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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항서 초대형 선박 '석탄 선적' 정황 포착…'제재 위반' 여부 주목


북한 라진항에서 17일 190m 길이의 초대형 선박이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라진항에서 17일 190m 길이의 초대형 선박이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최근 석탄 유입이 재개된 북한 라진항에서 처음으로 초대형 선박이 석탄을 선적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유엔이 북한산 석탄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만큼 제재 위반 여부가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진항서 초대형 선박 '석탄 선적' 정황 포착…'제재 위반'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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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라진항에서 17일 190m 길이의 초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라진항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러시아 전용’으로 분류된 서쪽 부두에 선체를 바짝 밀착시킨 선박이 확인된 것입니다.

최근 주변 공터에 석탄 유입이 재개되면서 주변이 온통 검은색 석탄으로 가득차 있던 러시아 전용 부두에서 이날 포착된 선박에도 검은색 석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가득 실려 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이는 VOA가 라진항의 석탄 유입 재개 소식을 전한 뒤 처음으로 선박이 석탄을 선적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라 주목됩니다.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지난달 25일 위성사진에 대형 컨테이너가 다시 가득 들어찬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지난달 25일 위성사진에 대형 컨테이너가 다시 가득 들어찬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앞서 VOA는 지난달 7일부터 배가 정박하는 러시아 전용 부두와 이곳에서 약 300m 떨어진 공터에 석탄이 쌓이기 시작해 14일 그 면적이 더 넓어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어 나흘 뒤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당시보다 더 많은 양의 석탄이 쌓인 장면이 확인됐으며, 특히 공터와 부두에 석탄이 쌓인 면적이 넓어지면서 이전까지 볼 수 있던 두 공간 사이도 검은색으로 뒤덮였습니다.

라진항에서 석탄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것은 지난 2021년으로, 당시에는 러시아 전용 부두가 아닌 바로 옆 북한 부두에 석탄이 쌓여 있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 전용 부두를 기준으로 이처럼 많은 양의 석탄이 포착된 건 지난 2019년 이후 약 5년 만입니다.

현재 상황에서 위성사진만으로는 라진항 러시아 전용 부두에서 석탄을 실은 선박의 국적이나 향후 행선지를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초대형 선박이 석탄을 가득 실은 모습이 포착됐다는 점에서 해당 선박이 부두에 있던 석탄을 싣고 해외로 향할 가능성이 큽니다.

유엔 안보리는 석탄을 포함한 북한산 광물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배에 실린 석탄이 북한산이고, 해당 선박이 해외로 향한다면 이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에 해당합니다.

다만 안보리는 라진항에서 선적되는 제3국 석탄에 대해선 제재 예외가 인정된다고 명시한 바 있어 만일 해당 석탄이 러시아산일 경우에는 대북제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지난 2008년 10월 북한 라진에서 열린 라진-하산 철도 공사 착공식에서, 러시아 근로자들이 북한 철로를 보수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 북한 라진에서 열린 라진-하산 철도 공사 착공식에서, 러시아 근로자들이 북한 철로를 보수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산 광물을 러시아 하산에서 북한 라진항으로 운송한 뒤 이를 한국으로 보내는 일명 ‘라진-하산’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조치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한국 정부가 북한에 기항한 선박의 입항을 6개월 동안 금지하는 자체 독자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입니다.

또한 중국 기업 등이 라진항을 통한 러시아산 석탄 수입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어 한국이 아닌 제3국으로의 수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이 경우에도 실제 제3국 선박이 북한에서 석탄을 선적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앞서 VOA는 2019년과 2020년 여러 차례에 걸쳐 라진항에서 러시아 석탄을 선적해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운송해줄 선박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은 ‘선박 수배 안내문’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VOA 취재 결과 이들 러시아 석탄은 어떤 배에도 실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박들이 나서지 않으면서 수출 자체가 무산된 것입니다.

당시 선박 업계 관계자는 대북제재 위반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선박 업계 내 팽배하다는 이유를 들며 “실제 입찰에 나서는 선박이 없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러시아가 라진항을 통해 자국 석탄의 수출을 추진 중인 것인지, 또 이를 운송해 줄 선박을 찾은 것인지 등이 주목됩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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