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중 9명 가량은 북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1개 조사대상국 중 가장 순위가 낮았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성인 1천 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7%가 북한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86%) 보다도 선호도가 더 낮은 것으로, 전체 조사 대상국 21개 나라 중 최악의 ‘비호감국’으로 꼽힌 것입니다.
북한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전체 9%에 그쳐, 8%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러시아에 이어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갤럽에 따르면 각국의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지난 2000년 북한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답한 미국인은 63%였고 2002년까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2003년부터는 77%로 조사된 2009년 한 해를 제외하고 대부분 90%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됐던 2018년 2월 조사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92%가 북한에 대한 비호감을 표시했고, 지난해에도 응답자의 89%가 북한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해 러시아와 함께 가장 낮은 호감도를 기록했습니다.
갤럽은 이와 관련해 지난 20여 년간 북한을 미국과 주변국에 대한 긴장의 근원으로 보는 미국인의 시각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북한과 러시아 다음으로 미국인들이 싫어하는 나라는 82%의 아프가니스탄과 81%의 이란, 77%의 중국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가장 선호하는 국가 순위에서는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캐나다와 일본이 83%로 가장 높았고, 영국과 독일, 프랑스, 타이완, 한국 순으로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인들은 또 북한을 주요 적국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주요 적국’을 묻는 조사 항목에서 전체 응답자의 4%가 북한을 최대 적국으로 꼽아, 중국, 러시아, 이란에 이어 4번 째로 지목됐습니다.
중국이 응답자 가운데 41%로 가장 많았고, 러시아가 전체 26%로 두 번째, 이란과 북한이 큰 차이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다만 지난 2018년 설문 조사에서는 51%가 북한을 최대 적국으로 꼽았지만, 2019년부터는 그 비율이 14%로 크게 떨어지더니 2020년에는 12%, 2021년 9%, 2022년 6%, 지난해 7%를 기록해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갤럽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미국 내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지지가 거의 없었다며, 이는 이들 국가에 대한 평가가 지난 1년 간 거의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미국인들이 과거보다 이란을 점점 더 큰 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비호감도와는 별개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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