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일본, 또 유럽국가들이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의 북한 무기 조달 문제를 지적하면서 우크라이나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러시아의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 거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 유엔본부에서 러시아의 소집 요청으로 20일 안보리 회의가 열렸습니다.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의 로버트 우드 차석대사는 러시아의 북한 무기 조달 상황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문제를 삼기 위해 안보리 회의를 소집한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
“지난해 12월 이후 러시아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수십 차례 공격했습니다. 또 지난해 9월 이후 러시아는 유엔 무기금수 조치를 위반하면서 북한으로부터 1만 1천 개 이상의 선적 컨테이너에 담긴 군수품과 관련 물자를 조달했습니다.”

우드 차석대사는 또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시에 떨어진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확인한 보도를 언급하면서, 원격측정 자료와 미사일 식별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을 조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패널이 이같은 위반 사항을 보고하기 시작했을 때 러시아가 패널 임기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며 모든 국가들의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한국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기거래를 은폐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상진 /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차석대사
“러시아는 북한이 러시아에 군수품과 탄도미사일을 불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감추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거부권 행사로 진실을 숨길 수 없습니다.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노력도 멈출 수 없습니다.”

미츠코 시노 유엔주재 일본 차석대사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을 대가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미츠코 시노 / 유엔주재 일본 차석대사
“러시아가 스스로 표결에 참여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조달했습니다. 북한이 그 대가로 무엇을 얻고 있는지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슬로베니아, 몰타 등도 북러 무기거래를 강력 비판했습니다.

회의 소집을 요청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비판하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자 /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키이우의 서방 후원자들이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편견없는 정의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그들의 해로운 간섭이 없었다면 전쟁은 오래전에 끝났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세르게이 끼슬리쨔 유엔 대사는 침략의 피해자가 자신을 방어할 무기를 가지고 있는 데 대해 침략자가 안보리에 해법을 요구하는 것은 안보리의 임무를 조롱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를 비난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