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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중국위 “‘북한 강제노동’ 중국 수산물 수입 막아야”...안보리 소집도 요구


크리스 스미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크리스 스미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북한의 강제 노동을 이용해 가공된 중국산 수산물의 수입을 막아야 한다고 미 의회 중국위원회가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자금을 지원하는 강제 노동에 대한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도 요구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가 26일 “국토안보부(DHS)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중국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북한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진 상품 수입을 금지하는 유엔 제재와 미국 법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한 “유엔주재 미국대표부는 김정은의 핵 야망에 자금을 지원하는 강제 노동에 관한 유엔 안보리 브리핑을 개최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위원회는 북한 강제 노동을 통해 가공된 중국산 수산물이 미국 등 전 세계로 유통되고 있다는 미 잡지 ‘뉴요커’의 기사를 인용하며 이같이 요구했습니다.

이어 위원회는 공동의장인 공화당의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과 민주당의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이 지난해 10월 중국 내 신장 위구르족과 북한 근로자의 강제 노동으로 가공된 수산물의 수입 금지를 국토안보부에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한 것을 상기하며 “‘뉴요커’의 보도는 강제 노동이 북한 핵무기 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을 돕고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를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VOA는 국무부와 국토안보부에 이번 보도와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의 요구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서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북한 강제 노동을 통해 가공된 중국산 수산물이 미국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VOA에 “국무부는 조사 결과를 인지하고 있으며 수산물 강제노동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양자 외교와 다자 포럼, 부처 간 실무 그룹, 그리고 민관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워싱턴 DC의 탐사 보도 전문 비영리 매체 ‘아웃로 오션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 내 수산물 가공 중심지인 랴오닝성 둥강시와 단둥시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진 최소 3개의 중국 수산물 가공 회사가 2017 년부터 미국으로 유통한 수산물은 1천t 이상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어 이번에 추가 조사 및 취재 결과를 25일 미국 잡지 ‘뉴요커’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당사자 인터뷰와 현지 방문, 통계 자료 집계 등을 통한 추가 조사 결과를 담은 이번 보도에 따르면, 2017년 이후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 내 수산물 가공 공장은 15곳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이 고용한 북한 출신 근로자는 1천 명 이상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북한 강제 노동이 동원된 이들 공장 중 10곳이 수산물을 공급한 미국의 수입업체는 2017년 이후에만 70여 곳으로, 총 12만t 이상의 수산물이 미국 최대의 수산물 유통업체 중 한 곳인 ‘트라이던트 시푸드’(Trident Seafoods) 등 미국 업체들에 납품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 업체들이 수입한 중국산 수산물은 대형 식료품점인 ‘월마트’와 ‘자이언트’,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 등 주요 레스토랑 체인, 그리고 미군 기지와 공립학교 식당에 식품을 공급하는 세계 최대 식품 유통업체인 ‘시스코’(Sysco)에 공급됐습니다.

아웃로 오션 프로젝트 설립자 겸 디렉터인 이안 우르비나 기자는 27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 수산물 공장 내 북한 강제 노동과 관련해 “우리가 발견한 것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강제 노동에 주로 동원되는) 여성들에 대한 대우가 우리가 알고 있던 일반적인 감금과는 별개로 매우 참혹했다는 점”이라며 “성적 학대 문제도 만연해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우르비나 기자] “The most striking of what we found is the treatment of these workers, of these women is pretty horrific aside from the sort of standard captivity that we knew to exist with these women. We also have a widespread problem of sexual abuse.”

또 북한 근로자들의 강제 노동을 통해 가공된 중국산 수산물 수입 및 유통에 연루된 업체들은 노동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우르비나 기자] “I think the companies were not aware of what was going on. They had plausible deniability, but they also were aware that they were not asking questions that would get them in trouble with the Chinese Government and therefore potentially get their company kicked out of the country… The bigger issue is, what are they gonna do to fix the wider problem, which is that they don't have a system for checking for the presence of forced labor. And the audits are clearly not doing a job.”

그러면서도 해당 업체들은 관련 혐의를 “그럴듯하게 부인했지만 중국 정부와의 관계에서 곤란한 문제가 생기거나 잠재적으로 회사가 중국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 질문은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그들은 인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이들 업체가 강제 노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것”이라며 “감사가 분명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도에서 북한 강제 노동을 통해 가공된 중국산 수산물을 미국으로 유통했다는 지적을 받은 미국 대형 수산물 유통업체인 ‘트라이던트 시푸드’는 이 사안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실시하는 동안 문제의 소지가 있는 중국 수산물 가공 공장과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조 번드런트 트라이던트 시푸드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홈페이지 올린 기고문에서 “아웃로 오션 프로젝트의 기자들이 최신 보도를 내놓기 전 조사 과정에서 중국 랴오닝성에 위치한 트라이던트 공급업체에 북한 근로자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알려왔다”며 “트라이던트는 주저 없이 해당 공급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자체적인 독립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번드런트 CEO] “Prior to publishing its latest report, reporters with OOP contacted Trident to notify the company that, through the course of their investigation, they uncovered the presence of North Korean workers at a Trident supplier located in the Liaoning province of China. Without hesitation, Trident suspended trade with the supplier and initiated its own independent investigation. While our investigation remains ongoing, we’ve cooperated with, and remain fully aligned with OOP in advocating for a transparent and healthy seafood supply chain.”

이어 “조사가 진행 중인 동안에도 우리는 투명하고 건강한 수산물 공급망을 위해 아웃로 오션 프로젝트와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충실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는 시스코와 월마트, 자이언트, 맥도널드 측에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과 적성국 대응법’ (CAATSA)과 관세법에 따라 강제 노동으로 어획되거나 가공된 수산물의 미국 유통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 의회가 2017년 제정한 CAATSA는 북한과 이란, 러시아에 대한 제재법으로, 이들 나라 국적자의 강제 노동을 통해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한편 국토안보부는 지난해 9월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에 따라 중국의 화학 및 섬유 회사 3곳을 수입 금지 대상에 추가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신장 자치구 내 강제 노동 의혹은 “세기의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본질적으로 (미국은) 신장의 번영과 안정을 훼손하고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며 국제 무역 규칙과 시장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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