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북한 무기를 러시아로 운반한 러시아 선박이 중국 항구를 이용하는 것과 관련해 안보리 결의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북한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는 25일 “현재 러시아 선박 앙가라호가 중국 항구에 정박해 있다는 신뢰할 만한 출처가 공개된 보도를 접했다”면서 “중국 당국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이날 북한제 무기를 러시아로 운반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러시아 선박 앙가라호가 중국 항구를 이용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VOA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언론과 비정부기구(NGO) 보고서에 따르면 앙가라호는 북한에서 러시아로 군사 장비와 군수품을 운반하는 러시아 화물선 그룹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면서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서 금지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are aware of credible, open-source reports that the Russian vessel ANGARA is currently moored in a PRC port and have raised this issue with PRC authorities. Media and NGO reports implicate the ANGARA for its direct involvement with a group of Russian cargo vessels conducting deliveries of military equipment and munitions from the DPRK to Russia -- activities that are prohibited by certain DPRK-related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이어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라 추가 대북 제재 조치를 담은 결의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안보리 결의 2397호에는 해상 차단 조치 강화 조항이 담겼는데, 금지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회원국 항구에 입항하면 나포, 검색, 동결(억류)토록 의무화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영국 싱크탱크인 합동군사연구소(RUSI)를 인용해 지난해 8월부터 북한 군수품이 실린 것으로 추정되는 컨테이너 수천 개를 러시아 항구로 옮긴 러시아 선박 앙가라호가 지난 2월부터 중국 저장성 동부의 조선소에 정박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제재 회피망을 추적해온 RUSI에 따르면, 2022년 5월 미국의 제재를 받은 앙가라호는 지난해 8월부터 북한 라진항과 러시아 항구 사이를 최소 11회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무부는 중국을 방문 중인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번 주 중국 측 인사들과 만날 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과 북한 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우려 사항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hen Secretary Blinken meets with his PRC counterparts this week, he will address a range of concerns, including Russia’s war against Ukraine, and the DPRK.”
블링컨 장관은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입니다.
국무부는 앞서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대해 미국의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예고했었습니다.
지난 19일 이탈리아 카프리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무기와 관련해선 북한과 이란이 주로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반에 있어 가장 큰 기여를 한 국가는 중국”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은 공작 기계, 반도체, 기타 이중용도 품목을 공유하면서 제재와 수출 통제로 인해 크게 위축된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반을 재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When it comes to weapons, what we’ve seen, of course, is North Korea and Iran primarily providing things to Russia. But when it comes to Russia’s defense industrial base, the primary contributor in this moment to that is China. We see China sharing machine tools, semiconductors, other dual-use items that have helped Russia rebuild the defense industrial base that sanctions and export controls had done so much to degrade.”
한편 국무부는 25일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한 북한의 비판을 일축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VOA 관련 논평 요청에 “우크라이나는 국가 존립을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반면 북한은 유엔의 대북 무기 금수 조치를 위반해 1만1천 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수품을 러시아에 공급했다”며 “러시아는 이를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주요 인프라를 공격하는 데 반복적으로 사용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Ukraine is in a fight for its very existence. The United States is supporting Ukraine so it can defend itself from Russia's aggression. Meanwhile, in violation of the UN arms embargo on the DPRK, the DPRK has supplied over 11,000 shipping containers of munitions to Russia, which Russia has used repeatedly to strike Ukraine’s civilians and critical infrastructure.”
앞서 미국 하원은 지난 20일 약 608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이 담긴 950억 달러 규모의 국가 안보 추가 예산안을 가결했습니다.
이에 북한은 지난 24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임천일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문에서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환각제에 불과하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의 러시아 지원과 관련해 “우리는 중국의 러시아 방위 산업 지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라이더 대변인] “We are concerned about some of China's activities as it relates to supporting Russia's defense industry. And again, essentially by doing so, enabling them to conduct or to develop capabilities that are being employed against Ukraine in their occupation of Ukraine.”
라이더 대변인은 중국의 러시아 지원은 우크라이나를 불법적으로 침략한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하고, 무너진 방위산업을 재건하도록 돕는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