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나토, 우크라 지원 역할 강화 논의 시작... 일-필리핀, 상호 병력 파견 검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 건물 로비에 걸려 있는 나토 로고 (자료사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 건물 로비에 걸려 있는 나토 로고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나토가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1천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일본과 필리핀 사이의 상호 방위협정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양국이 일본 자위대 병력의 필리핀 배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이어서 이란에서 사형집행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가 이틀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회의 첫날인 3일, 눈길을 끄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조율하는 데 있어 나토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방안, 그리고 1천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기금 조성 문제를 논의하기로 회원국들이 합의했다고 이날(3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지원 조율 작업은 지금 어느 나라가 주도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지원을 우크라이나 측에 제공한 미국입니다. 미국은 특히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부와 무기 제공을 조율하는 협의체인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동맹국들이 안보 지원과 훈련 조율에 있어 나토가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계획을 밀고 나가기로 합의했고, 오는 7월에 있을 나토 정상회의에서 최종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나토가 UDCG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현재 중단된 상황, 그리고 올해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감안한 것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한 60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이 공화당 반대로 미국 의회에서 아직도 승인되지 않고 있고요. 또 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줄곧 부정적인 자세를 보여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심지어 미국이 나토를 탈퇴할 수 있다는 위협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가 우크라이나 지원의 역학 관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를 위한 믿을 수 있고 예측할 수 있는 안보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단기 제안은 더 적어야 하며, 다년간의 약속은 더 많아야 한다”고 사무총장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나토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제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조정관은 미국이 이런 움직임을 지지할 것인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약 50개 나라와 국제 조직으로 구성된 UDCG가 나토 동맹보다 규모가 크고, 이들을 하나로 모은 건 미국의 지도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1천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앞서 비슷한 제안을 두고 나토 안에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몇몇 회원국은 나토가 회원국들에 레버리지(지렛대)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1천억 달러를 모을 수 있겠느냐는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하자 라비브 벨기에 외무장관은 나토 회원국들이 경제 규모에 따라 우크라이나 지원 기금에 돈을 대자고 구상하는 나토 방안은 “자선”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안에서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지원하는 것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나라가 있죠?

기자) 네. 바로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인데요. 헝가리는 나토를 전쟁에 더 가깝게 하는 어떤 제안도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헝가리는 나토 회원국 가운데 러시아와 가장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한 나토 관리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오르반 총리가 UDCG를 나토 관할로 하자는 제안에 반대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4일로 나토가 창설 75주년을 맞았는데요. 이날을 맞아 러시아 고위급 외교관이 나토와의 관계를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날(4일) 공개된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회견에서 러시아와 나토 관계가 악화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나토와의 분쟁에 돌입할 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의도적으로 나토와 대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루시코 차관은 나토가 러시아와 공개적으로 충돌한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은 나토 회원국들에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러시아는 나토 회원국들과 관련해 그럴 의도가 없다”고 그루시코 차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지난해 나토 회원국이 됐던 핀란드가 우크라이나와 방위 협정을 체결했군요?

