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식이 30년에 육박하는 노후 유조선을 구매해 국제기구에 등록했습니다.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새롭게 등록한 유조선은 백양산1호입니다.
VOA가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 자료를 확인한 결과 최근까지 선적 미상의 블루오션호였던 이 선박은 지난해 12월 선적과 이름을 각각 북한과 백양산1호로 등록했습니다.
중량톤수 2천998t인 백양산1호는 1995년 건조된 이후 일본과 시에라리온, 팔라우 등의 깃발을 달고 운항돼 왔습니다. 그러다 작년 말 북한 선박으로 다시 태어났고, 이 내용이 최근 GISIS에 보고된 것입니다.
백양산1호를 등록한 주체는 북한 평양 소재 ‘백양산 운송회사’로, GISIS 자료는 이 회사가 백양산1호의 소유주가 된 시점을 12월 6일부터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연식이 30년이 가까이 된 노후 유조선을 구매한 점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북한이 지난해 구매한 선박은 대부분 2005년에서 2010년 사이에 건조됐지만, 백양산1호는 이들보다 10여년이나 앞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가 선박의 사용기한을 2~30년으로 정하고 있는 점으로 본다면 사실상 북한은 다른 나라에선 운항이 불가능한 선박을 사들인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백양산1호가 북한 깃발을 달았다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북한이 중국 깃발을 단 중고 선박 최소 33척을 구매했다고 집계한 바 있습니다. 이는 2022년 북한이 구매해 등록한 신규 선박 약 6척에 비해 5배나 많은 것입니다.
그만큼 북한의 중고 선박 구매가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본 유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조정관 대행은 지난해 6월 북한의 중국 중고 선박 구매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VOA의 지적에 “과거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듯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지속적인 선박 취득을 추적하고 조사해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 조정관 대행] “As you would be aware from its past reports, the Panel has tracked and investigated the DPRK’s on-going acquisition of ships. This trend continues. The transfer / sale of foreign-flagged vessels to the DPRK contravenes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UNSCRs). We continue to encourage vigilance of such vessel sale. Some recommended steps are contained in the Panel’s latest report S/2023/171.”
이어 “해외 선적 선박을 북한에 양도, 판매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며 “우리는 이러한 선박 판매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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