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9월 인도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일부 국가가 별도로 회의를 갖고 경제회랑 구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회랑은 인도에서 아라비아해를 건너 UAE,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요르단, 이스라엘을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진행자) 이스라엘도 포함되는 게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당초 이스라엘도 그 전에 비슷한 구상을 내놓은 적은 있습니다. 일부 중동 국가들과 관계 발전을 모색해 온 이스라엘은 지난 2021년 말, 인도에서 시작해 중동 국가들을 경유해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도 건설을 통해 중동 지역을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현재는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 간에 관계가 매우 안 좋은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 공격하면서 촉발한 분쟁으로 지금 중동은 포화 속에 있습니다. 그에 앞서 미국의 중재로 가시권에 있던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외교 정상화 노력도 경색 국면에 처해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인도와 UAE가 인도와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경제회랑 협정에 서명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도 외무부의 공식 성명에는 인도와 UAE를 제외한 다른 어떤 나라도 명기돼 있지는 않습니다. 인도 외무부는 다만 이번 협정은 이 문제에 관한 이전의 이해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양국의 협력과 역내 연결성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UAE 외무부는 협정 세부 내용에 관한 논평을 요청하는 로이터 통신의 요청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인도와 UAE 가 꽤 가까운 관계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은 100년 이상 교역 관계를 맺어온 나라로, 모디 총리의 이번 UAE 방문은 취임 후 벌써 7번째입니다. 모디 총리는 무함마드 UAE 대통령을 종종 형제라고 부를 만큼 친밀한 관계를 과시해 왔는데요. UAE 대통령은 13일 모디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오늘날 우리 지역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인도와의 관계 덕분에 희망을 쌓아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인도의 국제적 입지가 점점 강화하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인도와 UAE 간의 경제회랑 구상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견줄 대항마 성격으로 비치고 있습니다. 일대일로는 중국을 기점으로 중앙아시아 등지와 유럽을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하는 거대한 경제권을 만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대외 경제정책입니다. 인도와 UAE는 또 투자 조약을 체결하고, 전기 상호 연결, 무역과 디지털 인프라 협력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UAE는 이스라엘과도 외교 관계를 맺은 몇 안 되는 중동 국가 중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UAE는 지난 2020년 미국이 중재한 ‘아브라함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은 바 있습니다. UAE는 현재도 이스라엘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거듭 비판하면서 휴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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