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컨테이너 1천개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북한은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전투기와 탄도미사일 생산 장비 등을 받으려 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3일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무기를 전달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We now have information that North Korea has delivered arms to Russia for use in Ukraine. Our information indicates that in recent weeks North Korea has provided Russia with more than 1000 containers of military equipment and munitions. Today, we are releasing imagery showing the movement of these containers from the DPRK into Russia by ship.”
커비 조정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우리 정보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북한에서 러시아로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자료를 함께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7일과 8일 북한 나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여개가 적재돼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후 12일에는 러시아 선적 앙가라(Angara)호가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 동부 두나이항에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고, 이달 1일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열차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티호레츠크의 탄약고에 도착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달 7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러시아 선박이 북한 나진항에서 군수 물자가 담긴 컨테이너를 러시아 동부 두나이 지역으로 옮겼고, 여기서 컨테이너는 열차에 실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90km 떨어진 러시아 동남부 티호레츠크의 탄약고로 옮겨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고 민간인을 학살하며 러시아의 불법 전쟁을 더욱 확대하는 데 사용될 군사 장비를 러시아에 제공한 북한을 규탄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추가 무기 선적에 대해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We condemned the DPRK for providing Russia with this military equipment which will be used to attack ukrainian cities, kill ukrainian civilians and further russia's illegitimate war. We will continue to monitor for any additional DPRK arms shipments to Russia.”
커비 조정관은 또 러시아가 이 같은 군사 장비 제공에 대한 반대급부를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면서 계속 주시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We also are increasingly concerned about Russian assistance to the DPRK. In return for its support, we assess that Pyongyang is seeking military assistance from Russia including fighter aircraft surface to air missiles, armored vehicles, ballistic missile production equipment or other materials and other advanced technologies. We are monitoring closely whether Moscow will provide Pyongyang with these materials. And we have already observed that Russian ships offloading containers in the DPRK which may constitute the initial deliveries of material from Russia.”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또한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에 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원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 전차, 탄도미사일 생산 장비, 기타 물자 및 첨단 기술을 포함한 군사적 지원을 받고자 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에 이러한 물자를 제공할 지 여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러시아 선박이 북한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것을 목격했고, 이는 러시아로부터 인도한 초기 물량의 일부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이 같은 러시아와 북한 간 기술 이전을 포함한 군사 협력 확대는 역내 안정과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응해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지난 3월과 7월, 8월, 9월에 북러 무기 거래와 관련해 개인과 단체를 제재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같은 기존 제재가 적절했다고 판단하며, 북러 간 무기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자들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We will enforce those current sanctions were appropriate and we will impose new sanctions against those who are seeking to enable these arms deals between the DPRK and Russia. Second, these arms transfers directly violate a series of UNSC resolutions which is why we will continue to aggressively raise these arms deals at the UN alongside with our allies and partners. Third, we will continue to expose these arms deals as we are doing with you today. Because we will not allow the DPRK to aid Russia's war machine in secret.”
또한 “이러한 무기 이전은 일련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직접 위반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유엔에서 이러한 무기 거래 문제를 계속 적극적으로 제기하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북한이 비밀리에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위한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무기 거래에 대해 계속 폭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이와 별도로 우크라이나의 자위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무기와 장비 제공에 미국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미국 의회 의원들과 계속해서 소통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지난해 말부터 북한과 러시아간 무기 거래 정황을 여러 차례 폭로하며 강한 우려와 함께 관련 제재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백악관은 지난해 12월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전에 사용할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 3월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사용할 무기 획득을 위해 북한과 다시 접촉하고 있다는 새 증거가 있다고 밝히면서, 슬로바키아인 무기상 아쇼트 므크르티체프가 북러 간 무기 거래를 중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무부도 같은 날 므크르티체프를 러시아에 북한 무기 판매를 시도한 혐의로 제재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북러 무기 거래 지적에 대해 북한과 러시아는 강하게 부인해왔습니다.
북한 국방성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와 무기거래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또 지난달 2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비난하는 성명을 통해서도 최근 북러 간 정상회담에 대해 “친선적이며 정상적인 대외관계”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측도 지난달 20일 안드레이 보르소비치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가 “미국과 한국 언론이 과장되게 유포하는 추측들엔 아무 근거가 없다”며 북러 무기 거래 의혹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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