기자) 네. 두 나라가10년 기한의 방위 협정을 맺었습니다. 3일, 우크라이나 크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방위 협정에 서명한 알렉산더 스텁 핀란드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핀란드가 방공체제와 중화기용 탄약을 포함해 약 2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방위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필리핀 해군 함정(사진 하단)과 미국 해군 함정(사진 상단)이 필리핀 서쪽 수역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필리핀 해군 함정(사진 하단)과 미국 해군 함정(사진 상단)이 필리핀 서쪽 수역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 자위대 병력을 필리핀에 파견하는 방안을 필리핀과 일본이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미국 주재 필리핀 대사를 인용해 그같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로무알데스 대사는 양국 병력이 상대국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접근협정(RAA)’ 서명에 근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 자위대 병력이 필리핀에 가거나, 필리핀 병력이 일본에 가서 훈련하도록 하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로무알데스 대사는 나아가 양국이 자국 병력을 상대국에 순환 배치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필리핀 헌법은 외국군의 자국 내 영구 배치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현재 미군이 필리핀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일본과 필리핀에 방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에 대응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필리핀을 방문해서 방위 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고, 일본이 필리핀 해군에 해안 정찰 레이더를 제공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내용을 일본 정부가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이 매체에 보낸 성명에서 두 나라가 RAA 조기 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협정 이행이 양국 병력 사이 상호 운용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자위대 병력의 필리핀 파견을 논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자위대 병력을 해외에 파견하는 것은 일본 안에서 폭발력이 큰 사안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에는 이른바 ‘전수방위’ 원칙이란 것이 있어서 해외에 자위대 병력을 파견한다고 하면 큰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수방위 원칙이란 건 방어에 집중하고,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만 최소 한도로 반격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일본은 최근 몇 년간 이런 전수방위 원칙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일본 정부는 방위 전략을 고쳐서 공격당하지 않았어도 위험이 포착됐을 경우 사전에 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대해서 중국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 측은 “중국은 제삼자의 이익을 겨냥하거나 훼손하기보다 국가 간 교류와 협력이 역내 나라들 사이의 이해와 신뢰를 강화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항상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진행자) 이런 가운데 다음 주 필리핀과 일본, 그리고 미국 정상이 미국에서 삼자 회담을 할 예정이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그리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11일 백악관에서 함께 만날 예정인데요. 이 자리에서 세 정상은 남중국해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 및 안보 협력을 증진하기로 합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 정상은 삼자 회담 외에 별도로 양자 회담도 진행합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새로운 방위 협력 방안에 합의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정상이 양국 군사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합의할 것이라는데요. 합의 사항 가운데 두 나라가 첨단무기를 함께 개발하고 생산하는 방안도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과 호주, 필리핀 해군, 그리고 일본 해상자위대가 남중국해에서 곧 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세 나라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남중국해에 있는 필리핀 팔라완 제도 수역에서 오는 7일 합동 해상 훈련을 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이번 훈련에서는 대잠수함 훈련과 통신 훈련, 그리고 함정 기동훈련이 진행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네 나라가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해상에서 전면적인 규모의 합동 훈련을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최근 이란에서 사형집행 건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제 앰네스티는 이란 당국이 교도소를 학살 장소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자료사진)
최근 이란에서 사형집행 건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제 앰네스티는 이란 당국이 교도소를 학살 장소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란에서 사형집행 건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고요.

기자) 예. 국제앰네스티는 4일 보고서에서 이란이 지난해 최소 853명을 처형했고, 앞으로 몇 년 안에 수천 명이 교수형을 당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란 당국이 사형을 탄압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사형집행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앰네스티는 이란 당국이 교도소를 학살 장소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형집행이 실제로 얼마나 많이 늘어났나요?

기자) 예. 이란에서 지난해 집행한 사형 건수는 전년 대비 48% 증가했습니다. 2021년보다는 172% 증가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여서 3월 20일까지 최소 95건의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진행자) 이른바 히잡 시위 이후에 사형 집행이 늘어나고 있는 건가요? 2022년에 젊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끌려갔다가 의문사를 당하고 시위가 있었지요?

기자) 예. 히잡 시위와 관련된 사건으로 최소 6명이 사형을 당했습니다. 앰네스티를 비롯한 인권 단체들은 이란 당국이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서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앰네스티는 이란의 이같은 방침이 올해에도 변하지 않았고, 이번에 발표된 수치가 최소한이라면서 실제 집행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처형된 사람들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예. 17살의 하미드레자 아자리란 사형수가 있었습니다. 16살 때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가 7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교수형을 당했습니다. 국제협약에는 미성년자의 경우 사형집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란 당국은 그의 나이를 18살로 허위로 표기했다고 합니다. 아자리가 사형된 날 이른바 '히잡 시위'에 연루된 22살의 밀라드 조레반트란 여성도 처형됐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어떤 범죄라도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을 폐지하기 위해 이슬람 형법 91조를 개정할 것을 이란 당국에 거듭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성년자 사형 집행도 문제 소지가 있습니다만 이란이 마약 사건을 빌미로 소수민족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요.

기자) 예, 앰네스티는 보고서를 통해 이란에서 사형집행 건수의 절반 이상이 마약 관련 범죄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발루치족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발루치족은 이란 인구의 5%에 불과한데 지난해 처형의 29%를 차지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이 발루치족을 겨냥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발루치족은 이란과 파키스탄 사이에 거주하는 민족인데요. 거주지역이 국경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발루치 민족의 종교는 대부분 이슬람 수니파입니다. 이란인 대다수가 신봉하는 시아파와 다르죠. 발루치족 거주지는 저개발국가 안에서도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이다 보니 마약, 납치, 밀수가 성행한다고 합니다. 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담당인 다이애나 엘타하위 부국장은 지극히 불공정한 재판을 하고, 마약 관련 범죄에 사형을 대규모로 집행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권력 남용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약 관련 범죄로 처형된 사람들은 가족이나 변호사에게 사전 통지 없이 집행된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빈곤과 제도적 불의의 악순환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