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20년 폭파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건물 잔해 철거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단 내에선 여전히 무단 가동이 이뤄지는 듯 통근 버스가 발견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폭파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철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24일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촬영한 고화질 위성사진에는 공동연락사무소가 있던 자리에 건물 대신 잔해 일부와 그 위로 눈이 쌓인 장면이 보입니다.
또 아스팔트가 깔려 있던 바로 앞 주차장과 도로도 해체된 듯 흙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고화질 위성사진 촬영 시점인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공동연락사무소는 4층 높이의 건물 뼈대를 유지하고 있었고 바로 앞 도로도 과거와 같은 모습이었지만 약 6개월 만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이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6월 개성공단 내 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을 폭파했습니다.
이후 VOA는 지난해 4월 북한이 잔해 정리 작업에 돌입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약 4개월 뒤인 8월엔 주변에 흩어진 잔해가 상당 부분 치워진 장면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도 위성사진 상에선 건물의 형태가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한국 통일부가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에 대한 철거작업을 포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당시 통일부는 이 같은 움직임을 비판하며 “(한국) 국민, 기업, 정부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즉각 중지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촉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동연락사무소를 철거한 것입니다.
다만 북한은 바로 앞 15층짜리 종합지원센터 건물은 아직 철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신 건물은 전면부 유리가 상당 부분 사라진 상태였는데, 이는 폭파 직후의 모습과 동일합니다.
이번 위성사진에선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가동 정황도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VOA가 개성공단 내 한국 공장 부지를 일일이 살펴본 결과 총 10개 공장 건물 앞에서 버스가 발견됐습니다.
이들 10대는 차체가 파란색, 지붕 일부분이 하얀색으로 돼 있는데, 이는 해당 버스가 과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북한 근로자 출퇴근 편의를 위해 제공한 현대자동차의 대형버스 ‘에어로시티’라는 점을 추정케 합니다. ‘에어로시티’는 지붕에 하얀색 에어컨이 설치돼 있어 위성사진만으로도 쉽게 판별할 수 있습니다.
한때 근로자 통근용으로 운행됐던 한국 측 버스가 개성공단 건물에 정차한 정황은 북한이 해당 공장을 계속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또 다른 추론으로 이어집니다.
개성공단 폐쇄 직전의 업체 지도를 위성사진과 비교, 분석한 결과 이번에 버스가 발견된 곳은 신원에벤에셀(2공장)과 인디에프, SK어페럴(1공장), 산업단지공단 아파트형 공장, 용인전자, 베스트프랜드, 개성하넥스, 네오로드, 사마스, 개성하이로 등입니다.
그 밖에 일부 건물 앞 공터에선 하얀색 물체가 발견됐는데, 이 역시도 해당 공장 건물이 무단 가동 중이라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120여 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 명에 이르는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한국 측 자산에 대한 전면 동결을 선언했으며, 지난 2020년 한국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공동연락사무소와 종합지원센터를 폭파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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